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열린 3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31일 ‘숙청 보도’를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나은 지도자”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을 숙청했다는 조선일보 보도를 거론했다.

이어 정 정책위의장은 “지도자로서 조직과 국가를 이끌어가려면 신상필벌이 분명해야 하는데 김정은은 잘못하니 책임을 묻는다”며 “북한 김정은의 야만성에 몸서리가 쳐지기도 했지만, 그런 야만성‧불법성‧비인간성 같은 부분을 뺀다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어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대일·대미관계가 엉망진창이 됐는데도 책임져야 할 사람에 책임을 묻지 않고 있고 오히려 이번에 힘없는 외교부 참사관 한 명을 파면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정책위의장은 “이런 사태를 놓고 문 대통령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북한처럼 처형이 아니라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발언에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옳소!”라고 외쳤지만 일부는 심각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5.18 및 세월호 망언 솜방망이 처벌, ‘외교기밀 유출’ 강효상 의원 감싸기 등을 언급한 뒤 “신상필벌은 한국당 스스로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공당으로서 자체적인 징계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고, 자정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면서, 지도자의 ‘신상필벌’이 명확하지 않아 대한민국 국가 원수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더 낫다니 이 무슨 망발인가”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또 박 대변인은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한국당의 신상필벌은 ‘막말 금메달 따기 경쟁’인가”라고 질타했다.

▲ 정용기 정책위의장 발언 듣는 황교안-나경원  자유한국당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열린 31일 오후 천안 우정공무원연수원 강당에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정책현안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박정희 정권 때를 상기시키며 한국당은 정 의원을 즉각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라고 촉구했다.

전 교수는 SNS에서 “박정희 정권 때, 판잣집에 살던 사람이 철거반원에게 ‘김일성보다 더한 놈’이라고 했다가 국가보안법상의 ‘고무찬양죄’로 처벌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법 적용은 일관되고 공평해야 한다”며 “국가보안법을 지키는 게 곧 안보라고 주장해온 자한당은, ‘김정은이 문재인보다 더 나은 지도자’라고 한 정용기 의원을 즉각 고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 방식을 띄어준 것에 대해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정용기 당신 말대로 한다면 한국당 전원은 총살당하거나 탄광행”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백 운영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의 대화대상이기는 해도 통치방식은 인정할 수 없다. 우리 체제가 우월한 것은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