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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가 “기자, 참 딱하다”고 한 이유[기자수첩] 기자들, ‘민경욱 의원 페북’ 그만 좀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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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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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2  11:47:41
수정 2019.07.02  11: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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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브로치, 청와대가 해명까지…> 

오늘(2일) 조선일보 8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기사’ 왜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쓰는 기자’도 문제가 있고, ‘이걸’ 지면에 배치하는 데스크도 문제가 있습니다. 제목을 ‘저렇게’ 뽑은 편집자도 문제구요. 

기사 제목만 보면 ‘해명할 필요 없는 사안을 가지고 청와대가 해명까지 했다’는 뉘앙스를 줍니다. 하지만 기사를 읽어보면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소개하고 청와대가 반박했다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 <이미지 출처=채널A 화면 캡처>

왜 기자들은 말도 안 되는 정치인 페북 글을 소개해 주나 

제가 보기에 민경욱 대변인의 ‘파란 나비’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입니다. ‘김정숙 여사 브로치는 단순한 청록색 나비 모양의 브로치’라는 청와대 설명이 없더라도 ‘성주 시위대의 파란 리본 사진’과 브로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근거 없는 정치공세이자 트집잡기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상당수 언론이 ‘말도 안 되는 트집잡기’를 열심히 중계 보도해 주고 있습니다. 민경욱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주장했고, 청와대가 반박했다는 식입니다. 

기계적 중립을 적용 시켜야 할 때가 있고, 아예 무시해야 할 사안이 있는데 한국 언론은 이런 기초적인 구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민경욱 의원 페북 글이 기사가치가 없다고 보지만, 굳이 기사를 써야 한다면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는 점을 지적하는 쪽에 방점을 찍었을 겁니다. 그나마 MBC와 JTBC, 채널A 정도가 민경욱 의원의 주장을 비판하는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일부를 인용합니다. 

“2016년 8월, 당시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에게, 경북 성주 주민들이 달아주고 있는 배지, 바로 파란나비인데요. 김정숙 여사의 브로치와 비교해보면, 문제의 브로치는 금속재질인데, 파란나비는 리본이죠. 모양도 전혀 다르고, 색상도 역시 다릅니다. 김정숙 여사가 오래전부터 써 오던 것으로, 사드 반대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설명입니다. 그럼, 일단 의혹을 던져보고 나서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인건데 …” 
(MBC 7월1일 <[정참시] 영부인 브로치는 ‘사드반대’?..또, “아니면 말고” 공세>) 

“남북미 정상의 만남에 대해 목소리를 낸 자유한국당이 머쓱해졌습니다. 강효상 의원은 DMZ회담이 힘들거라고 예측했다 틀렸고, 민경욱 대변인은 김정숙 여사의 브로치를 문제 삼았다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 일부 의원들의 가벼운 입이 한국당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7월1일 <김정숙 여사 브로치가 사드반대?..한국당 연이은 헛발질>) 

기사를 쓴 기자들은 정말 민경욱 의원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래서 상당한 비중을 들여 민 의원 페이스북 글을 열심히(?) 소개해주는 걸까요? 

   
▲ <이미지 출처=채널A 화면 캡처>

무분별한 정치인 페이스북 인용보도, 이제 그만 하시라! 

김정숙 여사 브로치와 성주의 파란리본은 외형적으로도 비슷하지 않거니와 그 연관성을 주장하는 민경욱 의원의 의도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상회담 흠집내기’에 활용하려 한다는 게 뻔히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기자들은 민 의원 ‘주장’을 기사라는 형태로 포장해서 열심히 보도해 줍니다. 

많은 언론이 민경욱 의원의 ‘트집 잡기’를 어떻게 보도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중앙일보는 몇 분 차이로 민 의원 주장을 포털에 전송합니다. 이 사안이 ‘실시간 보도’를 할 만큼 가치가 있는 건지 묻고 싶네요. 

심지어 중앙일보는 ‘브로치의 진실’이라는 제목하에 민경욱 의원의 주장을 열심히 소개해 준 다음 청와대 해명을 덧붙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제목만 진실이지 그냥 기계적 중립일 뿐입니다. 상당수 언론 보도가 이런 식입니다. 제목만 한번 보시죠.

<트럼프에 사드반대 메시지?···김정숙 ‘파란나비 브로치’ 진실> (중앙일보 7월1일 11시59분)
<민경욱 “사드보다 북핵 원하나” 김정숙 파란나비 브로치 맹공> (중앙일보 7월1일 11시54분) 
<민경욱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파란 브로치 상의했나”> (국민일보 7월1일)
<민경욱 “김정숙 여사, 사드 반대 브로치 달아”.. 靑 “그냥 나비 모양 브로치”> (한국일보 7월1일)
<김정숙 여사 ‘파란 브로치’..“사드 반대 주장” VS “전혀 다른 것”> (MBN 7월1일)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이런 사안을 정리하는 기자들도 참 딱하다! 

어제(1일) JTBC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에서 손석희 앵커와 박성태 JTBC 기자가 이런 얘길 했습니다. ‘민경욱 의원 페이스북’을 열심히 ‘보며 적고 있는’ 기자들이 꼭 들어야 할 얘기인 것 같습니다. 

“[박성태 기자] 제가 인터넷쇼핑에서 찾아보니 푸른색 계열의 나비 모양 브로치는 2~3만 원대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민경욱 대변인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보입니다.

[손석희 앵커] 문제제기 하는 사람이나, 일일이 해명을 해야 되는 사람이나, 전해 주고 있는 박성태 기자가 딱하다는 생각도 일견 하게 됩니다. 잘 들었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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