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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 71년만에 ‘제주4,3’ 사과…전우용 “서북청년단 후예들은 활개”도올 “빨갱이는 설문대 할망이 만든 우주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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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일성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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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3  17:27:36
수정 2019.04.03  17: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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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갑룡(왼쪽부터) 경찰청장,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370+1 봄이 왐수다’ 추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가공권력에 의해 3만여명의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제주 4.3 사건’에 대해 군과 경찰이 71년만에 처음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3일 서울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열린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해 “무고하게 희생된 양민들의 영전 앞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전·현직을 통틀어 경찰 총수가 4.3 사건 관련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민갑룡 청장은 4.3 추모 공간을 둘러본 후 방명록에 “4.3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민 청장은 “하루 빨리 비극적 역사의 상처가 진실에 따라 치유되고 화해와 상생의 희망이 반성에 따라 돋아나기를 기원합니다”라며 “이를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경찰도 이에 동참하여 지난 역사를 더욱 깊이 성찰하면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민주, 인권, 민생 경찰이 되겠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국방부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방부는 제주 4ㆍ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발표했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 참석차 방미 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나 서주석 국방부 차관 명의가 아닌 ‘국방부’ 차원에서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가 이같이 제주 4.3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SNS에서 “국방부가 처음으로 ‘깊은 유감과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의미를 짚었다. 

그러면서 전 교수는 “학살의 또 다른 주역이었던 서북청년단의 정신적 후예들은 여전히 ‘애국세력’의 탈을 쓴 채 반성 없이 활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아무나 빨갱이로 몰아 죽였던 그 ‘정신’을 철저히 청산하는 것이, 4.3의 ‘완전한 해결’”이라고 강조했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이날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엄수된 제주4.3 추념식에서 “우리의 개체적 인식의 지평의 회전, 역전, 확대가 없이 평화는 달성되지 않는다”며 “우리를 지배하는 모든 이데올로기, 편협한 개념적 사유로부터 해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빨갱이는 설문대 할망이 만든 우주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도올 김용옥(71) 한신대 석좌교수가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4·3 추념식에서 미래를 향해 71주년의 첫걸음을 내딛는 의미를 담은 '제주평화선언'을 낭독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서북청년단에 대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국가폭력을 외주를 준 것”이라고 표현했다. 

유 이사장은 “제주도 정세가 불안정하고 불온세력이 판친다고 당시 서울에서 판단해 대규모의 응원경찰을 파견했다”며 “이때 같이 들어온 게 서북청년단이다, 경찰도 아닌데 사실상 폭력을 행사한 단체”라고 했다.

또 유입 시기에 대해 유 이사장은 “서북청년단이 4.3이 터지고 나서 온 걸로 많은 분들이 아는데 1947년 3.1절 사건이 터지면서 응원경찰과 같이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제주4.3 특집’ 방송에 패널로 출연한 임재성 변호사는 “국가가 아직 무력을 제대로 독점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정식으로 군대가 만들어지기 전으로 경비대와 경찰이 있었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경찰의 위세가 대단할 수밖에 없었고 사적인 폭력 조직들이 그대로 존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대한청년회, 서북청년회 등 청년단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아야 될 사적 폭력조직들이었다”며 “제주도에 내려가 성과를 내고 뭍으로 돌아오면 자신들이 받을 권력과 이익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경찰에 특채가 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혜택이 있을 수 있으니 정부의 외주를 받아 서북청년회, 서북청년단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제주도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 영상 캡처>

 

다음은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낭독한 ‘제주평화선언’ 전문

제주4.3은 1948년 4월3일에 일어난 특정한 사태를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1947년 3.1절을 기념하기 위하여 북국민학교에 운집한 제주도민 3만 명의 열망에서 점화되어 7년 7개월 동안 타올랐던 비극의 횃불, 그 횃불을 물들인 모든 상징적 의미체계를 총괄하여 일컫는 말입니다. 4.3이야말로 기미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에 그 선언정신을 가장 정통적으로 되새기게 만드는 민족정신 활화산의 분출이었습니다. 그것은 제주도민만의 열망이 아닌 조선대륙 전체의 갈망(渴望)이었으며 , 몇몇 강대국에 의하여 압박받던 지구상의 모든 민중들의 대망(待望)이었습니다. 4.3은 세계현대사의 주축으로서 오늘날까지 그 핵을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조선(我朝鮮)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4.3의 정신은 바로 자주(自主)와 독립(獨立) 이 두 글자에 있는 것입니다. 민족자존(民族自存)의 정권(正權)을 영유(永有)케 하기 위하여 제주의 민중은 일어섰습니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상을 만방에 선포하기 위하여!

