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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운동 100주년,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논란은 왜 주목받나기억해야 할 이름 유관순 열사, 그 반대편에서 친나치 활동까지 했던 안익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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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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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2  11:03:34
수정 2019.02.22  11: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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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화가 모린 개프니 울프슨 씨가 그린 유관순 열사의 모습. 태극기를 품에 안은 유관순 열사가 천국의 문에서 걸어 나오는 듯한 모습이다. <사진 출처=프록시 플레이스 갤러리>

“유관순은 1919년 3월 1일 용감하게 지옥을 향해 행진했습니다. 그의 의지와 용기, 조국에 대한 사랑은 바로 우리 모두가 삶에서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유관순 열사(1902∼1920)를 회화로 표현한 아일랜드계 미국 화가 모린 개프니 울프슨의 소감이 남다르다. 울프슨은 21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개월 동안 당시 사건을 면밀하게 조사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마음에 들어왔는데, 바로 유관순이었다”며 “16세에 옥에 갇혀 멸시와 고문을 당했다는 부분을 읽을 때 내 심장은 두 개로 쪼개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울프슨이 그린 유관순 열사의 그림은 26일(현지 시간)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챗워스 프록시플레이스’ 갤러리에서 열리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전시회’에 소개된다.  ‘잊을 수 없겠지만 용서는 할 수 있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전시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현지 작가 12명의 3·1운동 관련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해외에서도 주목할 만큼 ‘3.1 운동 100주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관련 영화도 곧 개봉한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항거: 유관순 이야기>다. 유관순 열사를 직접 연기한 배우 고아성은 최근 언론 시사회 당시 뜨거운 눈물을 흘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배우 고아성은 최근 유관순 열사에게 직접 쓴 자필 편지를 공개해 공감을 모으기도 했다. 

“3.1 만세운동 100년이 지나 열사님 영화가 나오게 되었어요. 너무 늦었죠. 죄송합니다. 저도 매일 같이 기도하듯 연기에 임했던 것 같아요.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열사님의 음성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은 셀 수 없이 봤지만 서두요. 대사를 한마디, 한마디 내뱉을 때마다 늘 가슴 한 켠이 뜨겁고 죄스러웠습니다.” 

열사를 직접 연기한 1992년생 이 여성 배우가 연신 “죄송합니다”, “죄스럽습니다”를 연발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고아성은 “작년 가을, 서대문형무소에는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라며 “그 모든 분들의 존경과 사랑을 담아 이 영화를 바치고 싶습니다”라고 편지를 맺었다. 

이렇게 ‘3.1 운동 100주년’과 함께 재조명되는 인물이 바로 유관순 열사라면, 그 반대편에서 논란의 주인공이 된 인물도 존재한다. 바로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다. 21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한 <안익태 케이스>의 저자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안익태의 친일은 물론 친나치 행적을 근거로 애국가 교체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포스터

친나치 활동까지 했던 친일파 안익태 

안익태의 친일 전력이 세상에 제대로 드러난 건 지난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등재되면서부터다. 물론 그 전부터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꾸준히 안익태의 친일 전력이 문제시돼왔다. 

1935년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는 이후 자신의 출세욕을 위해 유럽으로 건너가 완전히 변절했고, 일제가 세운 만주국을 위한 ‘만주 환상곡’을 작곡하고 연주했다. 일왕을 찬양하는 ‘에텐라쿠’도 그의 작품이다. 

최근 SBS는 1942년 안익태가 만주국 1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만주국 환상곡’을 연주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프랑스 뉴스는 “베를린에서는 유명한 일본인 지휘자 에키타이 안(안익태의 일본 이름)이 그의 작품 중 한 곡을 직접 지휘 연주합니다. 이 곡은 오늘날 일본 음악에 미친 서양의 영향을 보여줍니다”라고 보도했다고 한다. 

“일본의 유럽 첩보망 독일 총책의 집에 2년 반 가까이 안익태가 기거한 건데, 순수하게 음악만 했다 그런 건 상식적으로, 또 전시에,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요.”

이해영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그의 <안익태 케이스>와 이를 토대로 보도한 SBS 기사를 종합하면, 안익태는 1941년부터 약 2년 간 독일 베를린 내 일본 외교관 ‘에하라 고이치’의 집에 기거했다. 그 외교관이 학자와 예술가 등의 정보원을 관리하는 일본의 고급 첩보원이었고, 독일과 일본의 군사동맹 관계와 이로 인한 문화·정치적 교류를 놓고 봤을 때 안익태 역시 일본과 독일의 제국주의와 나치즘의 홍보에 부역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해영 교수는 또 에하라 고이치가 안익태의 매니저 역할을 했고, 이 활동을 후원한 ‘독일 일본 협회’ 역시 나치 조직이었다는 사실이 최근 발견된 미 정보기관의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고 주장한다. 이 단체가 민간단체로 위장한 나치의 프로파간다 조직이었고, 안익태는 조선인으로서 유일하게 나치 독일의 ‘제국음악원’의 회원이었다고 한다. 

관련 사료를 발굴한 이 교수는 안익태의 이러한 친일·나치 행적의 이유로 출세 지향적인 안익태가 일본인 행세를 하면서 유럽 음악계에서 인정을 받으려 했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심지어 안익태는 자신의 한국환상곡으로 뮤지컬 영화를 만들기 위해 광복 후 이승만 대통령에게 제작비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를 근거로 이 교수는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명제를 제시한다. 

   
   
▲ <사진출처=SBS 화면캡처>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불편한, 불쾌한 감각을 전 국민이 공유하면서 애국가를 계속 불러야 할 것인가. 소수만 알았을 때는 모른 척할 수 있지만, 안익태의 친일 행적이 이렇게 널리 알려졌는데도 계속 모른 척할 수 있는가. 

애국가는 부를 때마다 소속감, 유대, 연대를 느끼고 이를 통해서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인데, 부를 때마다 찝찝하고 불쾌하다면, 단지 불쾌한 감각 이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안익태의 행적이 드러나기 시작한 게 10여 년 전인데 지금까지 정부나 공적 기관에서는 애국가 논란에 대해 사실상 ‘방치’해왔다. 언제까지 이렇게 갈 수 있을 것인가.” (이해영 교수의 sbs 인터뷰 중에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익태의 친일 행적은 엄연한 팩트다. 이 교수는 애국가를 토대로 한 안익태의 교향곡들이 ‘자기 표절’ 혐의가 짙고, 그렇기에 안익태가 일제에 부역했던 곡들의 바탕이 된 곡을 국가로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가 새로운 국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하지만 국민들 생각은 아직 ‘국가 교체’에 이르지는 못한 듯 보인다. 리얼미터는 CBS 의뢰로 지난달 18일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애국가 교체 찬반 여부를 묻는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대한다’는 응답이 58.8%였고, 찬성 응답은 24.4%로 나타났고 지난달 21일 발표했다. 아직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2배 높은 셈이다. 아무래도 실효성이나 그에 따른 물리적·심리적 비용을 염두에 둔 결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최소한 “애국가를 만든 작곡가라면 최소한 애국적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에 동참하듯, ‘3.1 운동 100주년’ 관련 행사에서 애국가를 배제하겠다는 움직임도 여럿 감지된다.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야말로 이 국가 문제를 국민적으로 제고할 최적의 시기가 아닐까. 좀 더 넓고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은 유관순 열사만이 아닌 그 반대편에 섰던 안익태와 같은 인물 역시 포함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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