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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은 세월호보다 ‘조양호 회장 영결식’이 더 중요한가[기자수첩] ‘세월호 사고 5주기’로 언급한 조선일보…세월호는 사고가 아니라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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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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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7  11:13:55
수정 2019.04.17  15: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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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오늘 엄수됐습니다. 고인은 임직원들의 배웅 속에 평생을 바친 일터를 둘러본 뒤, 한진그룹 창업주인 선친 곁에 영면했습니다.” 

어제(16일) TV조선 <뉴스9>이 보도한 ‘격납고 돌며 마지막 인사…선친 곁에 영면’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TV조선은 9번째 뉴스로 조양호 회장 영결식을 전했습니다. ‘조양호 회장 영결식’은 충분히 뉴스가치가 있고 메인뉴스에서 보도할 만한 사안입니다. 

그런데 어제(16일)가 ‘세월호 5주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TV조선은 메인뉴스 배치는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세월호 관련 뉴스’보다 조양호 회장 영결식이 ‘먼저 배치’가 됐는데 이런 ‘뉴스 배치’가 온당한 것인가 –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 <사진출처=TV조선 화면캡처>

TV조선, ‘조양호 회장 영결식’ 9번째 리포트…‘세월호 5주기’ 리포트는 18번째 

어제(16일) TV조선은 <뉴스9>에서 ‘세월호 5주기’와 관련한 리포트를 하나만 내보냈습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안산과 팽목항 등 전국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는 내용 위주입니다. 

그리고 이어진 리포트에서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의 ‘세월호 막말’ 파문을 다뤘습니다. TV조선이 어제(16일) 메인뉴스에서 다룬 ‘세월호 관련 리포트’는 이것이 전부입니다. 그것도 18번째, 19번째 뉴스로 배치했습니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영결식’이 9번째 리포트였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한 오청성씨가 인터뷰를 하며 얼굴을 공개한 것이 13번째 뉴스였습니다.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관련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배치하면서 3꼭지로 보도한 TV조선 – 하지만 ‘세월호 5주기’ 관련 기사는 18번째 리포트로 보도했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 5주기가 되는 당일에 말입니다. 

KBS가 어제(16일) <뉴스9>에서 보도한 ‘세월호 5주기’ 리포트는 영상을 제외하고 7개입니다. KBS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책임자 단죄는 아직 먼 길’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세월호 CCTV 저장장치 조작 의혹’ 등 리포트의 무게중심을 단순 추모보다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조명하는 쪽에 비중을 뒀습니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세월호 관련 리포트’를 12개로 보도했습니다. 특히 MBC는 자유한국당의 ‘세월호 막말 파문’을 3꼭지로 다뤄 눈길을 끌었습니다. SBS는 지상파 3사 가운데 비중 면에선 가장 많은 14꼭지로 ‘세월호 5주기’를 보도했습니다. JTBC는 <뉴스룸>에서 10개의 ‘세월호 리포트’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TV조선은 ‘추모 리포트’와 ‘막말 리포트’가 전부입니다. 그것도 18번째와 19번째로 배치했습니다. TV조선은 ‘세월호 5주기’보다 ‘조양호 회장 영결식’이 더 중요한가 – 이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뉴스9'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 출처=MBC 뉴스데스크 홈페이지 캡처>

사설에서 ‘세월호 사고 5주기’로 명명한 조선일보 

사실 ‘세월호 5주기’에 대한 TV조선의 이 같은 ‘뉴스 배치’를 보며 어이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늘(17일) 아침 조선일보 사설을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선일보 사설 첫 문장은 “어제가 세월호 사고 5주기였다”로 시작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아니라 ‘세월호 사고’라고 표현한 겁니다. ‘세월호 사고’라는 표현은 사설 내내 이어집니다. 

해당 지면 편집자가 ‘세월호 사고’라는 표현이 갖는 문제점을 알고 있었던 걸까요? 사설 제목은 <세월호 참사 5년, 우리 사회 더 안전해졌나>로 뽑았습니다. ‘참사’와 ‘사고’가 갖는 차이점은 엄청납니다. 사설 내내 ‘사고’임을 강조하던 조선일보가 제목에선 ‘참사’로 뽑은 이유 – 무엇일까요? 

이유가 무엇이든 조선일보의 속내는 사설 말미에 응축돼 있는 것 같습니다. 

“세월호는 불법 증축과 평형수 부족, 부실한 화물 고정, 운전 실수가 겹쳐 침몰했다. 사고 이후 3년간 검찰 조사, 국정조사, 특조위 조사, 법원 재판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다시 ‘2기 특조위’ 조사를 하고 있다. 억지에 가까운 의혹들이 여전히 횡행하고 또 ‘책임자’들을 처벌하겠다고 한다.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미련을 버릴 줄 모른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서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진 게 없는데 조선일보는 용감하게(!) “불법 증축과 평형수 부족, 부실한 화물 고정, 운전 실수가 겹쳐 침몰했다”고 규정합니다. 

2017년 3월 출범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도 침몰 원인을 두고 2가지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같은 해 8월 나온 선체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에는 기계 결함, 급격한 우회전, 무리한 증개축, 화물 과적, 부실 고박, 복원력 감소로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내인설’과 함께 충돌 등 외력에 의한 침몰 가능성 등을 추가로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두 가지가 모두 담겼습니다. ‘하나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조선일보가 이걸 모르진 않을 터인데 ‘자의적으로’ 침몰 원인을 단정합니다. 그런 다음 진상규명을 하려는 이들을 향해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미련을 버릴 줄 모른다’고 질타합니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습니다.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세력’은 반복적으로 유가족에 대해 망언을 하는 자유한국당이지 특조위가 아닙니다. 최소한의 인간에 대한 예의가 있는가? 어제 TV조선과 오늘 조선일보 지면을 보며 든 생각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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