제주는 젊습니다. 영원히 젊습니다. 성산 일출봉의 분화구처럼 항상 푸릅니다. 젊기 때문에 비극의 강렬함을 알지 못했습니다. 사적인 욕망에 갇힌 권력의 남용과 횡포가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를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도덕적 선과 악을 상식의 느낌에 따라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그 당위(當爲)의 선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젊음의 청순함과 단순성은 반드시 비극을 초래합니다. 비극이란 파멸이며 상실이며 억울한 존재의 울부짖음입니다. 파멸과 상실은 절망을 초래합니다. 그러나 젊음에게 절망은 좌절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절망은 젊음에게 평화의 직관을 선물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돌 많고, 바람 많고, 고통 받는 여자 많은 삼다의 섬! 그것은 고난의 상징입니다. 그러나 이 삼다(三多)의 처절한 절망 속에서 제주의 사람들은 도둑 없고, 거지 없고, 대문 없는 삼무(三無)의 여백과 평화의 감각을 창출했습니다.

삼다의 절망 속에서 삼무의 평화를 피어냈습니다. 백설 속에 피는 동백처럼! 삼무는 천하위공(天下爲公) 대동(大同)의 이상입니다.

평화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전쟁의 결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전쟁이 없는 인간세속에도 압제와 분열과 파멸이 치성(熾盛)할 수도 있습니다. 평화는 나른한 고요가 아닙니다. 정좌하고 있는 스님의 평정도 마비의 퇴락일 수가 있습니다. 평화가 정(靜)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무한한 동(動), 끊임없는 생명의 약동을 포섭하는 정(靜)이겠지요. 그러기 때문에 평화의 직관은 청춘의 비극의 체험이 없이는 달성될 수 없습니다. 평화는 초월입니다. 초월이란 "넘어감"이 아니라 “벗어버림"입니다. 향상(向上)이아닌 향내(向内)의 초월입니다. 그것은 해탈입니다. 이기적 욕망의 버림이 없이 아집(我執)적 인식의 지평의 확대가 없이 평화는 달성될 길이 없습니다.

평화는 부드러움이나 개체적 사랑보다 더 본질적인 영혼의 엘랑비탈, 그것은 개체성을 초월하여 전체로 나아가는 사랑입니다. 평화는 인류 전체에 대한 연민이며 대의(大義)의 우환(憂患)그것은 문명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문명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그것은 끊임없는 자기해탈의 모험의 여정, 그 여정의 종착지입니다. 

모험이 없으면 진리(眞)는 고착적 독선이 되고, 아름다움(美)은 저차원의 완벽에 머물며, 선(善)은 규범윤리의 폭력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평화의 비젼이 없으면 모험 그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제주의 젊음은 비극 속에서 성장하면서 비극의 모든 성과를 수확했습니다. 정의(正義)를 한라산 현무암 굴곡진 아름다움 속에 구현하여 왔습니다. 제주는 창조되지 않았습니다. 제주는 탐라의 민중들이 창조하여 온 것입니다. 제주의 모험은 이여도의 꿈에서 시작하여 청춘의 열정과 비극적 아름다움을 결합시켰습니다. 그 결합의 힘이 바로 삼다삼무의 평화의 감각입니다.

우리의 개체적 인식의 지평의 회전, 역전, 확대가 없이 평화는 달성되지 않습니다. 우리를 지배하는 모든 이데올로기, 편협한 개념적 사유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빨갱이는 설문대 할망이 만든 우주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문명화된 문화의 발전과 유지에 필요한 근원적 요소 속에는 종교적 비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지구상의 모든 하느님들에게 호소합니다. 야훼여, 예수의 하나님 이여, 알라여, 브라만이예 이 땅을 지배하려 하지 말고 자기초월의 예지를 배우소서! 제주도의 대자연에 가득찬 신들의 겸손을 배우소서! 이땅에, 이 인간세에 자기를 버리고 평화를 내리소서, 1947년 3월 1일 제주도민이 외친 호소를 실현하여 주소서! "3.1 혁명정신을 계승하여 외세를 물리치고, 조국의 자주통일을 이루자! 민주국가를 세우자!"

나는 제주도를 사랑합니다 그냥 사랑합니다. 해녀들이 부르는 평화의 노래가 하도 해변을 걷는 나의 뺨을 여전히 스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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