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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가수 홍순관, 전시회 개최.. “조선학교 학생들 한글서예가 핵심”[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62] 가수 홍순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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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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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3  15:56:30
수정 2019.07.15  11: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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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노래하는 가수 홍순관 씨가 한글 서예 전시를 지난 3일부터 파주 출판단지 지혜의 숨에서 열고 있다.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란 제목으로 내달 4일까지 열리는 한글 서예 전시를 통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한글 서예로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한글 서예 전시에서는 일본 조선학교 학생들과 올 초 별세한 일본인 서예가 다나카 유운이 쓴 한글 서예 작품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회 기획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9일 전시가 열리는 파주 출판도시 지혜의 숨에서 홍순관 씨를 만났다. 다음은 홍 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란 제목의 한글 서예 전시를 연 가수 홍순관 씨. 전시는 내달 4일까지 파주 출판단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이영광 기자>

- 한글 서예 전시,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관람객은 많이 찾아오시나요?

“파주출판단지는 기본적으로 오는 사람이 있고 제 글씨를 보러 오는 손님이 있어요. 책을 보러 왔다가 전시를 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왔다고 봐야죠.”

- 반응은 어때요?

“만약 여기가 전시 갤러리면 집중도가 있을 텐데 책을 보러 왔다가 글씨가 있어서 보니 집중도는 약하지만, 조선학교 글을 처음 보는 게 신기한 거죠.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시가 붓글씨로 되어 있는 것도 신기하고 한글 글씨체가 다양하다는 데에 놀라고 여러 가지 반응이 있죠. 좋아들 하세요.”

- 파주에서 하는 이유가 있나요?

“제가 평화 박물관을 지으려고 파주로 이사를 1년 반 전에 왔어요. 파주는 접경 지역이고 두(남북) 정상이 만난 곳이죠. 지금 있는 조선학교 학생들의 글씨는 만약 평화 박물관이 지어지게 되면 박물관의 훌륭한 전시품이 되죠. 파주에 평화 박물관을 만들 생각이 있어서 거기 들어갈 글씨라고 생각하고 파주에서 전시하게 됐어요. 파주라는 곳이 중요하죠.”

“일본 땅에서 한글로 시 썼다는 건 엄청난 항거”

- 윤동주 시인의 시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윤동주 시인은 무엇보다 일본에서 조선 시를 썼어요. 무슨 말이냐면 일제 강점기 때 어떤 방법으로 해도 일본이 한국을 빼앗을 수는 없었죠, 그래서 일제 말에는 민족 말살 정책을 했죠. 민족 말살 정책의 핵심은 우리말과 글을 빼앗은 거예요. 말과 글을 빼앗으면 민족을 빼앗을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일본 땅에서 조선 글로 조선 시를 썼다는 건 엄청난 항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어요. 윤동주 시인의 시는 저항감도 있고 내용에 기독 정신이 있고 평화로운 사람이라서 3.1운동 100주년에 화해, 평화, 정의, 항거로는 너무 적절하죠.”

- 민족 시인이라 불리는 윤동주 시인의 시를 한글 서예로 전시하신 거잖아요. 2년 정도 준비하신 걸로 아는데 계기가 있나요?

“해방 후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민족이 일본에서 애를 낳고 살았는데 일본에서 살다 보니 조선 아이지만 일본말을 쓰잖아요. 그래서 우리말과 글을 가르쳐야겠다고 만든 교실이 조선학교의 시작인데요. 조선학교가 예전엔 붓글씨를 썼었어요.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서예 수업 하는 곳이 없다는 거죠, 저는 20년 전부터 조선학교를 오가면서 공연도 하는 등 교류 해왔는데 복도에서 조선학교 학생의 글씨를 볼 수 있었어요, 그러나 2019년 현재 붓글씨 수업이 없다는 거예요. 2017년부터 (붓글씨 가르치는 곳을) 찾아보니 오카야마 조선학교라는 곳이 있더라고요. 서예 수업 하는 곳은 거기밖에 없대요. 그래서 거기 가서 글씨를 가져오느라 오래 걸렸죠.”

   
▲ 내달 4일까지 파주 출판단지에서 열리는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에 전시된 한글 서예 작품. <사진=이영광 기자>

“언어, 한민족 문화의 총체.. 언어를 예술로 승화시킨 서예”

- 한글 서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요?

“생각해보면 세종대왕은 조선 4대 왕인데 그러면 조선 초기 한글이 만들어졌잖아요. 그러나 조선 후기 진보적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 초정 박제가, 추사 김정희 등도 다 한문을 씁니다. 한글 안 써요. 그리고 지금 2019년인데 ‘법 동네’, ‘행정 동네’ 가면 한자 쓰고 의사들은 영어 쓰잖아요. 그러니 일반인들은 잘 알아듣지 못하죠. 영어, 한자, 외국어를 중요한 문서에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어요. 한글이 엄연히 있는데 뭔가 잘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한글이 중요하다고 보고요. 무엇보다도 언어는 한민족 문화의 총체예요. 집약된 문화죠. 가장 중요한 문화가 언어인데 제가 볼 땐 이걸 예술로 승화시키는 건 서예밖에 없어요. 남에게 부탁받아 쓰는 글씨가 아니라 자기가 생각하는 걸 자기 문장으로 쓰는 게 중요해요. 저는 열 살 때부터 한글, 한자 서예를 했으니 운이 좋은 거죠. 한글 서예 하는 사람이 몇 안 되는데 그 중에서도 전 제 문장을 쓰죠.”

