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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끝까지 추적” 지시…‘위법·불신 자처’ 경찰, 마지막 기회이길승리·정준영·유리홀딩스 대표 경찰 출석, 수사기관의 유착 관계까지 성실히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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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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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4  12:16:29
수정 2019.03.14  14: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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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어차피 본인(정준영 씨)이 시인하니까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데 차라리 000(업체)에서 데이터 확인해 본 바, 기계가 오래되고 노후되고 그래서 ‘데이터 복원 불가’로 확인서 하나 써주면 안 될까 해서요.”

13일 SBS <8뉴스>가 보도한 2016년 정준영 사건 담당 경찰관의 통화 내용이다. 현직 경찰이 포렌식 업체에 구체적으로 증거 인멸을 요구하는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렇게 전 여자친구가 불법 촬영과 관련해 정준영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른바 '황금폰'이라 알려진 정준영의 휴대폰을 경찰이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다는 지적이다. 당시 경찰이 휴대전화가 망가졌다는 정준영 측 진술만 그대로 믿고 중요 증거를 복구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다. 경찰은 당시 휴대폰을 복구하지 않고 그대로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결국 검찰은 무혐의 처리했다. 정준연은 그로부터 4개월 뒤 TV에 복귀했다. 

<8뉴스>는 사건 담당 경찰관에게 “혹시 복원이 어렵다라는, 복원이 불가하다는 확인서를 하나 써 달라 요구한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성동경찰서 경찰은 그런 기억이 없다고 둘러댄다. ‘그때만 제대로 수사했어도’란 탄식과 지탄이 곳곳에서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경찰관은 또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지금 '복원 불가 확인'이라는 말은 용어도 처음 들어보는 말이고, 담당 수사관이 그런 얘기를 해달라고 사설 업체에다 의뢰한다는 건 말도 안 되죠. (그런 거 요구하면 안 되는 거죠?) 안 되죠. 왜냐면 (포렌식이) 진행 중인데(중략). 내가 통화한 건 맞지만 그렇게까지 그 당시에 할 상황이 아닌데, 그렇죠? 내가 상당히 난처한 입장이 된 거죠? 지금 제가.”

방정현 변호사는 왜 경찰을 불신할까 

그럴 이유가 다분해 보였다. 정준영의 휴대폰 대화 자료를 국민권익위에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는 12일 <8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위층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방 변호사는 권력과의 유착관계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제보자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 고위층이 연루된 정황이 뚜렷한데, '압수수색'마저 진위가 의심되는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겠냐는 우려였다.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경제력을 쌓고, 그 경제력이 결국 권력이 되고, 그 권력을 이용해서 많은 악행을 저지르는, 악의 순환 고리가 형성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중략) 다수의 공권력과 어떤 유착관계들이 담겨 있는 자료였고 특히나 경찰과 유착관계가 굉장히 의심됐습니다. 이거를 도저히 경찰에 넘겼을 때 정말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을까”

방 변사는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연이어 출연, 당시 경찰청장 연루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러자 이날 오후 민갑룡 경찰청장이 부랴부랴 기자간담회에 나섰다. 민 경찰청장은 “경찰 고위층까지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려고 간담회를 자청했다”며 “경찰 감사관실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수사하고 범죄 단서가 발견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단죄하겠다”며 수사 의지를 강조했다. 

   
▲ 정준영 카톡 대화 내용을 제보 받아 국가권익위원회에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이미지출처=13일자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방송 화면 캡쳐>

경찰은 정준영 사건은 물론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불법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126명의 인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SBS는 “수사 인력 40명을 동원한 드루킹 대선 댓글 조작 수사와 비교해도 3배 이상 규모의 초대형 수사팀”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정준영 사건 부실수사 의혹을 취재한 SBS 기자는 경찰의 엄정 수사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맞다. 불신을 자처한 것은 경찰 자신들이다.  

“사실 이게 본인들이 증거인멸을 해 달라고 했던 그 업체를 3년이 지나서 지금 오늘(13일) 뒷북 수사를 하면서 압수수색을 하는 거거든요. 상당히 압수수색의 의미가 의문점이 나오는데 실제로 경찰과 이런 유착의 의혹 때문에 신고자 방정현 변호사는 경찰이 아닌 권익위를 찾아갔던 거고, 권익위가 사실 그 모든 원본 자료를 검찰에 넘기고 수사 의뢰를 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 검찰의 수사가 시작이 되면 양상이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있고 정작 수사해야 할 대상은 놔두고 엄한 제보자만 색출하는 게 아니냐 이런 비판이 하루 종일 인터넷에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 근본적 의혹이 이는 상황에서 수사가 어떻게 될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낙연 총리의 지시, 경찰은 마지막 기회로 삼아라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서 터진 마약범죄와 성범죄, 그리고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해 경찰은 끝까지 추적해 정의를 세워야 한다.”

14일 이낙연 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자리에서 발언이다. 이 총리는 “경찰의 유착의혹은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사법처리된 전직 경찰만의 비호로 이처럼 거대한 비리가 계속될 수 있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에 수사결과가 응답해야 한다”며 다시금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도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해 경찰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해 의법처리하라”며 “혹시라도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못한다면, 어떤 사태가 닥쳐올지 비상하게 각오하고 수사에 임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경찰의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승리의 입건과 함께 정준영 사건 역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버닝썬 사건 및 연예인 성폭력 등 현안 관련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MBC의 버닝썬 사건 최초 보도 이후 무려 4개월째다. 그간 경찰 유착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본격적인 수사가 개시된 것은 한참이나 이후다. 더욱이 고위층 연루 의혹까지 터지자 부랴부랴 잰걸음을 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런 정황은 또 있다. 방 변호사가 경찰이 아닌 국민권익위에 신고한 것 역시 경찰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증명하듯, 경찰은 뒤늦게 성동경찰서가 아닌 포렌식 업체를 다시금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제보자 색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 와중에, 권익위는 확보된 자료를 경찰이 아닌 검찰에 넘기고 수사를 의뢰했다. 버닝썬 사건 이후 커져왔던 경찰을 향한 불신이 정준영 사건으로 더 짙어지는 모양새다. 

14일 오전 피의자 정준영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했다. 경찰이 이러한 의혹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정준영과 또 이날 출석 예정인 승리 수사에 있어 경찰 고위관계자를 포함해 수사기관의 유착 관계까지를 성실하게 밝혀내야 한다. 그래야만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국민들의 경찰을 향한 불신도 떨쳐낼 수 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란 심정으로.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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