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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에 없는 ‘봉준호와 표준근로계약서’[TV뉴스 비평] MBC도 별도 리포트 없이 ‘한 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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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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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8  11:36:37
수정 2019.05.28  11: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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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이 간직했던 미덕은 또 있었습니다. 배우 송강호가 ‘밥 때를 잘 지킨 영화’라고 말한 것처럼, 영화 ‘기생충’은 스태프들의 일하는 시간을 지켜가면서 만든 영화로도 알려졌습니다. 우리 영화제작풍토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어제(27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가 한 멘트입니다. 사실 영화 ‘기생충’은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으로도 축하를 받아야 하지만 영화 제작과정은 더욱 주목을 받아 마땅하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됐지만 ‘기생충’은 스태프들과 각각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제작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주52시간을 지키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며 제작한 영화라는 얘기입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황금종려상 수상 못지않게 중요한 ‘표준근로계약서’ 

많은 언론이 한국영화사 100년 만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영화사 100년 만’에 근로기준법을 지키며 제작한 영화가 국제무대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한겨레가 오늘(28일) 2면 <[뉴스AS] 봉준호 감독이 말한 영화계 ‘표준근로계약’은 무엇일까요>에서 잘 소개했지만, 영화 스태프들의 저임금·장시간 노동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기사 일부를 소개합니다. 

“영화 스태프들의 저임금·장시간 노동 문제는 제작사가 스태프를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계약 형태로 고용하는 관행에서 비롯했다. 이 경우 스태프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사용자가 최저임금과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영화계 표준근로계약서는 이런 현장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4대 보험 가입, 초과근무수당 지급, 계약 기간 명시 등을 담은 근로계약서다. 2005년 설립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 근로계약 체결과 4대 보험 가입, 모든 근로시간을 매일 기록하자는 운동을 펼치면서 필요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실 영화 ‘기생충’과 표준근로계약서 문제는 방송사들이 더 주목해서 보도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영화 스태프들 못지않게 드라마 제작 스태프들의 열악한 노동환경도 매우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신문이 오늘 보도한 것처럼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장시간 노동이 일반적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선례’를 참고할 방안은 없는지에 대해 방송사들이 뉴스를 통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방송사들이 ‘표준근로계약서’ 문제를 더 집중해서 보도해야 하는 이유 

그런 점에서 MBC와 SBS는 상당히 유감입니다. 두 방송사는 지난 26일에 이어 어제(27일) 메인뉴스에서도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에만 무게중심을 둘 뿐, 영화 제작과정에서 주목받아야 할 ‘표준근로계약서’ 문제는 제대로 조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SBS는 메인뉴스에서 이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KBS와 JTBC가 <뉴스9>과 <뉴스룸>에서 별도 리포트로 이 문제를 언급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KBS와 JTBC 리포트 가운데 일부를 소개합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앵커]
비용보다 중요한 건 아역배우의 건강, 인간을 더 생각하는 어떤 관점, 영화에서 그랬듯이 그게 녹아있는 모양이네요? 

[기자]
네, 그리고 또 하나 화제를 설명해드리려고 하는데, 이 설국열차라는 영화, 그때 유명한 해외 배우들도 많이 참여를 했었는데, 이때 배우 조합이라든가, 미국식 규정들을 많이 보고 배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스태프들과 표준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서 주 52시간 근로나 4대 보험 같은 노동의 기본적인 환경을 만들었다고도 하고요.

[앵커]
우리 영화제작 현실에서 그 반대의 얘기가 많았었는데 기생충이 그런 조건으로 영화를 만든 게 처음은 아닌 거죠?

[기자]
예, 사실 2014년에 개봉한 국제시장 같은 경우에도 당시에 모든 스태프와 표준근로계약서를 써서 화제가 됐었고 봉 감독도 오늘 이와 관련해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 ”한국 영화계는 최소한 2~3년 전부터 그런 식으로 촬영 현장을 계속 정상적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 자랑스럽게 다들 생각합니다. 영화인들은...”]  (2019년 5월27일 KBS ‘뉴스9’) 

“‘기생충’은 정상적인 제작 과정을 거쳐 최고의 결과물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끕니다. 표준 근로계약서 작성은 물론 영화 만드는 데 집중하다 보면 무시되기 쉬운 일하는 시간을 지키는 것에도 노력했습니다.

이에 따른 영화 제작비 상승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좋은 의미의 상승’이라고 말했습니다 … 영화 ‘기생충’은 좋은 작품성 못지않게 영화계에서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고, 또 그런 문화가 확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고 있습니다.” (2019년 5월27일 JTBC ‘뉴스룸’) 

서울신문 “주90시간 드라마 관행도 변해야” 

물론 MBC는 <부푸는 ‘1천만 영화’ 기대감…관람 포인트는?>에서 “‘기생충’은 스텝들과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 시간을 준수하며 만든 작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화 제작 과정까지 조명받고 있다”고 언급하긴 했지만 좀 더 비중을 실었어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KBS와 JTBC 역시 ‘봉준호 감독과 표준근로계약서’ 문제에 그치지 않고 아직 이런 제작관행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는 방송사 드라마 제작문제까지 언급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오늘(28일) 서울신문이 보도한 것처럼 말이죠.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에 따르면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지금도 현장 집합부터 종료까지 하루 20시간 이상 일하는 팀이 대다수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지난 1월 발간한 ‘2018년 방송 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제작 기간 스태프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80~90시간이었다.” (서울신문 2면 <근로계약 지킨 ‘봉준호 철학’…“주90시간 드라마 관행도 변해야”>) 

하지만 그래도 KBS MBC JTBC는 SBS보다는 낫습니다. SBS는 지난 26일과 27일 메인뉴스에서 ‘봉준호와 황금종려상’에만 주목했을 뿐 ‘표준근로계약서’와 관련해선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지난 26일 SBS는 <8뉴스>에서 “황금종려상 받은 감독하면 전 세계 영화계에 어디를 가든 존경받는 거장으로 인정받는다. 그런데 봉준호 감독에게 그런 개인적인 영광을 넘어서 우리 영화계, 또 문화계에 전체에도 이번 상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기생충’이 표준근로계약서와 주52시간을 지키며 제작한 것이 주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보는데 SBS는 이게 그렇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SBS 메인뉴스에 ‘봉준호와 표준근로계약서’가 없는 것은 상당히 유감입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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