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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블랙리스트를 역사의 법정에 세우고 싶었다”[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20] <우리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를 펴낸 심용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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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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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7  14:57:51
수정 2019.03.27  18: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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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시리즈로 사랑을 받는 역사학자인 심용환 작가가 지난 8일 <우리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를 출간했다. 신간 <우리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는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관한 2년여의 진상조사위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감시와 검열은 어떠한 결말을 맞는지, 우리의 처벌은 정당했으며 역사는 오늘의 우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를 2차 세계대전의 전범 도조 히데키와 김기춘의 비교로부터 고찰하는 블랙리스트의 현재사이다.

책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 근처 커피숍에서 심용환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심용환 작가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심용환 작가 <사진=심용환 작가 제공>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 단적인 예가 이명박 보석”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정리한 책 <우리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를 출간하셨잖아요. 소회가 있을 거 같아요.

“작은 일일지 모르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적폐 청산 일환으로 시작된 적폐청산 위원회 백서편찬 위원으로 들어가서 위원들과 이야기 나누고 관련 자료를 책에 다 인용할 수는 없었어요. 왜냐면 기밀문서가 있었거든요. 국가적 범죄를 국가가 어떻게 관리하고 처리해야 하는지 또 법이라는 건 사람을 얼마나 직접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같은 것을 직접 가까이에서 보고 해결하니 새로운 경험이었죠.

책에도 썼지만 제가 현재사를 개척하겠다고 했듯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문제에 보다 가까운 데 서서 빨리빨리 생산되는 사료들을 해독해서 역사책을 쓰는 장르를 개척하는 첫 시도인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보통 역사가라는 건 옛날에 일어난 일을 거리 두고 객관적으로 검토 하는 특징이 있고 저도 선호하지만, 한편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 중 바로 선택해서 그것을 새로운 기억의 장르로 만드는 거도 흥미로운 시도 같아요.” 

- 블랙리스트 조사위원회는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거죠?

“문화 예술인들의 초청이 있었어요, 실제로 적폐와 싸우고 검열과 싸우고 블랙리스트와 싸우겠다고 하면서 공연도 하고 연극인들끼리 따로 모여서 강연회를 열었어요. 왜냐하면 시대에 대한 이슈를 깨달아야 하니까요. 그때 블랙리스트 조사위원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셨던 분 중 한 명인 작가님이 <헌법의 상상력>이라는 책을 읽고 저를 연극인들과 만남에 초청되었어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백서 편찬위원회에 오게 된 거죠,” 

- 위원회 참여하기 전에는 블랙리스트에 대한 생각이 어땠어요?

“블랙리스트는 충격적이었는데 비슷했어요. 무슨 얘기냐면 ‘권력자들이 나쁜 짓 하나보다, 저것들이 국정교과서도 이렇게 했는데 문화예술인도 탄압했나 보다’라고 단순한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시기적으로 블랙리스트 문제가 불거질 때는 전 국정교과서 문제로 한창 싸우고 있을 때기 때문에 관심 가질 여력은 없었죠.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연결되고 문화 예술인이 싸우고 투쟁하는 모습 보면서 의미 있는 작업이란 생각으로 참여하게 된 거였죠.” 

- 백서 편찬하는 데 따로 <우리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 출간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백서는 디테일한 조사보고서고 논문집들이에요. 시민들이 접근하기에 이해를 가지고 하지 않는 한 사건을 디테일하게 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조망하기는 힘들어요. 그리고 백서 편찬은 조사위 권한으로 조사를 진행한 위주로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블랙리스트 사태 전체를 체계적으로 만드는 건 아니죠. 조사 보고서잖아요.

이 책을 따로 쓰게 된 건 이 책을 읽고 블랙리스트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도 하고 이 사건 좀 더 깊게 보고 싶으면 백서를 살펴보면 되잖아요. 왜냐면 우리나라가 백서를 왜 만들어요? 발표하면 사람들이 알고 그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하는 거잖아요. 그러나 우리나라 슬픈 관행은 과거사 진상 조사 위원회가 만들어져서 보고서 내면 다 끝났단 생각에 무관심해져요.

조사 보고서를 내더라도 다른 주제 꽂혀 있을 거라고 예상한 거죠. 그래서 문화예술인들도 보고서 효과를 낼지 고민한 거고 저도 문화 예술인이 1년 3개월 동안 직접 조사위원으로 들어가서 수사권도 못 가진 채 문체부 조사권만으로 한 업적인데 깊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로 나아가고 싶었던 거죠.” 

