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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동아가 ‘김학의 사건’을 보도하는 방식[신문읽기] 김학의 전 차관 부인 입장 비중 있게 전한 동아…조선은 여야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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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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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6  10:24:03
수정 2019.03.16  10: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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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여성 제보에 속지 말아달라”… 김학의 부인, 법적대응 방침 밝혀> 

오늘(16일) 동아일보가 4면에서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별장 성접대 의혹’을 재조사 중인 대검찰청 산하 과거사진상조사단의 공개 소환 통보에 불응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사는 ‘단신’ 수준입니다. 김학의 전 차관의 재조사 불응 소식을 간단히 보도한 뒤 동아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합니다. 

“김(학의) 전 차관의 부인은 이날 오전 취재진에게 A4용지 3장 분량의 입장문을 보내 남편의 성접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전 차관의 부인은 ‘마치 진실인 양 포장된 (피해) 여성의 제보 내용에 절대로 속지 말아 달라’면서 ‘변호사를 선임해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전날 KBS는 ‘김 전 차관 부인이 2017년 말 자신을 찾아와 회유를 했다가 이후 메시지로 폭언을 했다’는 피해 여성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학의 사건’ 다루면서 피해자 기자회견은 언급조차 하지 않아 

단신 기사의 절반 이상을 김학의 전 차관 부인 입장에 할애했습니다. 어제(15일) 전국 1033개 시민단체 주최로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조사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는데 동아일보 기사엔 ‘이런 내용’은 없습니다. 

특히 어제(15일) 기자회견에는 ‘김학의 사건’ 피해자도 함께 했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다뤘어야 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피해자는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검찰 과거사위가 꾸려져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했지만, 조사팀은 처음부터 내게 ‘희망을 갖지 말라’고 했다”며 “검찰의 요구대로 진술과 증거를 가져갔지만, 부족하다는 말뿐이었다. 지금도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피해자는 “이제는 살고 싶다. 더 이상 권력의 노리개가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동아일보 기사의 상당 부분은 ‘김학의 전 차관 부인 입장’으로 채워졌습니다. 

‘김학의 사건’ 여야 공방으로 보도한 조선일보 

동아일보 못지않게 ‘이상하게 보도한 곳’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입니다. 오늘(16일) 조선일보는 6면에 관련 기사를 실었는데 제목이 <‘김학의 性접대 의혹’캐는 與, 타깃은 황교안>입니다.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호소와 시민단체 기자회견을 외면한 조선일보가 주목한 곳은 ‘국회’였습니다. 기사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검찰이 재조사하는 ‘김학의 전 법무차관 성 접대 의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 전 차관은 경기고, 사법연수원 1년 선후배 사이’라며 ‘황 대표가 (무혐의 처분에)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와 청와대 민정수석을 했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검찰의 ‘무혐의’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 이에 대해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차관) 검증 결과에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 그래서 임명됐고, 임명된 뒤에 (성 접대) 의혹 제기가 있었다. 그리고 본인이 사퇴했다’며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당시 법무장관으로서 이 사건에 간여한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곽 의원 역시 ‘외압을 행사한 적도, 수사에 관여한 적도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김학의 사건’을 보도했지만 무대를 국회로 옮겨 여야 공방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조선과 동아일보는 모두 시민단체 기자회견을 외면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들이 ‘시민단체 기자회견’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장자연’이라는 이름 때문입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자연 사건’과 ‘김학의 사건’을 “사법 권력과 사회적 위력을 독점한 남성 권력자들에 의해 여성의 인권과 존엄이 유린되고, 그 진상규명조차 수차례 좌절되고 은폐되어 온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부실하고 미흡한 진상조사가 또 다시 반복되어서는 인 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동안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조선·동아일보가 보여온 소극적 태도를 감안하면 이날 기자회견은 외면받을 운명(?)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김학의 사건’이라도 제대로 조명했어야 했는데 이 역시 반쪽자리 기사에 그쳤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성접대 의혹’이 아니라 ‘우리 사회 권력층의 치부’가 드러난 사건

사실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이나 이른바 ‘장자연 사건’을 ‘성접대 의혹’으로만 접근해선 곤란합니다. 두 사건은 우리 사회 권력층의 온갖 치부가 민낯으로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늘자(16일) 한겨레가 사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두 사건엔 ‘조선일보 방 사장’을 비롯해 우리 사회 권력층과 유력 인사들이 많이 연루돼” 있습니다. 단순(?) ‘성접대 사건’이 아니라 ‘사회 권력층의 비위 사건’으로 다뤄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상당수 언론은 여전히 사안 자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성접대 사건’에 초점을 맞춥니다. 당시 검경 수사부실과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언론의 레이더가 작동돼야 하지만 자꾸 엉뚱한 곳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경향신문이 오늘 기사에서 지적했지만 “검경 수사 부실·은폐 의혹을 짚다보면 ‘김학의 윗선’으로의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재수사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순실씨,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관여점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데 대다수 언론은 이런 점은 주목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도 전국단위종합일간지를 비롯해 상당수 언론은 ‘정준영-승리-버닝썬’에만 집중하고 있네요. 씁쓸합니다. 

   
▲ <이미지 출처=MBC 'PD수첩' 화면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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