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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대화’ 참여자가 ‘문팬’이라 문제라는 ‘중앙’, 부끄럽지도 않나김모씨나 MBC 제작진 직접 취재는 하고 ‘단독’ 붙여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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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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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7  12:42:39
수정 2019.11.27  12: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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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출연한 MBC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생방송 내내 화면 가장 핵심 자리에 노출된 사람이 문 대통령 팬카페인 ‘문팬’의 핵심 멤버 김모씨로 확인됐다. 패널 선정의 공정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26일자 <중앙일보>의 <‘국민과의 대화’ 文 어깨 뒤 남성, 문팬 카페 ‘백두’였다> 기사의 리드다. <중앙일보>가 공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싶었던 건 아닌지 되묻고 싶어지는 기사라 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인터넷 포털 댓글 반응이 뜨겁긴 했다. 다음에선 1일6000여개에 육박했고, 네이버에서는 7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중앙일보>는 왜 이 기사에 굳이 ‘단독’까지 붙여가며 힘을 줬을까. 요지는 딱 두 가지였다. 김모씨가 ‘문팬’ 까페 회원이고, 지난 9월 열린 ‘문팬 전국총회’에서 사회자로 마이크를 잡았다는 것. 단 두 가지다. 기사를 더 보자. 

“이날 담화는 오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을 정면에서 촬영한 장면이 가장 많았는데 문 대통령 오른쪽 어깨 뒤에 앉은 사람이 김씨였다. 50대 김씨를 제외한 나머지는 20~30대 청년층이었다. 김 씨는 중소기업 임원으로 문팬 카페에서 ‘백두’란 닉네임으로 활동해왔다. 문팬 카페는 문 대통령이 대선 전 공식 방문한 온라인 팬클럽이다(중략).

김씨는 지난 9월 대전에서 열린 ‘문팬 전국총회’에서 사회자로 섰을 정도로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다.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기도 하다. 김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엔 ‘우리가 문재인이고 우리가 조국이다’ ‘자한당 우공당 토착왜구 척살이 평생소원’이란 소개말이 나와 있다.”

<중앙일보>의 지적은 이런 거다. 왜 MBC가 문 대통령 뒤편에 ‘문팬’ 회원을 앉혔냐는 것, “문 대통령에게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인사는 고루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 1만6000여명 신청자 중 300명의 국민 패널을 뽑는 과정에서 “질문자 17명 중 4명”이 “문 대통령과 구면(舊面)”인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것. 

<미디어오늘>의 당사자들 해명 들어보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양 포털의 댓글 반응은 양측으로 갈렸다. 다음의 최대 추천 댓글이 “우짜지 무작위로 뽑아도 반 이상이 문팬인 걸”인 반면, 네이버는 “조작” 운운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국내 주요 일간지인 <중앙일보>는 왜 김모씨나 MBC 측을 제대로 취재하지 않았을까. 이 취재를 <미디어오늘>이 했다. 같은 날 <미디어오늘>의 <MBC 국민패널 문팬 김씨 “대통령 뒤에 앉은 까닭은”> 기사를 보면, <중앙일보> 기사가 얼마나 협소하고 일방적이었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기사 속 김모씨의 이야기는 이랬다. 

“중앙일보가 어디서 어떻게 정보를 얻었는지…. 그러나 보도하면서 내게 입장을 묻는 연락은 없었다.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실시간검색어 1위까지 올랐다. 그런데 틀린 정보가 많다”

“기사를 보면 내가 ‘진성회원’이라고 써놨는데, 문팬에는 진성회원이 없다. 나를 매개로 MBC와 문재인 정부를 엮어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지 않다보니 면세점, 숙박업소, 음식점, 시장에서 장사가 잘 안 되고 있다. 대통령님에게 그런 상황을 전하며 한중 관계와 일자리 문제를 질문 드리고 싶었다. 한중 관계를 사드 이전 관계로 복원시킬 생각이 있으신지 묻고 싶었다.”

“내가 문팬 회원인 것은 사실이지만 MBC에 참여 신청 당시 문팬 회원이라거나 내 정치 성향 등을 일언반구 언급한 적 없다. 만약 내가 문팬이라고 밝혔다면 제작진은 날 선정하지 않았을 것.”

   
▲ <이미지 출처=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처>

기사 속 김모씨의 말을 종합하면, <중앙일보>는 김씨의 실제나이(61세)도, 닉네임(두물머리)도 틀렸다. 특히 MBC에 ‘문팬’ 회원이라거나 문 대통령 지지 여부도 밝히지 않았다. 그저 한중관계 복원 문제를 질문하고 싶었다고 한다. 또 문 대통령 어깨 뒤에 앉은 것 역시 제작진의 의도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MBC 측 입장은 어땠을까. 

‘단독’ 붙인 <중앙일보>, 부끄럽지도 않나 

“문 대통령 뒷자리의 경우 큰 움직임 없이 2시간을 버텨야 하는 분들을 감안한 것이다. 이를 테면 어린 아이가 앉는 상황은 배제하고자 했다. 패널들 사연을 기준으로 섭외했을 뿐이다. 김씨가 문팬인지 전혀 몰랐다. 김씨는 중국에 납품하는 업체를 운영했는데, 경영이 어려워져 8명에서 1명으로 직원이 크게 줄었다는 사연을 보내온 분이다. 패널에 선정해도 좋을 사연이라고 판단했다.”

‘국민과의 대화’를 제작한 김주만 MBC 보도제작1부장이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한 내용이다. 이 정도가 과연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인가. <중앙일보>는 MBC는 문 대통령을 향해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고성이라도 지를 국민을 ‘직접’ 섭외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싶은 걸까. 

복기해 보자. 과연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두 전직 대통령들이 어떤 방식으로 국민들과 소통했었는지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마치 쌍팔년도로 돌아간 듯 ‘라디오 국정 연설’을 부활시켰다. 기억하는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당시 ‘짜고치는 고스톱’을 연상시키는 ‘대본’을 마련해 비판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반해 이번 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청와대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MBC 제작진이 1만6000여명 신청자 중 300명의 국민 패널을 뽑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팬 카페 회원 여부”나 “문 대통령과 만나 ‘인증 사진’을 찍은 적 있느냐”고 묻고 해당되는 사람을 걸렀어야 하나. 박 전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했다며 ‘박사모’ 회원은 가만있었겠는가. 

<중앙일보>의 문제의식이 허접했다는 건 두 말 할 나위 없다. 그럼에도 문제 제기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단독’을 붙이고 ‘공정성 논란’을 부추기고 싶었다면, 적어도 김모씨나  MBC 제작진에 대한 직접 취재는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유력 일간지라 자부하는 <중앙일보>의 취재력이 이 정도라면 부끄러운 일 아니겠는가.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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