- 부제가 ‘혐오와 차별, 정의와 기억의 관점에서 다시 쓴 블랙리스트의 역사’던데 무슨 의미인가요?

“말 그대로예요. 책 제목이 ‘우리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잖아요. 블랙리스트 사태뿐만 아니라 적폐 청산이라는 게 많잖아요. 제 고민은 ‘정당한 처벌은 이뤄졌는가. 아니다. 우리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란 걸 줄인 거예요.

단적인 예가 이명박 전 대통령 보석인 거죠. 보도 보면 300일 넘게 교도소 있는 동안 하루 한 번이 넘을 정도로 특별접견 허용했더라고요. 어느 정도 처벌은 있었지만, 대중의 관심은 사라지잖아요. 그럼 다 빠져나가는 거예요. 제가 모 국회의원을 우연히 만나 이 전 대통령 보석으로 나간 것에 대해 얘기하니까 대뜸 하는 얘기는 나가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고 더 무서운 건 증언했던 사람 증언이 막힐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 거처럼 정당한 처벌을 제대로 안 하면 살짝 처벌받고 나와 실제 권력으로 군림하기 때문에 사회가 성장하지 못해요.

   
▲ 휘청거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다스 의혹 항소심 1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의와 기억의 관점’이라는 걸 쓴 이유가 뭐냐면 친일파 처단 제대로 안 됐고 처단 안 된 사람들이 독재정권 부역자가 되었고 그들 후손이 엄청난 부와 권력 누리는 게 사실이잖아요. 그렇다고 죽은 친일파 부관참시할 수도 없고 후손을 연좌제로 잡아넣을 수도 없잖아요. 그렇다면 지금 당면한 문제를 정의라는 관점과 기억이라는 관점으로 정확히 복기해 보자는 거죠. 저는 법관이 아니잖아요. 대신 역사 법정에서 이 사람들을 재판할 수 있는 역사학자적인 권리는 가지고 있잖아요. 기억이란 관점에서 새롭게 블랙리스트를 역사의 재판정에 올려보고 싶었던 거죠.”

   
▲ <우리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 - 혐오와 처벌, 정의와 기억의 관점에서 다시 쓴 블랙리스트의 역사> (위즈덤하우스)

-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는 한 번도 제대로 처벌한 적 없는 거 같아요.

“맞아요. 단 한 번도 없는 게 반민특위도 제대로 처벌 못 했잖아요. 이광수가 끌려갔을 땐 몰라서 그랬다고 변명을 했죠. 그리고 최린은 나와 사죄의 눈물을 흘렸어요. 세 번째 기억하지 못하는 게 이종형이라는 인물이 나와요. 이종형이 나와서 한 말은 빨갱이들이 자기를 친일파로 몰고 있다는 거예요. 반공 극우 궐기 대회까지 했었어요.

얼마 전 <오늘밤 김제동> 출연해서 얘기했지만, 전두환 씨가 잘못하고 백담사로 숨었어요.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볼 때에서 이해 안 된 거예요. 그때 무슨 기사까지 봤냐면 그가 참회의 시간을 보내는 거처럼 승복을 입고 나와요. 지금 생각이 아니라 초등학생 때 뉴스 보고 느꼈어요. 두 번째 법정에 세웠죠. 그러나 법정에 세웠을 때도 검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5.18 처벌에 대한 강력한 요구를 거절했어요. 그때 어떻게 세운 거냐면 김영삼 전 대통령 의지로 세웠어요, 근데 대통령 의지로 세운 거라 대통령이 사면하니 흐지부지됐잖아요. 이런 걸 보면 우리는 정당한 처벌한 적이 없다는 거죠. 지금 전 씨 같은 경우 처벌 수위가 점점 낮아져서 이번에 광주 재판정 간 것도 사자 명예훼손이에요. 국가 내란죄에서 사자 명예훼손으로 내려간 건 그동안 정당한 처벌을 못 하니 기준이 점점 떨어졌다는 거예요.” 

- 왜 우리나라는 그걸 반복할까요?

“뻔한 대답은 첫 단추 잘못 꿰었다 인데 제가 얘기하고 싶은 건 첫 단추 바로 잡을 기회는 이미 놓쳤어요. 그럼 어떻게 하냐면 할 수 있는 것부터 이야기를 잡아나가야 하는데 김기춘, 조윤선 3심 아직 안 끝났어요. 무죄 나올 수 있어요. 조사위원이나 편집 위원이 ‘2년 후 외국으로 떠야지 않냐. 나와서 잡아넣을 거 같다’라는 얘기까지 해요. 농담 같지만 겁나요. 이런 거 보고 있으면 전 거꾸로 가는 거죠. 우리가 얼마 전 있었던 일을 복기해보고 그걸 통해서 최근 처리할 문제를 처리하자는 거죠.

