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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 이후 가짜뉴스 8배, 조회수 41배 급증[하성태의 와이드뷰] 진원지는 지만원…왜 피해자들이 해명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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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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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0  11:18:40
수정 2019.02.20  11: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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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상 제가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라는 내용이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저는 5.18 유공자가 아니며 명백한 가짜뉴스입니다. 오히려 가슴 아픈 역사에 직접 동참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난 18일, 정치 현안 관련 발언을 자제해왔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 중 일부다. 최근 5.18 유공자 명단과 관련해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가짜뉴스가 나돌자 확산 금지를 위해 직접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대학교 4학년이던 추 전 대표가 느꼈던 살벌한 분위기, 법관이 된 이후 읽었던 황석영 작가의 5.18 르포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읽었던 기억을 떠올린 추 전 대표. "정의롭지 않으면 밝은 미래 또한 없기에 사법부에 몸담고 있으면서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 미력을 다하고자 했다"는 추 전 대표는 이런 문장으로 글을 마쳤다. 

“역사는 아무리 구부리고 비틀어도 결국 정의로운 방향으로 돌아서기 마련입니다. 가짜뉴스로 양심을 팔기 이전에 5.18의 진실에 겸허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가짜뉴스의 피해자 중 한 명인 추 전 대표의 바람과는 달리, 양심을 판 채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세력은 그 목표를 달성고하고 남은 것으로 보인다. ‘5.18 망언’ 직후 관련 가짜뉴스 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고, 조회 수도 급속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5.18 관련 가짜뉴스를 지속적으로 다뤘던 JTBC <뉴스룸> ‘팩트체크’가 19일 다시 이 내용을 다뤘다. 가히 놀랄 만한 수치였다.   

‘5.18 유공자’ 가짜뉴스 확인사살, ‘광주 사는 문재인씨’ 인터뷰한 <뉴스룸> 

“자유한국당에서 5·18 망언이 나온 뒤 유튜브 가짜뉴스가 8배 늘었습니다. JTBC 팩트체크팀이 망언 전 10일과 이후 10일을 조사한 결과, 각각 9건과 73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짜뉴스 조회수도 볼까요? 360만 건이 넘습니다. 41배 급증했습니다. 

이 기간 언론사의 팩트체크는 15건. 양으로만 보면, 가짜가 진짜를 압도한 셈이지요. 정치인이 불붙인 망언 정국, 그 피해는 숫자로 증명됐습니다. 최근 5·18 가짜뉴스는 기존과는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특정 정치인까지 등장시켜서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억지주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9일 <뉴스룸> 팩트체크 중에서)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비극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말 그대로 가짜가 진짜를 압도한 수치다. 수량으로는 8배가 늘었고, 조회 수는 무려 41배가 급증했다니, 실로 아찔한 수준이다. 추미애 전 대표마냥, 가짜를 위해 진짜들이 해명하고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셈이다. 

이렇게 최근 확산된 ‘5.18 유공자’ 가짜뉴스에는 주로 민주당과 진보 정치인들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고, 그 중엔 문재인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가짜뉴스 중 일부는 5·18 기념공원 내 한쪽 벽면에 자리한 유공자 명단 중 ‘문재인’ 이름의 유공자를 지칭하고 있었다. 이를 근거로 문재인 대통령 또한 5.18 유공자라는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고 있었던 것.  

그러자 <뉴스룸>은 실제 “광주광역시 서구에 살고 있는 1939년생 문재인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가짜뉴스에 대한 ‘확인사살’에 나섰다. 안나경 앵커는 “1980년 당시에 부상을 당한 동명이인인 것인데, 당사자에게 이렇게 확인을 했으니까 팩트체크가 단번에 끝나버렸는데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은 이랬다.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80년 5·17 계엄령 위반 혐의를 받아서 구속된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상 심사를 신청하거나 유공자 등록 신청을 한 일은 없습니다. 오늘 청와대 대변인은 ‘5·18 유공자 등록을 신청한 적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고 팩트체크팀에 전했습니다.”  (19일 <뉴스룸> 팩트체크 중에서)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왜 피해자들이 해명해야 하는가 

‘5.18 망언’ 논란 이후에도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해찬이 왜 5.18 유공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된 가짜뉴스가 횡행하자, 19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시 광주가) 고립된 상황 깨기 위해 서울이나 다른 데서 시위했던 그룹이 여럿 있었고, 이들이 나중에 다 광주에 관해 유죄 판결 받고 수형 생활하고 광주 유공자로 분류됐는데 저도 그런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자꾸 한국당 쪽에서 (내가 배상을) 몰래 받은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는데 그렇지 않다”고도 했다. 가짜뉴스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과 김진태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14일 5·18 유공자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설훈 의원과 민병두 의원,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이 ‘망언 3인방’과 지만원씨를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짜뉴스의 주요 진원지는 어디일까.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지만원씨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시스템 클럽’과 이 홈페이지 게시글을 그대로 ‘받아쓰기’하는 극우 매체 <뉴스타운>이 대표적인 5.18 관련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꼽혔다. 이 곳에서 출발한 ‘문자 텍스트’가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 메신저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각기 다른 생각들에 대한 폭넓은 표현의 자유와 관용을 보장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와 관용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거나 침해하는 주장과 행동에까지 허용될 수는 없다.”

가짜뉴스의 주요한 피해자라 할 수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5.18 망언’과 관련해 지시한 내용 중 일부다. 그렇다. 수정 헌법 1조를 강력하게 작동시키는 미국과 같이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할 국민의 기본권이지만, 관용을 넘어선 주장과 행동에는 분명 엄정한 처벌과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5.18 망언과 가짜뉴스들이 바로 그런 예다.  

이를 위해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 15일 온라인에서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허위나 비방, 왜곡 등과 관련한 정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5.18 가짜뉴스 차단법’을 발의했다. 천 의원 측은 “이 법안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 비방, 왜곡, 날조 정보’를 포함, 5.18 관련 가짜뉴스를 불법정보로 규정한 뒤 해당 정보를 삭제, 차단하도록 하는 개정안”이라고 밝혔다.  

개점휴업 중인 국회가 3월 정상화되면, 이 법안부터 본회의를 통과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5.18 망언’ 논란과 가짜뉴스의 횡행으로 인한 국민적 피로감을 어떻게든 덜고,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바로 국회의 할 일 아니겠는가.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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