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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고등학생 논문 저자’ 논란에 교수들은 그게 큰 문제냐고 묻더라”[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408] 장슬기 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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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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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9  12:44:13
수정 2019.10.29  21: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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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탐사기획팀이 지난 15일부터 고등학생 논문 저자 실태 추적 보도를 했다. 국내 최대 학술정보 포털 디비피아에 실린 논문과 발표문 250만 건 중 MBC가 확인한 고등학생 저자는 천 2백여 명, 이들이 참여한 연구물은 4백 건이 넘는다는 것이 MBC의 설명이다.

조국 전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논란 전부터 3개월 동안 취재했다는 게 MBC의 설명이다. 고등학생 논문 저자에 왜 주목하게 됐는지 궁금해 지난 22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MBC 탐사기획팀 장슬기 기자를 만나 취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장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장슬기 MBC 기자 <사진=이영광 기자>

- MBC 탐사기획팀이 고등학생 논문 추적 보도를 했잖아요. 소회가 있을까요?
“굉장히 광범위한 현상이라서 사실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확인 작업이) 지난하기도 하고 광범위하기도 하니까요. 교육부도 마찬가지고, 이 광범위한 현상을 전수 확인하기는 어렵고 연구윤리에 대한 환기가 되면 좋겠다는 정도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죠.”

“한명 한명 전화…유난히 과민반응, 공격적으로 하는 분이 엄마더라”

- 보도에 대한 반응은 어떤 게 있었어요?
“댓글 보면 결국 입학하고 연결되어서 정시하라는 반응도 있었고 정치성향에 따라 입장이 갈리더라구요. 그래서 이 보도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서 감을 못 잡겠어요. 적어도 입시제도라든지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 건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 학계에선 반응이 어때요?
“사실 연락이 없으세요(웃음). 학교 선생님들도 반반이에요. 이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 계시고 어떤 분들은 이게 큰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거든요. 데 그래도 학계는 한 번도 나쁘다는 소리를 듣지 않은 데잖아요. 그러나 이번 보도가 쓰리셨던 것 같아요.
사실 지난 토요일(12일) 연구하던 거로 학회 발표를 다녀왔어요, 저희 과 시니어 교수님이 ‘너 방송에서 봤다. 살살 해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학계에서 파장이 없진 않은 거 같아요. 학계는 다들 나쁜 얘기 드러내놓고 하는 동네는 아니에요. 앞으로는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 3개월 전 고등학생 논문 취재를 하셨던데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사실 교육부에서 지난 5월 조사 발표했을 때 ‘이게 다는 아닐 거 같은데’라는 생각 들었어요 .제가 학교에 있었기 떄문에 학계 소식을 알기도 하고, 관행이나 레토릭에 익숙하니까, 잘 할 수 있다고도 생각을 했어요. 실제로 지난 5월 이후 교육부에서 몇개월 더 조사하니 늘어나서 700건이 넘었거든요.

시작한 건 조국 전 장관 문제 이전이었어요. 근데 데이터를 가져오는 과정이 있잖아요. 그쪽 사이트에 무리를 주면 안 되기 때문에 한 페이지를 가져오고 5초 쉬고 한 페이지 가져오고 3초 쉬는 식으로 명령어를 넣고 데이터를 수집해요. 컴퓨터 한 대가 서버 하나로 보시면 되는 데 서버를 처음에는 두세 개만 돌리다가 나중에는 서버를 여러개로 늘렸어요. 엄청나게 많은 페이지를 가져오다 보니 시간이 너무 걸리기 때문에 보도까지 총 3개월이 걸린거죠.“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처음 이거 해보겠다고 했을 때 보도국 반응 어땠어요?
“제가 입사하기 전 팀장님과 6월 말 통화했는데 해보고 싶은 거 없냐길래 말씀드렸더니 재밌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입사하자 마자 데이터 수집을 시작했어요. 품이 많이 드는 취재니까 다른 거 해보고 천천히 하자고 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어요”

- 그럼 조국 전 장관 이야기 나왔을 때 기분 좋았겠네요?
“오히려 더 민감해서 보도가 더 조심스러웠어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니, 내부적으로 이걸 어느 시점에 내보내야 정치적 상황에 휘말리지 않고 보도 자체가 의미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실제로도 저희가 조 전 장관이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때문에 시작한 건 전혀 아니거든요. 정치적으로 비춰질 것 같아 그 부분이 가장 조심스러웠어요.” 