그러나 더 슬픈 사실은 뭔 줄 알아요? 실제 블랙리스트에 관여된 고위 공무원 공소시효 지나서 처벌 못 해요. 제가 기억과 역사의 법정에 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얼마 안 됐고 살인죄 공소시효는 15년인가잖아요. 우린 공소시효 길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러나 공무원법에 보면 공소시효 짧아요. 그래서 역사의 법정에 세우는 거 말고는 처벌 못해요.”

- 서문에 작가님이 세상(?)으로 나오게 된 이야기를 쓰셨잖아요. 잘 나가던 학원 강사였어요. 발단은 국정 교과서 관련 글을 SNS에 올리면서죠. 학원이 하나둘 끊길 때 어떠셨어요?

“동병상련이죠. 왜냐면 제가 뜻하지 않게 국정교과서 때 개인적으로 썼던 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그 대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학원 최종면접에서 갑자기 탈락됐죠. 책에도 썼는데 3년 지나서 아는 선배가 얘기해 주더라고요. 학원 원장이 제 기사 나온 걸 들고 와서 못 받는다고 했대요. 그 후 다니던 학원 다 잘렸어요.” 

- 많이 힘들었을 거 같은데 어떻게 이겨냈어요?

“노력했어요. 1년 정도 힘들었는데 그 찰나에 tvN <어쩌다 어른>에 나가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었죠. 그래서 지금도 듣는 말이 이영광 기자 같은 사람 만나지 말라거나 정치적 발언 하지 말고 SNS 하지 말래요. 예능이나 나가라는 거예요. 그러나 제가 이 일을 포기 못 하는 건 저도 피해자로서 아픔과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전 결과적으로 극적으로 잘된 케이스예요. 하지만 그냥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요. 그래서 허용되는 범위 내에 이 작업 한 거고요.”

- 4장으로 구성되어있어요. 근데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이야기만 도조 히데키, 히틀러, 드레퓌스 사건, 스페인 내전까지 다루고 있다는 게 색달라요.

“저도 놀랐어요. 생각보다 유사사례가 너무 많아요, 예를 들어 2차 세계대전 전범 도조 히데키가 김기춘과 비슷해요. 뭐가 비슷하냐면 이들은 나쁜 짓인 줄 알면서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은 이게 정의롭고 위대한 일이라고 믿어요, 근데 역사학적으로는 나쁜 짓인 거예요. 그럼 관심사가 뭐냐면 어떻게 해서 인간이 잘못된 확신을 가지게 된 거지라는 거에 도달하잖아요. 그건 시간이 걸려요. 김기춘도 유신 때 평검사였잖아요. 유신과 군사정부에서 출세하려고 하면서 인격이 변형됐듯이 일본 전범들도 똑같이 제국주의 문화에 왜곡되고 잘못된 신념을 갖게 돼요.

여기서 흥미로운 건 조윤선으로 상징되는 인물은 유신 때 세대가 아니잖아요. 이 사람들은 출세 앞에서 타협적인 게 있는 거 같아요. 레온 패스팅거의 심리학적 주장을 인용했는데 타당하지 않은 신념 즉 그릇된 걸 알면서도 받아들이면 절대 안 고친대요. 적어도 김기춘 같은 사람은 오래된 신념으로 왜곡되어 돌이킬 수 없다면 조윤선 같은 사람은 개인의 영달 속에서 타협한 것이 아닐까 정도로 추정되거든요.

그런 데에 있어서 히틀러는 블랙리스트 원조세요. 퇴폐 미술관이라고 미술 작품 몇만 점 중에서 몇백 점 빼고 다 퇴폐적이라고 규정하고 당시 세계적인 샤갈이나 달리 같은 작품들하고 정신병자가 그린 그림을 섞어서 보여주며 정신병자가 그린 그림과 뭐가 다르냐고 무시하고 책도 읽을 책과 읽으면 안 될 책을 나눈 거예요, 그래서 안 될 책은 불살랐어요. 이런 식으로 소위 말하는 나치가 유태인만 학살한 게 아닌데 대규모의 문화학살 한 거예요.”

