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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신문읽기] 한국 주류 언론은 여전히 ‘반노동·친기업’의 선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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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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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3  11:40:44
수정 2019.11.13  12: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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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 5월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이 올해로 시행 66년을 맞았다. 하지만 줄곧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온 노동자들이 있다. 바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다.

한국 전체 노동자의 27%, 580만명에 이르는 이들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법정근로시간, 연차휴가, 초과근로수당 등을 적용받지 못한다. 49년 전 전태일 열사가 남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마지막 외침을 아직도 이들은 반복해서 외치고 있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전태일 열사 49주기 … 관련 기사는 없고 ‘반노동’ 보도만 나부껴 

오늘(13일) 경향신문 10면에 실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작은 사업장 전태일들의 외침> 가운데 일부입니다. 

민주노총이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하루 앞둔 어제(12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것을 촉구하며 ‘작은사업장 노동자 권리찾기’에 나섰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13일)이 전태일 열사 49주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히’ 주목해야 하는 기사입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런데 예상(?)은 했지만 상당수 한국 주류언론은 ‘전태일 열사 49주기’ 관련 기사를 외면했습니다. 관련 사설 게재한 신문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부 보수언론은 외면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반노동 기사를 지면에 가득 실었습니다.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반노동’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주류 언론 상당수는 ‘친기업’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오늘 ‘신문읽기’는 한국 주류언론의 ‘반노동·친기업’ 민낯을 기록하는 차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전태일 열사 49주기’인 오늘(13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중에서 관련 내용을 기사로 다룬 곳이 어디일까요? 다음과 같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작은 사업장 전태일들의 외침> (경향신문 10면)
<49년 흘렀어도 ‘전태일’의 아우성 넘치는 노동현장> (경향신문 사설)
<2019 톨게이트 농성, 1979 김경숙의 눈물 보인다> (서울신문 12면)
<전태일 떠난 지 49년…그 봉제공장은 아직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한겨레 5면)

대략 이 정도가 전부입니다. 다른 신문은 지면에 관련 기사가 없습니다. 이른바 ‘조국 전 장관 파문’ 때 ‘공정 사회’와 ‘불합리 개선’ 등을 외쳤던 많은 언론들이 정작 노동자들에 대한 불공정과 불합리 문제에 대해선 침묵입니다. 

주류 언론이 얼마나 ‘선택적 정의’와 ‘선택적 공정’에 치우쳐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는 ‘정의’와 ‘공정’이 얼마나 정치적인지가 상징적으로 드러납니다. 한국 주류 언론 상당수가 주목하는 정의와 공정은 철저히 기득권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계급적이기도 하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주류 언론의 ‘공정’과 ‘정의’는 정치적이면서 동시에 계급적이다 

사실 오늘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중에서 가장 ‘정치적이고 계급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신문은 조선일보입니다. 

아무리 ‘보수·기득권’을 대표하는 언론이라 해도 ‘전태일 열사 49주기’가 되는 날이라면 최소한의 균형 잡힌 ‘노동보도’를 할 만도 한데 조선일보는 여전히 ‘때려잡자 민주노총’과 비슷한 류의 기사를 지면에 가득 실었습니다. 굳이 내용까지 소개해 드릴 기사는 아니어서 제목만 간단히 언급합니다. 

<美서 최고 직장 뽑힌 회사가 한국 와선 노조 때문에 곤욕> (조선일보 1면)
<정규직 전환되자 처우 개선 요구… 전국 공항노조 사상 첫 집단 파업 예고> (조선일보 8면)
<외국계 기업 “회사가 노조위원장 급여 지급, 본사서 이해 못해”> (조선일보 8면)
<“너거 아는 뭐 하노?”… 고용세습 논란 휩싸인 현대차 노조 선거> (조선일보 8면)

조선일보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이 8245원이라는 점 △해당 임금이 전체 평균(1만3456원)의 60% 수준이라는 것 △초과근로수당(15%), 유급휴가(23.9%), 상여금(39%)을 받는 비율이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거나 사회보험에 가입된 노동자도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는 점(2016년 한국노동연구원 조사/경향신문 보도)은 애써 외면합니다. 

그러니까 ‘반노동’ 기사를 한 면 가득 실을 수 있는 것이죠. 오늘이 ‘전태일 열사 49주기’인데도 말이죠. 조선일보 기사만 보면 한국 노동자들은 재벌 경영진 못지 않은 부와 권력을 누리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요? 

조선일보 기자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오늘 경향신문 사설 가운데 일부를 인용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참! 조선일보에도 노조가 있죠? 조선일보 노조가 지난 7월 조합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 가운데 79.4%가 ‘임금 때문에 이직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더군요. 

   
▲ 김병문 기자 = 김경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이 전태일 49주기를 하루 앞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태일 다리에서 열린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고임금·정규직’ 조선일보 노동자들은 임금인상 요구하지 말아야 하나 

조선일보 논리대로라면 ‘정규직이면서 고임금을 받는 조선일보 노동자들이 회사 경영상황은 생각하지도 않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건데, 이런 자사 논조에 대해 조선일보 노동자들은 ‘어떤 입장’일지 궁금합니다. 아무튼 경향신문 사설 인용합니다. 

“국내에 등록된 320만개 5인 미만 사업체에서 전체 노동자의 27%인 580만명이 일하고 있다. 대리운전·방문판매·배달처럼 자영업자로 분류돼 사회보험·퇴직금이 없거나 제약받는 특고노동자만 166만~221만명, 스마트폰 앱으로 지시받는 플랫폼(디지털특고) 노동자도 54만명으로 파악된다 … 그럼에도 산재보험을 적용받는 특고노동자는 아직도 30~40%선에 불과하다 … 49년 전 전태일이 화염 속에 외친 근로기준법은 여전히 메우고 들여다볼 사각지대가 넓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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