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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의 도덕 불감증? ‘박수환 문자’ 조선일보는?[신문읽기] 자사 소속 비위 언론인에 면죄부 준 조선일보 그냥 ‘침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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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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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5  09:56:06
수정 2019.03.15  10: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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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이번 스캔들은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방송계 제작 관행과 이를 악용해 자사 연예인의 스캔들을 덮으려는 연예기획사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대표적 사례다.” 

오늘(15일) 조선일보 10면에 실린 <“시청률 오르면” “돈만 되면”… 방송·기획사의 도덕 불감증>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 혹은 ‘승리·장준영 유착의혹’과 관련해 방송사와 기획사를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사실 이번 파문과 관련해 기획사와 방송사 ‘책임론’은 피해갈 수 없습니다. 특히 대형기획사의 경우 초기 의혹이 불거졌을 때 이를 전면 부인하며 강경대응을 예고했지만, 이는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들 역시 초기 의혹을 부인했지만 현재 그룹을 탈퇴하거나 연예활동을 중단한 상황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기획사·방송사 책임론 피해갈 수 없지만 … 조선일보가 ‘비판’할 자격이 있나

그런 점에서 보면 조선일보가 오늘(15일) 보도한 기사는 타당한 지적이 분명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대목은 방송사 입장에서도 뼈아프게 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정준영의 경우 2016년 여자친구와의 몰카 사건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KBS ‘1박2일’에 복귀한 것을 놓고 "공영방송이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많았다 … 예능 프로의 도덕 불감증은 특히 심각하다. 승리의 경우 MBC ‘나 혼자 산다’와 SBS ‘미운 우리 새끼’ 등에 출연해 클럽과 일본 라멘집을 운영하는 자신의 모습을 과시했다. MBC ‘라디오스타’에선 승리가 크리스마스 사교 파티에서 노출 많은 산타 복장을 한 외국인 여성들을 뒤에 세운 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이것이 진정한 셀러브리티 라이프’라고 소개했다.”

어제(14일) 한겨레가 지적했듯이 방송사들 역시 “이미지 포장에만 급급하면서 ‘공범’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방송출연’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다른 곳은 몰라도 방송사들의 도덕불감증(?)을, 조선일보가 근엄하게 질타할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방송사들에 대해 이런 ‘도덕과 윤리기준’을 언급하며 비판하기에는 조선일보의 ‘윤리와 도덕 수준’이 너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은 가수 정준영(왼쪽)과 성 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14일 서울지방경찰청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수환 문자’ 비위 언론인에 사실상 면죄부 준 조선일보의 ‘도덕 불감증’

이미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됐지만, 조선일보는 이른바 ‘박수환 문자’를 통해 자사 소속 간부급 기자들이 금품과 향응을 받고 홍보대행사·기업들과 기사를 거래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물의를 빚었습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박수환 문자’에 등장하는 언론인 179명 중 조선일보 소속이 무려 35명입니다. 이들 중 8명이 박수환에게 금품 등 각종 편익을 제공받은 사실이 이른바 ‘박수환 문자’로 확인됐습니다. 기사 거래 대가로 홍보대행사 대표로부터 명품이나 전문의약품 등을 건네받고 자녀취업을 청탁한 사실까지 알려졌습니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 조선일보 노동조합이 ‘박수환 문자’에 연루된 자사 간부들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징계위원회 개최를 촉구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최근 조선일보 윤리위원회는 이들 ‘간부급 기자들’에 대해 사실상의 ‘면죄부’ 결정을 내렸습니다. 

조선일보 윤리위원회는 지난 12일 입장문을 내어 “본 위원회는 금번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드러난 일부 조선일보 재직 기자들의 지난 행태는 언론인으로서 준수해야 할 기본적 윤리규범을 위반한 사례라고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금번 사태는 윤리 규범 정비 이전인 2013~2015년에 발생한 일이어서, 이에 대하여 윤리규정을 소급적용하여 어떠한 불이익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저런 말을 길게 했지만 한 마디로 요약하면 “문제가 심각하지만 윤리규범 정비 이전에 발생했기 때문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승리·정준영 ‘방송사 책임론’과 조선일보 ‘비위 언론인’ … 누가 더 문제인가

“시청률 지상주의와 도덕 불감증에 걸린” 방송사들을 향해 매서운 질타를 가한 조선일보라면 “언론인으로서 준수해야 할 기본적 윤리규범을 위반한 조선일보 기자들”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게 온당한 태도 아닐까요. 

승리·정준영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며 이미지를 포장한 책임이 있는 방송사들과 조선일보 ‘비위 언론인’의 책임 경중을 가리는 게 사실 바람직해 보이진 않습니다. 둘 다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비위의 정도와 심각성을 구분하자면 조선일보 ‘비위 언론인’이 더 심각합니다. 방송사의 경우 ‘도덕적인 책임’이지만 조선일보는 ‘비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사 기자 ‘비위 언론인’에 대해 면죄부 결정을 내린 조선일보가 ‘시청률’ 운운하며 방송사의 도덕 불감증(?)을 질타합니다. 

오늘 조선일보는 한 시청자가 KBS 게시판에 올린 글을 인용했는데요 “복귀한 정준영에게 ‘고생했다’며 어화둥둥 해주고 낄낄 웃던 남성 출연진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내용입니다. 

이 시청자의 의견을 되돌려 주고 싶습니다. “비위에 연루된 자사 기자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조선일보가 ‘도덕성 운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자사 소속 비위 언론인에 면죄부를 준 조선일보는 그냥 ‘침묵’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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