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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대화’ 조선·중앙의 평가, 온당한가[기자수첩] 국민 아닌 기자들과의 ‘대화’였으면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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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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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0  12:03:13
수정 2019.11.20  12: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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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생방송에선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문제, 탈원전 정책, 입시 문제, 방위비 분담금 등 경제와 외교와 관련해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 질문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대신 교통안전과 다문화 문제를 비롯해 사적인 민원이 많아 기자회견을 대신하는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청와대 청원게시판의 동영상 버전 같은 느낌마저 줬다.” 

오늘(20일) 중앙일보 사설 <2시간 내내 답답함과 아쉬움 남긴 ‘국민과의 대화’> 가운데 일부입니다. 

중앙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결과적으로는 보여주기 쇼에 그치고 말았다”고 했습니다. 또 “질문은 겉돌았고, 답변 역시 원론적 수준에 그쳐 현안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했고 답답”했다고 비판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국민 아닌 기자들과의 ‘대화’ 자리였으면 달랐을까 

어제(19일)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개인에 따라 평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언론사 평가 역시 다양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가의 내용은 최소한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앞서 언급한 중앙일보 사설은 ‘국민과의 대화’라는 기본 취지는 아예 고려하지도 않은 채 ‘왜 전문가 수준의 질의 응답’이 오가지 않았냐고 비난하는 식입니다. 

더구나 일부 내용은 자신들의 ‘정파성’을 철저히 드러내면서 ‘국민들과의 대화’를 폄훼하기도 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다음과 같은 대목이 대표적입니다. 

“교통안전과 다문화 문제를 비롯해 사적인 민원이 많아 기자회견을 대신하는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청와대 청원게시판의 동영상 버전 같은 느낌마저 줬다 … ‘이번 기회에 검찰 개혁의 중요성과 절실함이 다시 한번 부각된 건 한편으론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적 인식과는 동떨어져 있음을 내비쳤다.” 

‘교통안전과 다문화 문제를 비롯해 사적인 민원이’라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아니 불편합니다. 그것도 매우 불편합니다. 국민 입장에서 ‘교통안전’과 ‘다문화 문제’에 대해 대통령에게 더 많은 관심과 대책을 요구하는 게 ‘사적 민원’인가요? 

정말이지 이런 사설을 읽으면 어이가 없다가도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스쿨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 김민식군의 어머니가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문 대통령이 “국회와 협력해서 빠르게 관련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한 게 ‘사적 민원’입니까?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교통 안전과 다문화 문제가 ‘사적 민원’이라는 중앙일보 

중앙일보는 “검찰 개혁의 중요성과 절실함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국민적 인식과는 동떨어져 있음을 내비쳤다”고 했습니다. 중앙일보가 보기에 ‘조국 전 장관’ 사태를 계기로 검찰 개혁의 중요성과 절실함이 부각되지 않았나 봅니다. 그렇다면 중앙일보가 그렇게 판단했다고 하는 게 온당하지 않을까요? 왜 거기에 국민 운운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한심한 건, 한미 동맹과 지소미아 관련 부분을 언급한 대목입니다. 중앙은 “지소미아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잠수함과 미사일을 신속하게 차단하고 주일 미군기지를 통해 증원 병력과 물자를 한국에 공급하는 정보통로”라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의 기반”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이 말은 미국과 일본 측의 주장과 동일합니다. 그리고 말을 바꾸면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양보해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지금 중앙일보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이런 취지의 얘기를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이 해야 했다는 얘기일까요? 그러면 한·미 동맹에 있어서 확실한 해법을 내놓았다고 호평을 했을까요? 

‘국민들과의 대화’보다 수준이 한참 떨어지는 사설을 실으면서 중앙은 “청와대 청원게시판 동영상 버전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합니다. 제가 보기엔 청와대 청원게시판 동영상 버전보다 수준 미달인 게 중앙일보 사설입니다. 물론 <나라 현실 엄중한데 대통령은 한가한 TV쇼>라는 조선일보 사설보다는 그나마 나은 편이긴 합니다만 내용적으로 보면 중앙일보 사설이 좀 더 악의적이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사전 각본없이 진행된 진솔한 방식 … 보완점이 필요하긴 하지만 

물론 어제(19일) 국민과의 대화가 완벽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사회자와 대통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질문을 하겠다고 하고, ‘중구난방’ 식으로 질의가 이어진 점 등은 보완해야 할 과제로 보입니다. 만약 앞으로도 ‘국민과의 대화’를 하겠다면 말이죠. 

하지만 어제(19일)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가 ‘TV쇼’라거나 ‘사적 민원’을 제기하는 수준의 엉망인 자리라는 조선·중앙일보의 평가는 과도한 그리고 엇나간 평가입니다. 어제 방송을 제대로 보기나 했는지 의문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패널과 온라인 참여자 질문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패널로 참여한 300명의 ‘시민들’의 질문이 체계적이진 않았지만 때론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했고 정부를 매섭게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오늘(20일) 한겨레 사설 일부를 인용합니다. 

“사전 각본 없이 진행된 이날 대화에선 정부의 정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와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국민패널들은 어린이 안전 문제, 중증장애인 지원, 다문화가정 차별, 일용직 고용 불안 등 각자 자신들이 일상 속에서 겪고 있는 고충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면서 정부 대책을 요구했다. 기존 대책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이벤트성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아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이었다.” 

어제 ‘국민과의 대화’는 비판받을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비판과 폄훼는 구분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오늘(20일) 조선·중앙일보 사설은 비판이 아니라 ‘국민들’을 사실상 폄훼하고 있다고 봅니다.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기자와의 ‘대화’였다면 달랐을까요? 글쎄요. 저는 오히려 더 엉망이 됐을 수 있다고 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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