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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면서 봤던 공영방송 KBS의 위기, 변화는 가능할까[하성태의 와이드뷰]女 간판앵커, 출입처 폐지 제스처로는 근본적 위기 해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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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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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2  15:09:11
수정 2019.11.22  15: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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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어디 지지자고 나발이고 없어요. 다 kbs 욕해요. kbs 욕 안 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다 욕한다고 kbs. 진짜 무릎 끓고 맞아야 돼요.”

지난 8일 공개된 KBS 유튜브 채널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진행하는 현역 KBS 기자의 진심어린 자성이다. KBS의 독도 헬기 사고 보도가 국민적 비난에 휩싸이던 당시, 일종의 자사 옴부즈맨에 해당하는 내용을 다루는 이 채널에서 KBS 현직 기자들은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기자는 “이 뉴스가 박찬주 전 대장 때문에 묻혔더라”고도 했지만, 거기서 그칠 일이 아니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의 KBS 공격은 논외로 치더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은 이른바 ‘조국 정국’ 이후 바람 잘 날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경록 인터뷰’ 논란에 이어 ‘독도헬기 추락사고 영상 미제공’ 논란이 터졌고, 그 와중에 지난 7일 ‘KBS 수신료 전기 요금 분리 징수’란 제목의 청와대 청원은 20만을 넘어 청와대의 입장 발표 대상이 됐다. 지난 12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임경철 KBS 통합뉴스룸 국장은 KBS가 연이은 구설에 오르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하기도 했다. 

“너무 단도직입적이어서 한마디로 꼬집어서 말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한데, 아주 거칠게 말하면 수신료 돈을 받고 왜 그것밖에 못하느냐는 그렇게 압축적으로 표현하면 그게 아닐까 싶습니다.”

KBS는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그러한 질문에 단초를 제공할 KBS 시청자위원회의 권고 내용이 나왔다. 지난 9월 11일 KBS <뉴스9>의 김경록 PB 인터뷰 보도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문제 제기 이후 무려 두 달 넘게 걸린 끝에 나온 조사 결과를 통해서다. 우선 KBS 시청자위원회가 21일 회의를 열고 내놓은 권고안을 살펴 보자. 

   
▲ <이미지 출처='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유튜브 방송 캡쳐>

김경록 PB 보도 권고안 내놓은 KBS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 취지와 관계없이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맞는 부문만을 발췌해 편집해서는 안 된다’는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

시청자위원회 조사 결과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KBS는 12월 초까지 취재 제작 혁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시청자위원회는 “김경록 씨 인터뷰 보도가 검찰의 발표나 정보에 의존하고, 사실관계 판단도 검찰의 확인 여부에 영향을 받았다”며 “취재‧보도 관행을 혁신하기 위해 ‘사실검증’을 더 강화하고 사건을 인식하는 프레임을 기자 중심에서 시청자 중심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시청자위원회는 유 이사장이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를 통해 제기한 KBS가 검찰과 내통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하는 한편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격성 방송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더불어 시청자위원회는 KBS ‘자체 점검팀’ 보고와 ‘시청자 청원’ 등을 참고, 내년 1월까지 이번 사태와 대한 쇄신안을 발표하라고 주문했다. 

22일 <PD 저널>에 따르면, 이날 시청자위원회에 참석한 정필모 KBS 부사장은 “시청자위원회 권고보다 더 빨리 다음 달 초까지 취재‧제작 혁신안과 신뢰 회복 조치 등 쇄신안을 발표해 저널리즘에 대한 믿음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KBS가 내놓은 혁신 제스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KBS의 혁신 의지는 몇 가지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현실화되는 중이다. 먼저 엄경철 신임 국장이 공언한 출입처 제도 폐지를 들 수 있다. 시청자위원회의 권고와 관련해, 엄경철 국장은 “모든 뉴스를 균질화하는 출입처 의존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혁파하고 취재보도준칙을 재정립해 기자들이 이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엄 국장의 의지는 앞서 언급한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난다. 청와대와 같이 필수 출입처까지는 건드릴 수 없겠지만, 탐사기자를 많이 만들고 출입처에서 되도록 떨어지도록 해보겠다는 요지였다. 엄 국장의 설명을 좀 더 들어 보자. 

“그러니까 다 폐지할 수는 없겠죠. 이를테면 청와대는 출입해야 되는 거죠. 미국도 백악관을 출입하듯이 거의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역할, 외교부라든가 일정 정도 역할을 남겨두고 또 요즘은 과거처럼 출입처에 상주하지 않더라도 공공기관의 정보를 바로바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건 등록을 해놓으면 굳이 출입처를 나가지 않더라도 공적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이 출입처로부터 멀어져도 전달 기능은 일정 정도 저는 감당할 수 있다고 보고요. 출입처 폐지의 취지는 두 가지입니다. 출입처에 아예 안 나가는 독립적인 탐사기자를 많이 만들 생각이고요. 두 번째는 출입처에 좀 멀어지자, 이렇게 두 가지 개념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뉴스9>의 메인 앵커 교체다. 지난 20일 KBS는 오는 25일부터 <뉴스9>를 2003년 입사한 이소정 기자가 맡는다고 밝혔다. 이소정 기자의 발탁으로 KBS는 지상파 최초로 여성 기자가 메인 앵커를 맡는 ‘파격’을 선보이게 됐다. 

   
▲ KBS 이소정 기자 <사진=KBS 제공>

남성 앵커는 최동석 아나운서가 맡는다. 최 아나운서는 이 기자보다 연배가 낮다. 이에 대해 KBS는 “중년의 남성 기자가 주요 뉴스를 전하고, 젊은 여성 아나운서가 연성 뉴스를 맡는 건 방송 뉴스의 익숙한 공식이었지만 이를 확 바꾸기로 했다. 이소정 기자가 메인 앵커를 맡고, 남성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쇄신안을 마련한다. 출입처 제도를 폐지한다. 여성 앵커가 메인 뉴스 앵커를 맡는다. 문제는 평균적인 ‘감수성’이다. 독도 헬기 보도에서 드러났듯, 재난 주관 방송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으로서 KBS 구성원들이 인권 감수성은 물론 기득권과 타성에 젖었던 것은 아닌지, 한 마디로 안일하고 무책임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기회가 바로 지금이다. 

케이블과 종편이 위협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대세로 자리 잡고, 또 세대를 초월해 시청자들이 유튜브로 옮겨가는 시대. KBS가 BBC와 같은 혁신과 공영성을 획득하지 않는다면, KBS의 몰락은 이미 예고된 것과 다름없다. 수신료 분리징수는 물론이요, 멸종했던 공룡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한 위기의식을 절감해야 마땅하다. 그저 간판 앵커를 여성으로 교체하는 것 하나로는, 출입처 폐지의 제스처로는 근본적인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또한 탑재해야 마땅하다. 바야흐로 변화의 시대다.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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