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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성의 사람] 부걸라재 비둘기-문동환 목사 가시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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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성 작가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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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2  09:05:21
수정 2019.03.12  09: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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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동환 목사가 지난 9일 오후 별세했다. <사진제공=뉴시스>

북간도 향리 명동촌 원이름은 부걸라재 비둘기 바위.
이 밤 흰 새 한 마리 캄캄한 바위를 쪼아 깨고 날아오르겄다. 
어제로, 가장 어제로 돌아가 내일로 가자꾸나. 

숯검댕이가 된 전태일을 만나 세상 구할 지혜를 찾고
기지촌 여성들에게서 평화의 씨앗을 얻던
지지리도 낮은 목자.

시대가 거대한 옥이었을 때
앞장서 열고 들어간 옥문 안에서도 어제를 내일로 살아
날마다 미래이고 해방이던 자유인. 

야밤에 든 도둑에게 
고작 그것만 가지고 가면 어떻게 먹고 살겠느냐고 돈을 쥐어주면서 호통치던 
그 목소리 그대로 아흔아홉 구비, 아흔아홉 하늘. 

때로 경전이 두꺼워지는 날은
구차한 삶이 거룩한 말씀을 앞지를 때뿐이다.
오늘 경전 한 줄이 순한글로 더 굵겄다. 

봄을 기다려 꽃이 피 듯이 떠난 봄 인간.
오늘 한 세기의 생애가 연변 말씨로 더 진하겄다. 
부걸라재 부걸라재 돌이 노래하겄다. 
내일로, 가장 내일로 가서 어제로 돌아가자꾸나. 

*부걸라재鵓鴿磖子: ‘비둘기 바위’라는 뜻. 19세기 말 문씨 집안, 김씨 집안, 윤씨 집안, 남씨 집안들이 모여 '동방(한반도)을 밝히는 곳'으로 만들고자 '명동촌’이라고 이름함.

서해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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