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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대변인과 한겨레의 ‘딜레마’[신문읽기] KBS ‘1박2일’ 연예인 내기 골프 보도처럼 정면돌파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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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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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9  11:15:50
수정 2019.03.29  11: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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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대변인이 부동산투기”-“시세차익 노린 것 아니야”>

오늘(29일) 한겨레 8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이른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논란’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진과 함께 3단 기사로 실렸습니다. 

기사 제목과 크기를 보면 이 문제에 대한 한겨레의 ‘고심과 딜레마’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한겨레 출신’ 청와대 대변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무시할 수도, 그렇다고 다른 언론처럼 ‘집중 포화’를 퍼붓기도 애매한 상황. 저는 오늘 한겨레 지면 배치를 그렇게 해석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김의겸 대변인 논란’ 8면에 3단으로 배치한 한겨레 … 공방으로 보도 

저는 한겨레의 이런 ‘판단과 선택’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부동산 논란’을 어떻게 볼 것인가.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순 있지만 분명한 것은 뉴스가치가 많다는 점입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미 집이 있는데 또 사거나 시세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건물이 재개발지역에 있다는 점은 분명 논란거리입니다. 

투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해당 지역이 이른바 ‘8.2 부동산대책’ 당시 투기과열지구로 분류된 곳이란 점 △그리고 김의겸 대변인이 건물을 매입한 지난해 7월이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던 시점이란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늘(29일) 경향신문이 사설 <청 대변인의 26억 건물 매입, ‘투기 엄단’ 구호가 무색하다>에서 지적한 것처럼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투기 억제에 집중할 때 청와대 대변인은 거액의 빚을 내서 재개발지역 노른자 땅을 산 것”이기 때문입니다. “투기를 했다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요, 투기가 아니라 해도 공직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경향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가 ‘1박2일’ 도박 논란을 보도했을 때처럼 정면돌파 했어야 

오늘(29일) 한겨레는 8면에 관련 기사를 다뤘습니다. 하지만 전형적인 정치공방 위주의 보도였습니다. 사설이나 칼럼은 없었습니다. ‘의혹이 제기됐고, 당사자가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공방이 일고 있다’는 ‘공방 저널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물론 공방으로 다루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대목도 있습니다만 저는 오히려 정면 돌파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한겨레 기사 잠깐 인용합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거액의 대출을 받아 재개발 예정지 건물을 산 것을 둘러싸고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변인은 28일 ‘30년 무주택자로, 실거주 목적’이라고 해명했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일제히 ‘서민은 꿈도 못 꿀 부동산 투기’라고 비판했다 … 여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여권 인사는 ‘집값을 잡으려고 강력한 대출 규제 정책을 펴고 있는데, ‘정부의 얼굴격’인 청와대 대변인이 집과 상가를 사려고 본격적인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거액을 대출받았다는 건 매우 뼈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정준영 파문’이 ‘버닝썬 게이트’로 번지고 있을 때 KBS가 <1박2일> 연예인들의 ‘내기 골프 도박’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언론계 일각에선 ‘내기 골프도박’ 보도가 ‘버닝썬 게이트’ 유착·탈세 의혹 등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런 비판-저도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KBS는 이 사안을 먼저 보도하는 게 온당한 태도라도 봤습니다. 이미 김용민TV <관훈라이트클럽>에서도 언급했지만 ‘다른 언론’을 통해 비판을 받는 것보다 KBS가 먼저 <1박2일> 연예인 골프 논란을 다루며 공론화하는 게 모양새가 좋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보도하는 게 ‘본질을 흐리냐’라는 논란은 제기될 수 있지만 ‘뉴스가치’가 분명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KBS 보도는 적절했다고 봅니다. 당시 KBS는 <뉴스9>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예능국 CP들의 ‘항의’가 있었지만 저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한겨레는 ‘김의겸 대변인 부동산 논란’을 다시 보도해야 한다

KBS <1박2일> ‘내기 골프 논란’과 비교했을 때 한겨레 ‘김의겸 대변인 논란’은 문제가 많습니다. 양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관점이나 시각 또한 무색무취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한겨레 김의겸 ‘기자’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갔을 때 한겨레를 비롯한 언론계에선 김의겸 대변인을 ‘폴리널리스트’라고 비판했습니다. 비판이 나오는 이유와 배경은 충분히 이해했지만 저는 이런 시각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한겨레 지면배치를 보며 ‘그때 그 목소리’는 다 어디로 간 것인가 –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김의겸 대변인을 폴리널리스트’로 규정하는데 동의하지 않았던 저는 ‘김의겸 대변인 부동산 논란’을 비판하고 있는데, 그를 폴리널리스트라고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한겨레는 정작 지면에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한겨레는 ‘김의겸 대변인 부동산 논란’을 다시 보도해야 합니다. 일부 언론처럼 ‘맹공’을 퍼부을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짚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청와대 대변인은 매일 시민 앞에 나와 대통령과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다. 앞으로 김 대변인의 국정 설명을 과연 신뢰하겠는가. 무엇보다 시민이 정부 정책을 어떻게 볼지 걱정이 앞선다. 이러다 국정이 추진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경향신문 사설)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재개발 지역인 '흑석 뉴타운 9구역'에 있는 주택과 상가로 이뤄진 복합건물을 매입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흑석동 김 대변인의 건물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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