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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일보의 ‘신색깔론’ 보도[기자수첩] ‘몇 초’만에 대답해야 조선·중앙은 합격점을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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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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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5  10:35:57
수정 2019.07.05  10: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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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는 김일성의 전쟁범죄인가’ 묻자… 7초 머뭇거린 국방장관> 

오늘(5일) 조선일보 5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지난 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6·25전쟁은 김일성과 북한 노동당의 범죄인가’라는 질문에 7초가량 머뭇거리며 답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여러분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셨는지요? 저는 솔직히 말해 이 대목에서 어이가 없어서 웃었습니다. 아무런 맥락도 없는 ‘이상한’ 질문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실제 조선일보 해당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한기 합참의장.<사진제공=뉴시스>

‘맥락 없는’ 질문에 4초·7초 머뭇거렸다고 비난한 조선 중앙

“정(경두) 장관은 이날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으로부터 ‘6·25전쟁은 김일성과 노동당이 벌인 전쟁 범죄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정 장관은 4초가량 대답하지 않았고, 백 의원이 ‘6·25가 전쟁 범죄인가 아닌가’라고 다시 묻자 또다시 3초가량 침묵했다. 

정 장관은 이후 ‘어떤 의미로 말씀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백 의원은 ‘(6·25가) 북한이 남침(南侵)을 기획하고 침략한 전쟁이라는 것에 동의하는가’라고 하자 정 장관은 ‘북한이 남침 침략을 한 전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방부 장관을 국회 국방위원회에 불러서 ‘6·25전쟁은 김일성과 노동당이 벌인 전쟁 범죄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는 야당 의원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슈나 현안과는 무관한, 하지만 모두가 ‘답을 다 아는’ 그런 내용을 맥락도 없이 질문 형태로 받는다면 여러분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저라면 ‘그런 질문’을 하는 상대방을 잠깐 쳐다보거나, 아니면 질문의 의도가 뭔지를 잠깐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난데없는’ 질문이니까요. 오늘(5일) KBS 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김경래 기자가 언급했듯이 “길을 가다 도를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처럼” 상황 자체가 황당(?)해서 잠시 침묵했을 수도 있습니다. 

정경두 장관이 해당 질문을 받았을 때 잠시 침묵한 뒤 ‘어떤 의미로 말씀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는데 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라도 그랬을 것이고, 그래서 ‘어떤 의미로 질문을 하는 것인지’ 되물었을 것 같다는 얘기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아버지를 사랑하느냐’ ‘어머니를 사랑하느냐’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을 갑자기 받는다면? 여러분은 바로 ‘네’라고 답할 수 있나요. ‘왜 이걸 물어보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정 장관의 ‘4초 혹은 7초 침묵’을 그런 맥락에서 이해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중앙일보 마음에 들기 위해선 ‘몇 초’만에 답을 해야 하나 

그런데 ‘이 상황’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공격 소재로 삼았습니다. 색깔론으로 공격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내용적으로는 ‘사상검증’에 가깝다고 봅니다. 일단 조선일보 기사 제목이 <‘6·25는 김일성의 전쟁범죄인가’ 묻자… 7초 머뭇거린 국방장관>입니다. 

제목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사안에 정경두 장관이 머뭇거리면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랬을까요? 야당 의원의 ‘어이없는 질문’에 ‘질문의 의도가 뭔지’를 되묻는 ‘상황과 맥락’을 조선일보는 정말 몰랐을까요? 그렇다면 대체 ‘몇 초’만에 답을 했어야 조선일보가 그어놓은 기준에 ‘합격점’이 되는 걸까요? 

중앙일보 역시 비슷한 보도태도를 보였습니다. 오늘(5일) 10면에 실린 기사 제목이 <[현장에서] 정경두, 6·25 김일성 전쟁범죄냐 묻자 4초 머뭇>입니다. ‘국방장관이면 당연히 즉답할 사안’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기사에선 “정 장관이 이날 머뭇거린 사안들은 여느 국방장관이라면 바로 대답했을 것들이었다”고 정경두 장관을 비판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2019년 7월 ‘국회와 일부 언론의 시계’는 대체 몇 년도를 향해 있나 

저는 무엇보다 아직도 국방부 장관을 불러서 아무런 맥락도 없이 ‘6·25는 김일성의 전쟁범죄인가’를 묻는 상황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그래서 바로 대답하면 ‘장관 자격’이 있는 것이고 ‘대체 왜 저런 걸 묻지’ 하며 잠깐 머뭇거리면 ‘장관 자격’이 없는 건가요? 이런 식의 ‘초딩적인 상황’을 언제까지 반복할 건가요. 

야당 의원이 그런 질문을 했더라도 언론이라면 최소한 상황과 맥락을 고려해서 기사를 써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조선·중앙일보는 한술 더 떠서 ‘4초·7초 머뭇거린’ 것이 엄청난 문제라도 되는 것처럼 보도합니다. 

어제(4일) ‘신독재’라는 말이 국회에서 나왔던데 저는 조선·중앙일보 보도를 보며 ‘신색깔론 보도’를 떠올렸습니다. 2019년 7월 ‘국회와 일부 언론의 시계’는 대체 몇 년도를 향해 있는 건가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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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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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승 2019-07-05 14:06:24

    조중동을 위시한 보수언론들은 한심한 수준을 넘어선 한국사회를 선동하는 암적인 존재라고 봅니다. 말도 안되는 프레임으로 항상 몰고가네요. 멍청한 질문에 대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대답을 늦게 한게 빨갱이라도 되나보죠? 그럼 조선일보에게 묻겠습니다. 당신네들은 십년동안 의혹이 제기된 장자연사건에 대해서 왜 침묵합니까?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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