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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부실 리포트’에 면죄부 준 심의위[기자수첩] ‘부실한 기사’에 대해선 언론 스스로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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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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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6  08:59:10
수정 2019.12.06  09: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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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소위원장 허미숙)는 4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TV조선 ‘뉴스9’이 방송심의규정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문제없음’을 결정했다. 

TV조선 ‘뉴스9’은 지난 8월23일 “[단독] 강경화, 일 고노 외상에 ‘미안하다’ 문자” 리포트에서 “정부가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하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일본 고노 외상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보도해 심의를 받았다.”

미디어오늘이 어제(5일) 보도한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지난 8월23일 TV조선이 ‘뉴스9’에서 보도한 내용에 대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TV조선이 보도한 리포트 제목은 <강경화, 지소미아 파기 직전 고노에 “미안해” 문자>였고 ‘단독’으로 내보냈습니다. 

   
▲ <이미지출처=TV조선 방송 화면 캡쳐>

당사자 입장이나 반론없어도 ‘객관성’에 문제없다는 심의위  

TV조선 해당 리포트는 정부가 지소미아 파기 결정 바로 다음날 보도한 내용입니다. 

당시 TV조선은 “중국에서 고노 일본 외상을 만났던 강경화 장관이 귀국 비행기에서 내리고 나서야 파기 결정을 통보 받았고 상당히 당혹스러워했다. 고노 일본 외상에게는 미안하다는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고, 보도 직후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죠. 

저 역시 <TV조선의 이상한 ‘강경화 사과문자’ 보도>(고발뉴스, 8월24일) 당시 TV조선 리포트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내용을 다시 인용합니다. 

“TV조선은 누군지도 모를 ‘일본 측 관계자’의 전언을 바탕으로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강경화 장관이 고노 외무상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보도합니다. 더구나 리포트에는 ‘두 사람은 자주 통화하는, 친밀한 관계’라는 대목도 있더군요. 이런 내용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아무튼 데스크 업무를 해본 저의 입장에서 보면 TV조선 보도는 ‘매우 부실한 기사’이기 때문에 승인을 하기 어려운 리포트입니다. 당사자 반론도 없고, 해당 문자를 직접 확인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해서 ‘사과 문자를 보냈다’고 보도할 수 있는 걸까요. ‘이런 정도’의 뉴스가 ‘단독’이란 타이틀을 달고 메인뉴스에 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사실 저는 TV조선 해당 리포트가 심의위에까지 갈 필요가 없는, TV조선 스스로 ‘부실 기사’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실제 TV조선 관계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자신들의 불찰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미디어오늘 보도 내용인데요, 잠깐 인용합니다. 

“이소영 위원은 TV조선이 외교부에 크로스체크 및 반론보도를 했는지 물었다. 이소영 위원은 “TV조선은 강경화 장관 개인이 아닌 외교부 수장으로서 일본 외교부 수장에게 문자 보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럼 TV조선은 외교부에 공식적으로 크로스체크 했나”라고 물었고, 김동욱 에디터는 “그 부분은 우리 불찰이다”고 해명했다.”

심의위원들 앞에선 ‘문제점’ 인정한 TV조선 … 시청자들에겐 뭐라 할 건가 

무슨 얘기냐? 반론 듣지 않고 ‘이런 리포트’를 내보냈다는 겁니다. 저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것도 이 대목인데요. 어떤 사안이든 당사자 입장이나 반론을 듣는 것은 취재의 기본입니다. TV조선 리포트는 이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걸 TV조선 측도 인정했다는 겁니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미 리포트를 내보낼 때부터 논란이 제기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이런 리포트를 쓴 기자나, 이 리포트를 그대로 내보낸 TV조선 데스크나, 이것이 문제없다고 본 심의위나, 문제가 심각하다고 봅니다. ‘취재의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얘기입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소위원회가 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방심위 제공,뉴시스>

제가 오늘(6일) KBS 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저널리즘 M’에서도 지적했지만 TV조선 보도는 공정과 객관을 논하기 전에 ‘매우 부실한 기사’입니다. 만약 제 후배가 당사자 반론도 없는 기사를 써왔다면 ‘보완 지시’를 하거나 ‘보도 불가’ 결정을 내렸을 겁니다. 이건 취재와 보도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TV조선은 당사자 반론도 없고, 해당 문자를 직접 확인한 것도 아닌데 ‘사과 문자를 보냈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그것도 ‘단독’이란 타이틀을 달고 메인뉴스에서 말이죠. 

앞서도 언급했지만 심의위로 가기 전에 TV조선 스스로 기사의 미비한 점을 인정하고 ‘수정’하거나 ‘보완’했어야 했다는 얘기입니다. 

비록 심의위는 ‘문제없다’고 결론냈지만 TV조선 리포트에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저와 같은 시청자들은 많다는 점은 TV조선 측이 기억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심의위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고 좋아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심의위의 결정 … 심의위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심의위에 상당히 유감입니다. 물론 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있긴 했습니다만 저는 이 같은 결정이 앞으로 심의위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당사자 입장이나 반론없이 보도가 나가고, 당사자가 보도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심의위가 ‘객관성’을 문제삼을 수 없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심의위는 물론 심의위원들과 관련한 기사를 쓸 때 당사자 입장은 듣지 않아도 ‘별 문제 없겠다’라는 생각 말이죠.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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