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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자유는 출입기자단의 자유가 아니다[기자수첩] 법무부 ‘형사사건 공개 금지’에 대한 단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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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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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3  15:09:06
수정 2019.12.03  15: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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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발표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훈령이 결국 시행됐다. 검사와 기자의 접촉은 2일부터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기자들은 검사실 출입도 할 수 없고, 검찰의 수사 상황을 매주 알려줬던 비공개 브리핑 역시 사라졌다.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권력 감시를 힘들게 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늘(3일) 중앙일보 16면에 실린 <법무부 ‘박종철’ 같은 사건 없을거라 자신하나> 가운데 일부입니다. 김민상 사회1팀 기자가 쓴 ‘취재일기’입니다. ‘형사사건 공개 금지’ 훈령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대다수 언론의 ‘형사사건 공개 금지’ 비판 … 어떻게 볼 것인가 

저는 주류 언론이 법무부의 ‘형사사건 공개 금지’ 훈령을 비판하는 점을 나름 이해하는 편입니다. 

이번 경우와 많이 점에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KBS를 취재하면서 ‘KBS와 관련한 모든 사안은 홍보실을 통해라’는 ‘내부 지침’ 때문에 취재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KBS 보도와 관련해 반론이나 입장을 들으려면 해당 기자나 담당 부장 혹은 보도국장을 비롯한 책임자에게 묻는 게 일반적이죠. 하지만 당시 KBS는 ‘창구’를 홍보실로 단일화 했습니다. 제대로 된 입장이 나올 리 만무했고, ‘홍보실 담당자’나 KBS의 입장을 ‘묻는’ 저나 서로 답답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법무부의 ‘형사사건 공개 금지’와 관련해서 레거시 미디어의 비판을 ‘이런 점에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특히 오늘(3일) 중앙일보 ‘취재일기’처럼 1987년 박종철 열사까지 언급하며 “권력을 통제할 언론을 묶어두는 일이 과연 피의자 인권을 위한 일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는 대목에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류 언론 소속 기자들 특히 법조 출입기자단 기자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저는 ‘약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형사사건 공개 금지’ 훈령이 가져올 장점이 나름 있다고 봅니다. 

최소한 그 장점을 언급하면서 단점과 우려에 대해 얘기를 한다면 저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을 겁니다. 하지만 대다수 주류 언론은 마치 이번 ‘법무부 훈령’ 때문에 취재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처럼 우려하는 기사나 칼럼만 내보냅니다. 이건 ‘공정하지 못한’ 태도라고 봅니다. 

한겨레가 지난달 30일 사설 <‘형사사건 공개 금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에서 언급했듯이 “최근까지도 피의사실이 언론에 미리 공개되는 바람에 ‘여론재판’으로 공정한 재판이 어려워지고, 피의자 인권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온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피의자 인권 보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은 없나 

저는 한겨레 지적처럼 “새 규정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피의사실 유출 금지나 포토라인 제한 등을 통해 피의자 인권 보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입장입니다. 

제가 앞서 과거 KBS의 사례를 들긴 했지만 KBS와 법조팀의 취재는 ‘많은 점’에서 다르다고 봅니다. KBS의 경우 당사자에 대한 반론이나 해명 차원에서 입장을 꼭 들어야 하는 상황인 반면 검찰이나 법조 취재의 경우 검사 외에도 취재해야 할 ‘취재원들’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무엇보다 당시 제가 ‘KBS 출입기자’이긴 했지만, ‘홍보실을 통하라’는 KBS의 방침 때문에 ‘써야 할 기사’를 쓰지 못하거나 KBS 감시를 제대로 못한 적은 없습니다. 제보는 계속 들어왔고 문제점이 있거나 비판할 부분이 있는 기사는 그대로 나갔습니다. 

물론 취재할 때 약간의 불편은 있었습니다만 그것은 불편 그 자체였을 뿐 언론자유 혹은 취재자유와 반드시 비례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오히려 당시 KBS를 출입하고 있는 상당수 주류 언론이 KBS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에 소홀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무슨 얘기냐? 취재자유는 출입기자단의 자유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제가 지난달 25일 <기자·검사 ‘티타임’ 없애면 질문을 못할까>(고발뉴스)에서 검사와 출입기자단 간에 ‘티타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하며 ‘폐지’ 혹은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이런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간단히 인용합니다. 

“비공개 브리핑에 참여할 수 있는 언론사는 극히 폐쇄적입니다. 일부 엘리트 검사들과 극히 일부 언론사 기자들만 참여가 가능한 ‘티타임’이 어떤 대표성이 있는지 의문이 드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그런 식의 ‘폐쇄적인 티타임’을 오래 유지하게 되면 반드시 기득권화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미 기존 티타임이 가진 장점은 생명력을 잃었다는 겁니다.”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12월3일 ‘검찰기자단’편 예고 영상 화면 캡처>

폐쇄적인 운영의 출입기자단 제도가 오히려 취재자유를 막는다

누차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저는 ‘공개브리핑’ 활성화가 나름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법무부의 ‘형사사건 공개금지’ 훈령보다 현재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출입기자단 제도가 오히려 소규모 언론사나 신생 언론사의 취재자유를 막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봅니다. 

법조출입기자단의 폐쇄성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일부 언론을 통해 공론화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침 오늘(3일) 밤 MBC < PD수첩>에서 ‘검찰 기자단’이 방송될 예정이라고 하니 검찰과 언론과의 ‘공생 관계’가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 역시 내일 법무부 ‘형사사건 공개 금지’에 대한 단상 두 번째 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법조출입기자단의 폐쇄성과 기득권을 지금처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는 법무부의 ‘형사사건 공개 금지’ 훈령의 장점을 제대로 살릴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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