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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국수호대’ 비난…‘조국 스토킹’은 언론이 먼저 아닌가[하성태의 와이드뷰] ‘조국수호대’ 탄생, 보수매체 ‘기레기 시스템’ 때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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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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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4  12:42:25
수정 2019.11.04  12: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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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은 복직 이후 주로 자택에 머물며 학교에는 나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신 치과 진료 등 개인 일정을 소화하거나 등산을 많이 하고 있다. 복직 다음 날인 16일부터 사흘 연속 산을 찾았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우면산이었다. 그는 주변 시선을 의식한 듯 모자를 깊숙이 눌러 쓰거나 선글라스를 낀 채로 집을 나섰다. 그래도 산에서 그를 알아본 한 시민이 그 뒤에서 ‘얼굴도 두껍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21일자 <조선일보>의 <조국, 학교 안 나가고 매일 등산> 단독기사 중 일부다. 보도 직후 “얼굴도 두껍다”는 한 시민의 ‘워딩’이 눈길을 끈다. 같은 날 <TV조선> 메인뉴스 역시 <등산 모자 눌러쓰고… 조국, 오늘도 산행>이란 보도를 통해 대동소이한 내용을 전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23일 <미디어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관련 리포트를 통해 <조선일보>와 <TV조선>의 해당 보도를 “사실상 조 전 장관을 미행하듯이 따라 다니지 않는 이상 나오기 어려운 내용의 기사로 보입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TV조선>은 다음날 까지 해당 리포트를 연달아 내보냈고, 패널들의 대담 프로그램에서도 해당 영상과 내용을 확대재생산했다. 사실상 ‘스토킹’과 다름없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황색’ 보도가 아닐 수 없었다. 

헌데, 이러한 ‘황색’ 보도를 막으려는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을 <조선일보>가 비난하고 나섰다. 4일 <“우리 장관님 사진 찍지마!” 조국 집 앞에 뜬 조국 수호대> 기사를 통해서다. 해당 기사를 보면, 누가 조 장관을 스토킹하고 있는 건지, 누가 과연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지, 왜 <조선일보> 기자들이 하소연에 나섰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어이 없는 ‘조선’의 하소연  

“1일 오전 9시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집이 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아파트. 언론사 사진기자 3명이 아파트 단지 담벼락 뒤로 자리를 잡았다. 전날 조 전 장관 동생 조권씨가 웅동학원 교사 채용 비리 등 6가지 혐의로 구속되자 조 전 장관의 표정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날 오전 10시쯤 30~40대 여성 3명이 사진기자들 옆에 섰다. 30분쯤 뒤 사진기자들이 외부에 있다가 집으로 들어서는 조 전 장관을 촬영하려 하자 이 여성들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찍지 마세요. 사생활 침해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외투와 종이로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렌즈를 가렸다. 사다리 위에 올라 조 전 장관을 촬영하려던 사진기자 한 명은 이들과 승강이를 벌이다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 이들의 방해로 사진기자들은 결국 조 전 장관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고 철수했다.”

기사와 함께 <조선일보>는 사진 기자의 카메라를 옷으로 가리는 여성의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이 여성들은 이른바 ‘조국 수호대’를 자처한 이들”이라며 지난달 25일부터 모습을 보인 이들이 “날마다 20~40대 여성, 30대 남성 등 7~9명이 아침 8시부터 취재·촬영 기자가 철수하는 밤까지 아침·점심·저녁 시간을 나눠 2~3명씩 돌아가면서 조 전 장관 집을 지킨다”고 설명했다.

언뜻 보면, 해당 기사를 쓴 기자나 <조선일보> 사진 기자가 조 전 장관 집 앞을 ‘스토킹’하는 것처럼 지키지 않았다면 모를 내용처럼 보인다. 더 흥미로운 것은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는 헌법 17조를 들고 “여기를 떠나라”고 기자들을 압박했다는 ‘조국 수호대’의 이른바 ‘미러링’ 전법이다. <조선일보> 기자의 토로를 좀 더 보자. 

“그래도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현장에 남는 기자가 있으면 그들을 ‘스토킹’하기도 한다. 기자들이 편의점이나 커피숍에 갈 때는 물론 화장실에 갈 때도 따라붙는다. 기자들이 ‘대체 왜 이러냐’고 하면 ‘취재진도 조 전 장관을 쫓아다니니 우리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한다. 이들은 기자들이 퇴근하는 모습까지 확인한 뒤에야 ‘스토킹’을 멈추고 조 전 장관 집 앞으로 돌아간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누가 ‘조국 수호대’를 탄생시켰을까 

<조선일보>와 <TV조선>의 가히 ‘스토킹’급 보도에 ‘스토킹’ 딱지를 먼저 붙인 것은 바로 언론과 방송 보도를 모니터하는 ‘민언련’이다. 실제 <TV조선>의 방송 화면을 보면, 등산에 나서는 조 전 장관을 기자가 집 앞에서부터 수 분간 따라가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질문에도 묵묵부답인 조 장관을 끈질기게 따라가던 기자는 대략 수분이 넘는 거리를 ‘스토킹’하듯 따라가며 수 분 간 끊임없이 질문을 해댄다. 물론 ‘조국수호대’의 활동에 대해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스토킹’을 탄생시킨 것이야말로 <조선일보>와 <TV조선>을 비롯한 일부 보수매체의 ‘스토킹’ 보도라는 사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처음엔 자유한국당 출처의 단독 보도가 많았다면, 수사가 시작된 뒤엔 검찰발 보도가 늘어났다. 검찰발이냐 자유한국당발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의혹이 불거지면 보도에 앞서 확인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조국 관련 단독 보도 중엔 ‘카더라’성 기사가 많았다. 특히 종편들은 스토킹처럼 집요하고 노골적으로 저질 보도를 일삼았다. 의혹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무엇이 어떻기 때문에 문제’라는 정확한 해석이 부족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사실 한국 저널리즘은 항상 엉망이었다. 조국 사태 이전에도 그랬다. 그런데 왜 조국 국면에 심각성이 드러났을까. 그동안은 대중이 그 사실을 몰랐는데 이제야 느끼게 된 거다. 대중이 못 느낀 것이 더 문제다. 또 한가지. 조국 보도의 문제점은 이윤 문제가 크다. 언론들이 왜 그렇게 많은 보도를 했겠나. 다 돈 때문이다. 어뷰징하면 수익으로 연결된다. 클릭을 유도하는 이런 ‘기레기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지 논의해야 한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

지난달 31일자 <한겨레>의 ‘[조국, 그 이후] 언론개혁을 말하다’ 시리즈 중 <검찰이 흘린 정보에 의존…‘조국보도 백서’ 만들어 자성해야> 기사 중 일부다. 언론 전문가들의 대담에서 나온 지적들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와 <TV조선>은 조 전 장관에 대한 스토킹 보도를 계속해 나가는 중이다. 과연 이들에게 ‘조국 수호대’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가. ‘조국 수호대’의 이례적인 활동을 낳은 것이야말로 보수매체의 ‘기레기 시스템’ 아니겠는가.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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