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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했던 ‘정경심 공소장’...‘검찰 맹신’ SBS, 사뭇 달랐던 MBC정연주 “언론, 종말적 상황”…‘논두렁 시계’ 보도 주역 SBS, 자기반성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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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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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8  09:34:40
수정 2019.09.18  1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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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수사가 범법행위를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해명이 사실과 다른 게 뭐 없는지만 열심히 찾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범법을 입증할 수 없어 기소를 하지는 못해도, 언론에 토스를 하면 조국 장관을 죽일 놈으로 만들어 좌초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게 검찰이 할 짓이냐?”

이제 피의사실 공표와 누설, 유출 행위도 교묘해져서 검찰 발 기사가 아니라 압수물과 관련된 사람이나 검찰 조사를 받은 피조사자의 이름으로 기사가 나온다. 그러면서 빠짐없이 나오는 멘트가 ‘지금까지의 해명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검찰과 언론은 지금까지의 해명과 사실이 정말 다른지가 최종적으로 확인되기도 전에 조국 장관의 지금까지의 해명을 하나하나, 그리고 하루하루 '허위해명'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언론인 출신인 고일석 고일석마케팅연구소 대표가 17일 게시한 페이스북 글 중 일부다. 이날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동양대 정경심 교수의 공소장이 공개되면서 검찰이 적시한 공소사실과 A4 용지 1~2장 분량에 비난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성명불상자와의 공모’ 등 공소 내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고 대표는 이를 검찰과 언론이 합작한 언론플레이라 평가했다. 

“그러나 검찰과 언론이 이런 장난질을 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늦어도 이번 달 말에는 소위 사문서위조에 대한 재판이 시작될 것이고, 그때부터는 검찰은 이런 유치한 언론 플레이가 아니라 정 교수가 사문서를 위조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유죄를 입증해야 한다. 오늘 공개된 공소장을 보면 검찰이 정 교수의 유죄를 입증하는 것은 남자를 여자로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지금 여론재판에 더 미쳐 날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주류 언론의 ‘검찰발’ 받아쓰기 보도에 대한 비판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제기되지만, 고 대표와 같은 일각의 문제제기는 외면 받기 일쑤였다. 검찰의 기소가 ‘사실’을 넘어 ‘진실’인양 맹신하는 보도들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이날 <‘정경심 공소장’ 보니…“딸 진학 위해 표창장 위조”>란 제목의 SBS 보도가 딱 그랬다.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검찰 맹신한 SBS, 사뭇 달랐던 MBC 

“검찰은 정 교수가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성명불상자 등과 범행을 공모했다’며 ‘범행 시점은 2012년 9월 7일, 범행 장소는 동양대학교’로 특정했습니다. 사문서위조죄의 공소시효가 7년인 만큼 검찰은 조국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던 지난 6일 밤 시효 만료를 1시간여 앞두고 정 교수를 기소했습니다.”

검찰이 적시한 ‘성명불상자 등과 범행 공모’에 대한 문제제기도 없었다. 또한 공소시효를 앞두고 부랴부랴 기소를 강행한데 대한 그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검찰이 진리요, 검찰 기소가 진실이라는 논조는 급기야 검찰의 향후 수사까지 꿰뚫는 ‘관심법’으로 나아갔다. 

“검찰은 정 교수가 아들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어 추가 기소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정 교수가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위조된 표창장을 사용했다면 사문서위조행사 혐의와 국립대 입시를 방해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도 추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날 지상파 및 JTBC 중 검찰의 정경심 교수 공소장을 보도한 곳은 SBS와 MBC 뿐이었다. 무리한 기소에 대한 문제제기를 의식한 듯, JTBC와 KBS는 언급조차 없었다. 하지만 MBC는 SBS와는 사뭇 다른 논조였다. 

“다만 성명불상자와 공모했다고만 적혀 있을 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특별한 내용은 없었고, 분량도 상당히 짧아서, 공소 시효를 코 앞에 두고 다소 급하게 작성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 재판을 형사합의부에 배당했는데요. 통상 사문서위조 정도의 혐의는 단독 재판부가 맡는데, 합의부에 배당했다는건 법리적으로 치열하게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MBC의 해당 보도는 <“딸 입시 위해 표창장 위조”…檢 공소장에 ‘적시’>란 제목은 대동소이했지만 내용은 확연히 달랐다. 검찰에 나간 기자 리포트를 통해 공소장 내용의 부족함과 법원의 이례적인 배당을 함께 지적했다. 이어 MBC는 사모펀드 관련 수사에 대해서도 ‘현재 스코어’를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까지 공개된 수사내용만 보면, 아직까지 조 장관 부부가 펀드운영에 개입했다…이렇게 볼 명확한 증거는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5촌조카 조모씨가 구속된 혐의는 회삿돈을 빼돌린 횡령, 허위 공시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또 증거인멸 교사입니다. 이것만 가지고는 아직 조 장관 부부 연루 여부를 속단하긴 이르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다만 정경심 교수의 경우엔 여러가지 의심을 살만한 정황들이 나오고 있긴 합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정연주의 일침, 자기반성 없는 SBS 

“<한겨레>와 지난 11일 인터뷰를 했다. ‘검찰이 흘려준 피의사실을 팩트로 둔갑시키는’ 요즘의 언론 상황을 비롯해 한국 언론이 보여주고 있는 지금의 종말적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17일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이다. 정 전 사장은 그러면서 “나는 이명박 정권의 정치검찰에 의해 배임죄라는 무시무시한 죄목으로 기소당해서 3년여 동안 사법 고문을 당한 바 있다”며 “당시 조중동은 기소되기 전부터 검찰이 흘린 피의사실을 근거로 기사와 사설로 나를 파렴치범으로 몰면서 나의 인격을 살해하였다”고 밝혔다. 

   
▲ <이미지 출처=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이어 정 전 사장은 “재판 결과,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그러나 조중동은 무죄판결을 무시하거나 1단으로 구석에 조그맣게 보도했다. 언론이 우리사회에 저지른 죄는 참으로 크다”고 지적했다.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도 언론의 ‘검찰발 받아쓰기’ 관행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확인, 팩트다. 그런데 단순히 문건을 확보해 보도하는 것이 팩트인가. 팩트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선 말이나 따옴표만이 아닌 맥락과 반대되는 사람의 이야기도 포함하는 등 포괄적이고 그 너머의 진실을 찾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비판과 달리 언론의 ‘검찰발 받아쓰기’ 관행은 ‘조국 대전’에서 맹위를 떨치는 중이다. 특히 SBS는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보도의 주역이면서도 조국 장관 관련 사건에 대해 2009년 당시와 다를 바 없는 ‘검찰발’ 보도로 일관 중이다. SBS에게 자기반성이란 없는가. 

   
▲ SBS는 2009년 5월13일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권양숙 여사가 1억 원짜리 명품시계 두 개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단독 보도 했다. <사진출처=SBS 화면캡처>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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