​-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잘했다고 생각하나요?
“네. 시기가 잘 맞기도 했고요. 저희가 놀랐던 건 조국 사태로 인해서 사실 일반 국민이 불공정하다거나 박탈감을 느낀다는 부분에 대해서 여론이 컸잖아요. 공교롭게 그 시점에 취재를 했는데, 그런데도 교수님들은 '그게 큰 문제냐'고 얘기하시는 게 놀랐어요. 좀 더 조심스러우셔야 맞는 거잖아요. 모두 같은 사안에 분노하는 데 이 부분에 대해 그분들은 잘 모르시는지 그게 조금 안타깝기도 했어요.

부모의 마음이라면 일견 이해가 되기도 해요. 그렇지만 다들 ‘우리 애가 1저자는 아니에요,’, ‘우리 애는 걔보다 열심히 했어요’, ‘우리 애는 똑똑해요’라는 등의 똑같은 말을 하시니까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요. 결국 교수님도 부모님이시니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취재는 어디부터 시작하셨어요?
“데이터로부터 출발한 거예요. 제가 수집한 400건을 기반으로 한 건 한 건 다 전화하고 이메일 보내고 찾아간 거죠. 남자 교수님들이야 자녀와 성이 같아서 상대적으로 찾기 쉬웠는데, 어머니 교수들은 성이 달라서 조금 힘들었어요. 그리고 다른 교수에 부탁한 경우 알 수 없잖아요, 그래서 한 건 한 건 손으로 보고 검색했어요.

하지만 패턴은 있어요. 예를 들어 한 논문에 고등학생이 4~5명이 들어가 있는 건 학교 동아리 애들이 단체로 쓴 거예요. 그러나 한 논문에 고등학생이 한두 명 있잖아요. 이건 의심 사례죠. 왜냐면 동아리 아이들은 여러 명 맡기는 게 효율적이잖아요. 그런 걸 R&E라고 해요. 학교가 공식적으로 운영하기도 하고 교육부나 교육청 과기부에서 공식적으로 돈 주고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요즘엔 탐구대회도 많은데 그런 걸 할 땐 무더기로 가서 해요. 

그러나 부모님과 쓰거나 알음알음 부탁해서 할 땐 1~2면 많으면 3명 들어가는 거죠. 많이 부탁하는 건 부탁하는 쪽 입장에서도 애매하잖아요. 그러니 그런 논문 위주로 찾기 시작했어요.” 

- 엄마나 지인은 성이 다른데 어떻게 찾으셨어요?
“되게 신기한 게 보다 보면 느낌이 딱 와요(웃음). 예를 들어 저자가 10명이면 한명 한명 다 전화해요. 그러면 유난히 과민반응하시는 분이 계세요. 그럼 그분이 엄마예요. 동료교수나 지인에게 부탁한 경우도 비슷해요. 고등학생 저자의 성씨와 같은 성씨의 교수님이 그 학과에 계시는 거예요."

-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논문이 맞나요. 아님. 고등학생이 쓰는 논문이 따로 있나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논문 맞아요. 저희가 찾은 논문 400건 중엔 논문도 있고 학술대회 발표도 있는데, 재밌는 점은 2014년 기점으로 논문은 줄어들고 학술대회 발표는 증가해요. 2014년부터 생활기록부에 논문 기재를 금지했거든요. 학술대회 발표는 논문발표보다 상대적으로 힘과 돈이 덜 드니 더 효율적인 선택이었던 거죠. 둘 다 사실 대학원생들이나 교수들, 국책 연구원, 박사 등이 주로 하는 일인데 거기에 고등학생 이름이 얹어진 것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렇지만 이 고등학생들이 100% 잘못한 거라고 할 수는 없어요. 열심히 한 친구 있을 거고 천재 같은 친구 있겠죠. 그러나 사실 석사 졸업해도 논문 하나 없는 사람 되게 많아요. 그 이유는 그만큼 쓰기 어려워서예요."

- 논문 400건이면 분량이 많았을 거 같은데 취재가 힘들지 않으셨어요?
“저희 팀이 고생이 진짜 많았어요. 그리고 시기가 민감하니까 안 만나주시고 문전 박대당하고 고소할 거라는 협박도 많이 당하고 취재 시기가 민감해서 더 어려웠어요.”