   
▲ 김기춘(왼쪽)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제공=뉴시스>

- 2장에서 맹종하는 공무원들 문제도 언급하셨는데.

“공무원들은 밀어 올리기와 밀어 내리기를 항상 해요. 무슨 얘기냐면 나중에 밝혀져서 나오는 반응이거든요. ‘저는 힘 없는 공무원이고 위에서 시키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라는 건 밀어 올리기죠. 오직 김기춘이나 조윤선만 악이에요. 반대편에서는 고위공무원들의 밀어 내리기로 ‘그렇게까지 디테일하게 진행될 줄은 몰랐습니다. 현장에서 건 제가 자세히 파악 못 했습니다’ 혹은 ‘문화 예술계 동의가 있었으니 된 거 아니냐’라는 식으로 자기 상황에 따라 올리거나 내리기를 계속해요.

그러나 이건 사실 말 안되는 얘기죠. 블랙리스트 실행 사업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는 게 공무원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거고 집행된 걸 다 아는 데 이렇게 변명한다는 거 자체가 동의할 수 없어요. 우리나라에서 시험으로 공무원 뽑은 건 박정희 시대거든요. 그때 공무원 숫자가 비약적으로 늘어나요. 아시다시피 박정희 대통령은 본인이 새마을 운동 같은 걸 하던 사람이잖아요. 그러니 한국의 공무원 문화가 개념적으로는 헌법에 충실해야 하는 데 현실적으로는 공무원 시험에 붙으면 지도자 의지에 충실해야 하는 문화가 너무 오랫동안 되어온 거예요. 막상 실제로 블랙리스트 실행한 것에 대한 죄책감 없는 사람 많아요.” 

“‘팝업시어터 사건’ 충격적…공무원이 자리 차지하고 방해”

- 블랙리스트 조사할 때 가장 충격적인 건 뭐였어요?

“제가 기억하는 것 중 충격적인 건 팝업시어터 사건이에요. 이게 뭐냐면 대학로 극장에서 공연하는데 시어터 극장이라고 때가 되면 테이블 옮기고 음악 켜고 공연하는 거거든요. 정부에선 맘에 안 드는 공연이니까 막으려고 했는데 못 막았어요. 당일 어떻게 했냐면 책임 공무원 와서 자리 차지한 다음 방해해요. 책상 옮겨달라니까 왜 옮기냐고 한다거나 음악 켜니 시끄럽다고 하죠. 커피 그라인드 소리가 계속 나요. 그날 관객으로 온 사람 후기가 SNS에 있는데 원인을 모르는 거죠. 그러나 나중에 조사하다 보니 당일 방해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거죠.”

-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나경원 원내대표 발언이 인상적인 예인데 드레퓌스 사건을 이용했어요. 무슨 얘기냐면 큰불을 끈 후 잔불 끄기로 들어가야 하거든요. 그러나 잔불을 끄려면 잔불 끄는 방법으로 꺼야지 큰불 끄는 방법으로 못 꺼요. 뭔 얘기냐 엄청난 정권의 비리면 6월항쟁이든 촛불 항쟁이든 강력한 민중의 힘으로 끄는 거예요. 그러나 망치로 개구리 못 잡듯이 그다음 단계 사건들은 개별이슈기 때문에 각각의 이슈에 대해선 각각의 전문성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되는 거죠. 저항이 당연히 있을 거예요. 그러나 저항은 혐오적인 말을 쏟아내거나 특정 언론을 활용해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거예요.

대표적인 게 드레퓌스 사건이죠. 유태인이기 때문에 죄라든지 하는 식으로 보는 거만으로도 지치게 하는 거죠. 그렇게 해서 문제를 호도하면서 국민을 지치게 만들어서 피해가려는 시도예요. 무슨 얘기냐면 우리가 겪고 있는 나경원으로 대표되는 자유한국당의 혐오 발언의 정치는 한풀 꺾였기 때문에 나오는 최후의 수단이거든요. 그러나 프랑스는 그걸 극복해요. 어떻게 극복하냐면 결국 시민들이 끝까지 싸워서 드레퓌스 무죄를 인정하고 극우파 도전을 막아내요. 우리식으로 이야기하면 블랙리스트 조사위원회로 끝난 게 아니라 다 재검토하며 사죄받을 사람 사죄받고 처벌할 사람 처벌하고 유사 사건에 대한 제도개선안을 만들어서 문제해결까지 가게 되죠. 단 뭐가 있냐면 프랑스에선 블랑제 사건이라고 마지막으로 극우파가 정권 잡으려고 음모를 펼쳤다가 실패했어요. 우리가 이런 식으로 정신없는 상태에서 ‘나경원 친일파 아니야?’라며 제대로 대응 안 하면 진짜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요. 프랑스는 겪었거든요. 우리도 지켜봐야죠.” 

