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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는 왜 조선일보 ‘비위 언론인’ 문제에 침묵하나[기자수첩] ‘남의 비위’는 강도 높게 질타하면서 자사·언론계 비위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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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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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8  10:44:51
수정 2019.03.18  10: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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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버닝썬 게이트’ 혹은 ‘승리·정준영 유착 게이트’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요하고 심각한 사안이긴 하지만 언론의 관심이 지나치게 ‘한쪽’으로만 쏠리는 건 아닌지 그래서 주목해야 할 사안들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가 나옵니다. ‘장자연 리스트’ ‘김학의 전 차관 사건’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사건’ 등이 대표적입니다. 

‘깨시민’들의 우려와 문제 제기가 거듭 나와서인지 ‘그나마’ 일부 언론이 지속적으로 ‘이런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라디오 시사프로그램과 고발뉴스 ‘뉴스방’과 같은 유튜브 방송들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비위 언론인’ 문제에 침묵하는 언론계 … 별 문제 아니다? 

그런데 ‘거의’ 언론의 외면을 받고 있는 사안이 있습니다. 이른바 ‘박수환 문자’ 파문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로비스트 박수환 씨를 통해 간부급 기자들이 금품과 향응을 받고 홍보대행사·기업들과 기사를 거래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물의를 빚은 조선일보 ‘비위 언론인’에 대해 언론계가 ‘이상하리만치’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 윤리위원회가 지난 12일 이들 ‘비위 언론인’에 대해 사실상의 면죄부 결정을 내렸는데도 이를 보도하는 곳도, 논평 내는 언론시민단체도 ‘극소수’입니다. 

지난 15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논평을 통해 지적한 것처럼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드러난 조선일보 현직 간부들의 비위는 기업과의 ‘더러운 카르텔’이라고 명명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심각한 수준”임에도 상당수 언론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고발뉴스 등도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보도했지만, 뉴스타파가 입수한 ‘박수환 문자’에 등장하는 언론인 179명 중 조선일보 소속이 무려 35명입니다. 이들 중 8명이 박수환에게 금품 등 각종 편익을 제공받은 사실이 ‘박수환 문자’로 확인됐습니다. 

이뿐인가요? 기사 거래 대가로 홍보대행사 대표로부터 명품이나 전문의약품 등을 건네받고 자녀취업을 청탁한 사실까지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 윤리위원회는 이들 ‘간부급 기자들’에 대해 사실상의 ‘면죄부’ 결정을 내렸습니다. 

만약 ‘언론인’이 아니라 공무원이나 일반 시민이 비슷한 ‘비위 의혹’에 연루됐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리고 해당 기관에서 조선일보 윤리위원회처럼 ‘면죄부 결정’을 내렸다면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들이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요? 난리가 났을 겁니다. 

   
   
   
▲ <이미지출처=뉴스타파>

오늘도 조선일보 지면엔 ‘남의 비위’를 질타하는 기사가 넘친다 

‘비위에 연루된’ 자사 소속 언론인에 대해 ‘면죄부 결정’을 내린 조선일보가 ‘남’에 대해서는 어떤 기준을 적용했을까요. 오늘(18일) 지면만 봐도 ‘얼마나 철저하게 원칙적인 기준’을 적용했는지가 정확히 나옵니다. 제목만 잠깐 살펴보시죠. 

<진영 아내가 10억에 산 용산 땅 재개발… 26억 분양권 받아> (5면)
<한국당 “정부가 임명한 원자력안전위원 2명 결격 사유”> (5면)
<경찰청 총경 ‘승리 클럽’ 뒤봐준 의혹 포착… 대기 발령> (10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측이 ‘용산참사’가 발생한 건물 인근의 땅을 사들여 시가 26억원대 분양권을 배정받은” 것이 문제라면 “로비스트 박수환에게 금품 등 각종 편익을 제공받은 사실이 ‘박수환 문자’로 확인된” 조선일보 소속 기자들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정부가 임명한 원자력안전위원 일부가 원자력이용자단체 연구에 관여해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면 “기사 거래 대가로 홍보대행사 대표로부터 명품이나 전문의약품 등을 건네받고 자녀취업을 청탁한 사실”이 확인된 조선일보 기자도 ‘기자 결격 사유’에 해당합니다. 

“서울 강남 클럽과 유착한 의혹을 받는 경찰청 윤모 총경이 ‘승리 클럽’ 뒤를 봐준 의혹 포착돼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면 “박수환에게 금품 등 각종 편익을 제공받고, 기사 거래 대가로 홍보대행사 대표로부터 명품이나 전문의약품 등을 건네받고 자녀취업을 청탁한” 조선일보 기자 역시 최소한 ‘대기발령 조치’ 정도는 받아야 하는 게 온당합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윤리위원회는 “금번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드러난 일부 조선일보 재직 기자들의 지난 행태는 언론인으로서 준수해야 할 기본적 윤리규범을 위반한 사례라고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금번 사태는 윤리 규범 정비 이전인 2013~2015년에 발생한 일이어서, 이에 대하여 윤리규정을 소급적용하여 어떠한 불이익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언련이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지적했지만 “조선일보 윤리위원회의 논리대로라면 조선일보 기자들은 2017년 12월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전까지 언론인으로서의 윤리를 전혀 알지 못했고, 알 필요도 없었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가는 판단기준입니다. 

진보·보수 언론 구분없이 ‘조선일보 윤리위원회 면죄부 결정’에 침묵 

사실 더 문제가 심각한 건, 조선일보 윤리위원회의 ‘이런 어이없는 결정’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언론이 이 문제를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겁니다. 

뉴스타파와 미디어오늘, 고발뉴스 등 극히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보도 자체가 없습니다. 사실 그 전에 ‘박수환 문자’와 관련한 보도 자체가 적었습니다. 

민언련이 지적했듯이 “언론으로서의 명예와 품격을 아는 언론사의 윤리위원회라면 기사를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는 수단으로 악용한 기자들을 어떻게 처벌할지와 함께 다시는 이런 부끄러운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무엇을 할지 방안과 계획을 제시했어야” 했지만 면죄부를 줬습니다. 

그렇다면 조선일보를 제외한 다른 언론이라도 ‘이 문제의 심각성과 미온적인 조치’를 질타하고 나서야 하는 게 온당한데 일제히 침묵입니다.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행에 대해 ‘폴리널리스트’라며 강도 높게 질타했던 언론이 정작 유력 언론사 기자의 비위 의혹과 미온적 조치에 대해선 침묵입니다. 

검찰·사법부 개혁, 재벌개혁보다 시급한 게 언론개혁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이미지 출처=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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