- 글씨 보면 문체가 다 다른 거 같은데.

“내용에 따라 다르게 썼어요. 왜냐면 내용이 말해주는 게 다르기 때문에 글씨체도 달라야죠.”

“해방 후 처음으로 조선학교 학생들의 서예 한국서 전시”

- 이번에 일본에 있는 조선학교 학생들의 작품도 있잖아요. 해방 후 조선학교 학생들의 서예 글씨를 남한에서 선보이는 건 처음이라던데 어떤 의미 인가요?

“앞서 이야기했지만 남아있는 데가 오카야마 조선학교 한 곳밖에 없어요. 그래서 중요하죠. 조선학교는 우리말과 글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든 교실이라서 3.1운동 100주년에 너무 잘 맞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조선학교 글씨가 이번 전시의 핵심이죠.”

- 그럼 왜 지금까지 남한에서 조선학교 글씨를 볼 수 없었죠?

“아무도 관심을 안 가졌으니까요. 제가 거기 가서 글씨 보러 왔다니 깜짝 놀라요. 글씨 보러 온 적이 없대요. 그만큼 남한에선 관심이 없던 거죠,”

“故 다나카 유운의 작품도 전시.. 평화와 화해의 상징”

- 일본인 한글 서예가인 故 다나카 유운의 유작도 전시하던데 다나카 유운은 어떤 분인가요?

“다나카 유운 선생은 일본 공무원이었고 일본 서예가였어요, 저와 같이 전시하겠다고 하셨지만 올 1월에 돌아가셨어요. 윤동주 시인과 이육사 시인의 시를 사랑해서 일본말로 글씨를 쓰다가 한국말의 아름다움과 윤동주 시인에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한글을 배우고 한글 붓글씨를 쓰셨어요. 그래서 이분의 한글 서예는 3.1운동 100주년에 한일 간 평화와 화해의 상징이 될 것 같아 이번에 전시하죠. 두 작품이 있습니다.”

- 윤동주 시인 작품 전체를 쓴 건 아닌 거 같은데 기준 있나요?

“기준은 없고 동시 중 몇 편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가 있는 시 몇 편 썼어요. 기준은 두지 않고 제 마음에 든 시를 골랐죠.”

- 윤동주 시인 시의 매력은 뭘까요?

“기껏해야 스무 살 남짓에 썼던 시인데 지금 봐도 어떻게 이렇게 깊을 수 있을까 하는 거죠. 그리고 어떻게 현대적이고 세련됐을까를 생각하고요. 또 자라나면서 김약연 선생 등에게 워낙 좋은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민족정신, 기독 정신, 연민이라는 것이 베여 있어서 윤동주 시인의 시는 지금 봐도 너무 세련되고 맑고 깊이가 있고 스무 살 청년이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하죠.”

- 가장 좋아하는 시를 뽑으라면 뭔가요?

“저는 ‘십자가’예요. 왜냐면 제가 18살에 ‘십자가’라는 노래를 불렀어요. 그리고 40년이 흘렀죠. 그러니 제 몸에 ‘십자가’라는 시가 배어있죠. 40년 불렀으니까요. 이건 ‘좋아한다’ ‘아니다’ 정도가 아니라 ‘십자가’와 저는 하나예요. 특히 ‘십자가’ 시 맨 뒤에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어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리라’란 말이 있는데 조용히란 말이 저에겐 삶의 스승과 화두가 됐거든요. 뭔가 하면 제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조용히 하고 생색내지 않겠단 생각을 했어요. 18살 때 윤동주 시인 시가 제 삶의 스승이고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화두고 실천 목표였고 삶 자체였죠. 그래서 저에게 가장 중요한 시는 ‘십자가’예요.”

   
▲ 내달 4일까지 파주 출판단지에서 열리는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에 전시된 한글 서예 작품. <사진=이영광 기자>

글씨에 깃든 조선학교 학생들의 한글과 조국에 대한 사랑

- 전시회에서 주의 깊게 볼 포인트는요?

“무엇보다 조선학교 아이들의 글씨입니다. 오코야마 조선학교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3 때까지의 글씨인데 초등학교 1학년 글씨 보면 아마 놀랄 겁니다. 이건 과장하는 게 아니에요. 저도 10살 때부터 글씨를 썼는데 그 당시 저보다 훨씬 잘 썼어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이 잘 씁니다. 왜인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잘 쓰고 못 쓰고 보다 더 중요한 건 글씨에 정신이 들어가 있어요. 이건 내 조국의 글씨라는 정신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획 하나에 힘이 대단합니다. 그래서 포인트는 조선학교 학생들의 한글 사랑과 조국에 대한 글씨예요. 한글 서예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어요. 왜냐면 다 캘리그라프 하지 한글 서예 하는 사람이 없어요, 한글 서예 진수가 뭔지 공부하면 좋겠고 전시 보러 오시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전 노래하는 사람이고 30년 넘게 노래를 해오면서 우리 언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언어에 대한 감각으로 노래를 해봤고요. K-POP이 한류지만 영어가 섞여 있고 문학성이 높은 건 아니죠. 한글 서예에 대단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알기 위해서라도 이번 전시 보러 오시면 좋겠어요. 한글 서예가 왜 중요한지 알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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