   
▲ 2018년 5월8일 오전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결과 종합발표에서 김준현 소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민이 할 수 있는 건 부분별 조직화밖에 없어요. 블랙리스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문화 예술계가 연극계를 중심으로 조직화되고 그들이 꾸준히 싸워냈고 그들이 계속 싸웠기 때문에 정부, 여당. 문체부가 지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어요. 이제는 전체를 보면서 한꺼번에 멸망시키자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분야별로 관심사를 나눠서 팩트화된 투쟁의 장르로 진화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 롤모델을 문화 예술계가 잘했거든요. 국정교과서도 마찬가지잖아요. 국정교과서 국가가 싸워줬나요? 아니잖아요. 학부모와 역사 교사들 같은 사람이 싸워서 막아냈듯이 부분별 조직화의 힘이 있어야지만 각각의 잔불 끄기가 가능하죠. 그렇지 않음 뒤통수 맞을 수 있죠.

하나 더 말하고 싶은 게 뭐냐면 스페인 내전 얘기했는데 최근 지만원 망언 때문에 화제가 되긴 했는데 역사기억법이에요, 역사 기억법의 특징이 뭐냐면 특히 스페인 모델이 중요한데 독일은 나치가 패망하고 바로 연합군이 들어와 나치 작살냈잖아요. 그러나 우린 그렇게 못했죠. 스페인도 똑같아요. 프랑크 독재가 30년 갔는데 그가 죽으니 나쁜 짓 한 사람은 다 죽었어요. 그리고 우리나라 자한당처럼 과거 독재정권 때 막강한 세력을 누린 정당이 여전히 있는 거예요, 그러니 스페인의 개혁적인 사람은 나치 처단 못 해요. 스페인이 어떻게 했냐면 2000년대 초반부터 조금씩 바꿔나가는 거죠, 공공장소에서 나치나 프랑크 독재 찬양을 못 하게 한다거나 공공시설에 그런 거 기리는 것 없앤다든지요, 또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시키려고 한다거나 국가 장기적인 예산을 들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 하는 식으로 중심부를 못 파게 하니까 주변부터 해서 성과 얻어냈거든요.

우리나라는 아무나 혐오 발언 할 수 있잖아요. 누구든지 편안하게 전두환 영웅이라고 하고 5.18 망언 할 수 있잖아요. 거꾸로 가는 방법도 필요하죠. 정확하게 역사적으로 입증된 죄악에 대해 혐오 표현 못하고 공공시설에 추도할 수 없고 그런 것에 연루된 사람은 국립묘지에서 퇴출 시키는 작업을 해나가면서 단계 단계 몰아 나가다 보면 어느 시점에선 훨씬 맑은 사회로 나아가겠죠.”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GO발뉴스> 독자들은 지속성이 있는 거 같아요. 특정 이슈를 집요하게 몰고 응원하는 문화가 있는 거 같아서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관심 가져주시고 이게 끝난 문제가 아니라 다시 시작되고 재해석되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내야 하는 문제라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많이 도와주세요.”

이영광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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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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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mbira12@gmail.com 2019-05-28 13:29:24

    혹세무민하는 무리들이 공소시효의 중요사유로 법적안정성을 들고 있지만 죄를 지었으면 죄값을 치르고 편히 살면 되는 것이다. 죄를 지은 놈이 편히 살 자격이 있는가? 피해자는 영원히 고통을 받고 살아가거나 혹은 그 삶조자 살지 못하는데? 공소시효는 반드시 폐기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신고 | 삭제

    • dembira12@gmail.com 2019-05-28 13:20:38

      대한민국의 법은 크게 고쳐야 한다. 가장 먼저 헌법에 반민족범죄.권력의 대국민범죄에 대한 부분을 명시하여 법률로 이에 대해 면죄부를 주지 못하게 해야 한다. 다음으로 수사편의주의의 편법인 공소시효를 대폭 제거해야 한다. 특히 권력에 의한 범죄의 범위를 크게 확대해 이에 대해 영구적인 공소시효를 부여해서 부패한 권력들이 턱없이 면죄부를 받는 경우를 없애야 한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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