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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서 △로, 황교안 ‘탄핵 부정’ 말 바꾸기…“코미디가 따로 없다”[하성태의 와이드뷰] ‘이랬다 저랬다’ 말 바꾸며 ‘촛불시민’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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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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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1  11:13:28
수정 2019.02.21  11: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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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지금 인터넷 검색창에서 ‘황교안 안타깝다’를 검색한 뒤 뉴스란 스크롤을 계속 내려 보시길. 그야말로 쉴 새 없이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황교안 전 총리가 언론 인터뷰에서 압도적으로 자주 쓰는 말이 “안타깝다” 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4일 JTBC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는 바로 이 황 전 총리의 “안타깝다”는 말버릇을 다루기도 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안타깝다라는 표현을 상당히 자주 쓰는데요. 어제 당내 5·18 폄훼 논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기자들이 묻자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어쨌거나 언행에 조심해야 된다라고 얘기했고요.

또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묻자 여러 번 과거에 조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이전에도 홍준표 전 대표의 불출마에 대해서도 안타깝다라고 얘기했고요. 홍 전 대표가 제기했던 병역비리 의혹이 있다라고 한 부분에도 안타까운 마음이다라고 해서 상당히 자주 안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 (JTBC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 박성태 기자)

이를 들은 손석희 앵커는 “듣기에 따라서는 그냥 조건반사처럼 안타깝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군요”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이튿날 15일 채널A 역시 <황교안의 화법…기승전 ‘안타깝다’> ‘순간포착’ 코너로 황 전 총리의 화법에 의문을 던졌다. 

“찬성 혹은 반대, 좋거나 싫음을 명확하게 말하는 대신 그저 '안타까움'만 표현하는 화법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옵니다. 일각에선 지지자들을 의식해 정략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결국 취재진에게 좀 더 분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싫은 소리를 듣고만 황교안 후보. 앞으로의 화법은 좀 달라질까요?” 

그리고, 이러한 모호한 화법의 ‘끝판왕’과 같은 발언이 20일 하루 주목을 끌었다. 시각에 따라서는 말 바꾸기로 볼 수도 있는 황 전 총리의 발언은 이날 오후 채널A가 생중계한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왔다. 무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탄핵 부정’ 발언이었기에, “안타깝다”로 끝나기에는 훨씬 심각한 사안이었다.   

황교안의 자기부정, 쏟아진 비난들

이날 토론회에서도 ‘박근혜 탄핵 부정’ 이슈는 첨예한 사안일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황 전 총리는 전날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어쩔 수 없었냐라는 공통질문에 ‘X’라고 답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자신이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시기에 법적, 정치적 절차에서 아무런 하자 없이 진행된 탄핵을 부정하는 듯한 이 발언에 대해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은 표명한 셈이었다. 황 전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절차적 문제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죠.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인 책임을 묻는다고 해서 쉽사리 그렇게 탄핵 결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다분히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과 태극기 부대를 위시한 극우층 표심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비난이 쏟아진 것은 당연지사. 그러자 황 전 총리는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이번엔 ‘X’가 아닌 ‘△’를 선택했다. “안타깝다”식 화법에 걸맞은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황 전 총리는 이렇게 변명했다. 

“그때 OX 문제로 탄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한다, 이렇게 물었어요. 그래서 제가 적정한가, 사실은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다 해서 세모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선택지가 없는 거예요.”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그러자 상대 후보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유일하게 ‘X’를 선택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초지일관 ‘O’를 밀고 있는 김진태 의원 모두 한 목소리로 황 전 총리의 말 바꾸기를 질타하고 나섰다. 경쟁 후보에 대한 비판일 수 있지만, 논리 자체는 틀리지 않는 것들이었다. 

“(법무부가)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서를 보낸 것이 보도도 돼 있고 실제로 확인도 됩니다. 그러면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그때 법무부가 그런 답변서를 보낼 때 말리셨어야죠.”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 전 총리가) 한 토론장에서도 (탄핵이) 부당하다고 가다가 꼭 부당하다고 말한 것은 아닙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냥 ‘탄핵이 부당한 것이냐’에 대한 OX로는 답변을 도저히 하실 수 없는 것입니까?”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이랬다저랬다, 오락가락 황교안의 한계다”

전당대회가 가까워올수록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 끌어안기가 급해진 탓일까. 이날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황 전 총리는 또 다시 “안타까움”을 표했지만 이번엔 좀 더 확실하게 의중을 드러냈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구금돼 있다.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사면에는 법률적 절차들이 필요하지만, 국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사면 결정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사면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김진태 의원과 노선을 같이 한 것이다. 이러한 황 전 총리의 스탠스에 바른미래당은 20일 직격탄을 퍼부었다. 

“헌재 결정은 ‘존중’하지만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황교안 후보가 한 발언이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옳지 못한 것을 옳지 못하다고 말하지 못하면서 당의 대표를 하겠다는 것인가? 이랬다저랬다, 오락가락 황교안의 한계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민주주의 존립 증거’ 그 자체다. ‘헌법 수호 의지가 없는’ 것은 박 전 대통령과 닮은꼴이다. 황 후보는 태극기부대를 끌어 안기위해 탄핵에 대한 분노를 자양분 삼지마라. ‘교안’영색(敎案令色)일 뿐이다.”

김정화 수석대변인이 내놓은 ‘교안’영색(敎案令色)이란 제목의 논평이다. 핵심을 짚은 화끈한 논평이자, ‘교언’을 ‘교안’으로 바꾼 흥미로운 문장이 아닐 수 없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명백한 자기 부정이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러한 황 전 대표의 교언영색, 말 바꾸기에 “안타까움”을 더할 이들이 바로 촛불을 들었던 다수 국민들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당시 총리이자 대통령 권한 대행이었던 이가 불과 2년 만에 입장을 바꾸며 ‘촛불 혁명’, ‘촛불 시민’들을 모독하고 나선 셈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그러한 무책임한 이가 제1야당의 유력한 당 대표 후보다. 심히 안타깝다.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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