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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반도주·도주미수’ 김학의, 해명 대변한 ‘조선·중앙’[하성태의 와이드뷰] ‘김학의·장자연 특검’ 72% 여론이 두 신문을 어떻게 바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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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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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5  11:29:00
수정 2019.03.25  11: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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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 전 차관은 내사를 받고 있는 피내사자 신분이었다. 내사는 수사기관이 한 사람을 범죄 혐의가 있는 피의자로 확정 짓기 전에 사전 조사를 하는 단계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은 검찰 수사를 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실질적인 피의자’라며 ‘이런 사람이 해외로 도주하는 것을 내버려 두자는 것이냐’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사실상의 피의자’로 볼 수 있고 그래서 긴급 출금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법을 자의적으로 적용한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한 변호사는 ‘법에 긴급 출금 대상은 피의자라고 돼 있기 때문에 그대로 지켜야 했다’며 ‘김 전 차관이 출국할 경우 여론이 들끓을 것을 걱정해 무리한 법 적용을 한 것’이라고 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일보>의 25일자 <‘피의자’도 아닌데 긴급 출금.. 불법 논란> 기사의 말미다. 지난 22일 밤 법무부가 인천공항에서 태국으로 출국하려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긴급 출금 금지’ 조치한데 대해 익명의 법조계 의견을 빌어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김 전 차관은 피내사자 신분이었다. 김 전 차관이 6년 만에 언론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낸 지난 22일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강제 수사’, ‘재수사’를 언급한 지 고작 사흘 째 되는 날이었다. 해당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출입국관리법(제4조6)을 들어 긴급 출금 조치 대상이 ‘피의자’로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야반도주’, ‘도주미수’와 같은 표현을 쓴 언론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였다. 이에 대해 25일 <미디어오늘>은 이렇게 짚었다. 

“중앙·세계일보 등도 같은 지적을 실었다. 특히 대검 진상조사단은 강제 수사권이 없어 출금 요청을 할 수 없기에 동부지검에서 파견된 조사단 소속 검사가 편법으로 권한을 행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검 관계자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진상조사단 검사들은 서울동부지검 소속 검사로 겸직 발령돼 있어, 서울동부지검 검사 자격으로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도 ‘피의자는 형사입건된 피의자뿐 아니라 내사사건의 피의자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번 조치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김학의 입장문 단독 보도한 중앙일보  

<조선일보>의 이런 지적은 진상조사단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도 모자라 출국을 시도했던 김 전 차장을 비호하는 것으로 비춰질 구석이 적지 않다. 더 나아가, 25일 <중앙일보>는 김 전 차관의 변명을 충실히 반영하는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학의 “64세에 어딜 가겠나..해외도피 생각 없다”>는 제목이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마치 돌연사 가능성을 주장하며 재판부에 보석을 요구했던 MB의 언론 플레이를 떠올리게 만드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중앙일보>는 “2013년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이후 김 전 차관이 언론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차관 측은 “어리석은 판단에 후회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거듭 사과했다고 한다. 이어 김 전 차관 측은 “64세의 나이에 어디로 도피한다는 말이냐”며 “죽어도 조국에서 죽어 조국에 뼈를 묻을 생각”이라며 도피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또 <중앙일보>는 전날 오후 김 전 차관 측이 <긴급출국금지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A4용지 5장 분량의 입장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이 입장문에서 김 전 차관 측이 “법적으로 하자가 없어 출국이 가능하다고 믿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이 입장문은 아직 여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이 입장문에서 김 전 차관 측이 출국에 관해 “심신이 지쳐있는 상황에서 어리석은 판단을 한 것”, “비행기도 왕복 티켓”, “소지품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받았다”, “짐이 간단한 옷가지 몇 벌 뿐이어서 장기간 도피라는 오해는 풀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22일 밤 인천공항에서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다 법무부 출입국심사대 심사 과정에서 출국을 제지당했다. 이후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가 급히 서면으로 김 전 차관 긴급출국금지를 지시해 김 전 차관은 출국을 하지 못한채 발길을 돌렸다. <이미지 출처=JTBC 영상 캡쳐>

김학의 해명 충실히 반영한 ‘조선’, ‘중앙’ 

사실 이 입장문의 핵심은 김 전 차관 측이 긴급 출금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강조하는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사에서 김 전 차관 측은 “긴급출금 신청권자는 수사기관인데 현재 김 전 차관과 관련해 수사를 하고 있는 기관은 전혀 없다”며 “신청한 자가 수사기관이 아니거나, 수사기관이라 하더라도 김 전 차관을 수사 중인 수사기관이 아니라면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차관 측은 “긴급출금의 대상자는 범죄 ‘피의자’인데 김 전 차관은 현재 진상조사단에서 조사 중일 뿐 어느 수사기관에도 피의자로 입건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김 전 차관에게 해외 도피 의사가 없었고 긴급출국금지 과정 또한 적법성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와 같이 <중앙일보> 역시 법무부의 반론을 실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법무부는 “긴급 출금은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가 개인 자격으로 요청했다”며 “검사 개인도 독립된 수사기관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는 “내사단계에서도 당사자에 대한 출국금지가 가능하다”며 “김 전 차관의 긴급출국금지조치에 대한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22일 밤 <한겨레>의 단독 이후 언론이 따라잡은 김학의 전 차관의 ‘긴급 출국’ 시도는 국민여론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은 것처럼 보인다. 지난 23일 KBS <뉴스9>은 6년 전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성폭행’ 사건 수사에 박근혜 청와대의 외압 지시가 있었다는 당시 경찰 수사 실무 책임자의 증언을 보도했다. 검찰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에 이어 청와대의 외압 의혹까지 등장한 셈이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법 전문가인 김 전 차관이 이렇게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수사 압박과 잇따른 의혹 제기를 의식해 출국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그와는 반대로 김 전 차관의 해명과 그에 대한 법 논리를 지면에 적극 반영했다. 

김 전 차관 사건의 재수사와 특검 도입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여론은 이러한 두 신문의 스탠스를 어떻게 바라볼까. 한편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5일 오후 진상조사단의 중간보고를 받은 뒤, 재수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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