“신뢰 기반, 전문적이어야 할 학계가 고등학교 입시에 침범당한 것”

- 보도 중에 장 기자가 공저자로 나오는 논문도 있다는 게 나와요. 밝히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그렇죠. 저도 고민 많았지만, 회사도 고민 많았어요. 기자가 당사자인 것을 보도하는 게 취재윤리에 맞는지, 어떻게 하면 더 객관성을 확보해 보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보도하기 바로 직전까지도 했습니다.  제가 관련된 건에 대해서는 다른 기자가 저와 거리를 두고 취재를 했고요.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어요. 

뿐만 아니라 학계라는 건 폐쇄적 공간이다 보니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바깥사람들은 알기 어려워요, 제가 목격자로서 이야기하는 게 신빙성 높이는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결심했지만, 중간에 마음이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가장 고민한 지점은 뭔가요?
“반응을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어려웠죠. 시청자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 지 알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어요."

- 지금 와서 그 결정 잘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요. 만약 제가 숨었다면 메시지에 진정성이 부족했을 것 같아요. 나중에라도 제 논문 찾아보고 ‘장슬기 기자, 취재팀에 있는 애던데’라고 나올 수 있는 거잖아요. 여러모로 어려운 보도였지만 도움 주셨던 팀분들에게 감사해요.”

- 논문에 이름 올라온 거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전혀 모르는 이름이었죠?
“그건 아니고 이 친구가 (교수 아버님 소개로) 인턴 하겠다고 여름에 왔었어요. 그래서 리서치를 시켰거든요. 그 친구가 학교로 3번 왔어요. 그러나 그 뒤로는 잊어버리고 있었죠. 그 친구는 미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녔고 한국은 여름에 들어오고 크리스마스 즈음 들어와서 두 번 들어오는 친구(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12월 (초) 즈음 교수님이 그 친구와 논문 써야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 당시 전 대학원생이고 그 동네의 룰에 지배를 받는 상황이잖아요. 이런 거까지 시키는 이런 거까지 시키냐는 생각 당연히 했지만 ‘하라면 해야지’라고 생각했죠. 그 후 논문과 관련해선 2014년 12월 31일 오전 10시에 서울대 연구실에서 (잠깐) 만난 게 유일합니다”

- 대부분 논문이 치·의과대학 쪽인 것 같던데 이유가 있을까요?
“저희가 찾은 거 중에 치·의대 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유전공학 등 생물 쪽에 유난히 많아요. 의전이 도입된 때라서 고등학교 때부터 생명공학 쪽으로 진학해서 의전을 준비했던 것 아닌가 싶어요.”

- 보도 대부분은 부모 찬스나 지인 찬스던데 예를 들어 국회의원이나 장·차관 등 권력 관계에 의한 건 없었어요?
“그건 저희가 그 자녀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알 수가 없어요. 다만 저희 리스트 중 70% 정도가 자사고, 과학고, 특목고, 외국인학교 다니는 학생들이었어요."

- 후속 보도 계획 있나요?
“네. 파면 팔수록 뿌리가 깊은 나무더라고요. 학계는 전문적이어야 하고 학계는 서로의 신뢰에 기반한 동네거든요. 학계가 스스로 고등학교 입시에 침범당한거에요. 전 그게 안타까워요. 학계가 폐쇄적이한다는 건 아니지만 퀄리티는 유지해야한다고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스스로가 무너뜨린 거 같아요. 고등학생이랑 쓴 논문은 별 것 아니고 어렵지 않은 논문이라고들 하는데, 그럴 거면 논문을 내고 학술발표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취재하며 느끼는 것도 있었을 거 같아요.
“저도 학계의 일원이기 때문에, 제가 소속된 곳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게 어려웠어요. 안타깝기도 하고요. 앞으로 제가 논문 쓸 때도 잘 써야겠다는 생각 들었어요.” 

- 같이 먹던 우물에 침 뱉는 느낌도 있을 거 같아요.
“맞아요. 친구들이 저보고 앞으로 논문 안 쓸 거냐고 물어요. 안타까운 부분도 있지만 제가 있는 동네가 공정해 지는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학계가 관행처럼 해오던 외부에서 보기에 옳지 않은 일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제가 내부고발자로 비춰지는 게 부담스럽기는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해야만 내부적인 일은 바깥으로 드러나고 문제가 해결되고 개선할 수 있죠. 다들 용기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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