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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간첩 조작에 보상금 지급한 ‘공범’ 법무부[하성태의 와이드뷰] 문재인정부, 간첩조작 악습과 악행의 연결 고리 확실히 끊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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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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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8  11:39:11
수정 2019.02.08  12: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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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탈북한 화교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가 국정원에 의해 간첩으로 내몰린다. 국정원이 내놓은 명백한 증거는 동생의 증언 ‘자백’이었다. 북쪽 나라의 괴물과 싸워온 전사들, 대한민국 국가권력의 심장부 국정원. 그런데 만약 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영화 <자백>의 소개 중 일부다. MBC 최승호 사장이 <뉴스타파> PD 시절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은 이렇게 국정원이 조작한 간첩 사건의 이면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그 중심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으로 알려진 유우성씨 사건이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지난 2015년 10월 대법원은 유우성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하지만 그를 전후해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최승호 사장은 영화 개봉 당시 영화 주간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국정원의 ‘활약’에 대해 이렇게 지적하기도 했다. 

“내가 말하고자 한 건 단순히 간첩조작사건이 아니라 국정원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생존을 좌우하는 문제라는 거다. 그들이 간첩조작사건을 벌이는 이유는 국민의 정신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내국민에 대한 정치 사찰이나 댓글 조작을 비롯해 자기네가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일종의 ‘조작 면허’를 가진 집단이 국정원이다. 간첩조작사건은 자기네가 필요한 조직임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렇게 국정원이 과거 중앙정보부와 안기부를 거치며 관행처럼 자행해온 간첩 조작 사건들에 과연 법무부는, 검찰은 전혀 가담하지 않았을까. 그랬을 리가. 법무부가 유우성씨 관련 재판 과정에서 거짓 증언에 나선 탈북자들에게 보상금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을 통해서다. 

국정원이 조작한 거짓 ‘간첩’ 증언에 보상금까지 준 법무부 
 
“북한에 탈북자 정보를 넘긴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유우성 씨를 기억하시지요. 당시 검찰은 유 씨를 북한에서 봤다는 등 탈북자들의 진술을 결정적인 증거로 내세웠습니다. 물론 이들의 증언은 재판 과정에서 모두 거짓으로 결론 났고, 유 씨는 2년 만에 간첩 혐의를 벗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거짓 진술을 했던 탈북자들이 법무부로부터 수천만 원의 보상금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7일 JTBC <뉴스룸> 보도 중 일부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탈북자인 김씨는 국정원과 검찰 조사에서 “유우성 아버지로부터 유우성이 보위부 일을 한다고 들었다”고 진술했고,  국정원의 회유와 협박에 못 이겨 재판에까지 출석해 증언에 나섰다. 김씨의 증언은 유우성씨 재판의 핵심 증거였다. <뉴스룸>과 인터뷰한 김씨의 전남편은 김씨가 애초 출석을 거부했지만 돈을 받고 증언에 나섰다고 밝혔다.   

“검찰까지는 일단 나갔어요. 법원에 나가는 걸 꺼렸어요. (증언) 선서하잖아요. 많이 두려워했어요(중략) 몇 시간 있다가 돈이 입금된 거예요. 800만원인가. 그리고 30분 전인지 이후인지 전화가 왔어요. 국정원에서.” (탈북자 김모 씨 전남편 A씨)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당시 김 씨에게 돈을 입금한 곳은 법무부였다. 법무부는 김씨 뿐 아니라 유 씨 사건을 최초 제보한 탈북자단체 대표 김모 씨에게 1600만원, 유 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탈북자들에게 모두 2400만 원, 심지어 유 씨 여동생의 허위 조서를 작성한 국정원 수사관에게도 수백만 원을 지급했다. 법무부가 보낸 돈의 명목은 심지어 ‘국가 보안유공자 상금’이었다.  

“이 상금은 법무부가 검찰국장을 수장으로 하는 심사위원회를 꾸려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당시 심사위는 국정원이 정한 명단과 액수대로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해당 상금은 모두 유 씨에 대한 1심 결론이 나오기도 전인 2013년 6월에 지급됐습니다. 해당 증언들의 신빙성이 검증되기도 전에 포상한 것입니다. 조사단은 조만간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 재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7일 <뉴스룸> 보도 중)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검찰 다음은 국정원이다 

역시나 기반은 ‘국가보안법’이었다. 국가보안법을 토대로 검찰이 포상 신청을 받으면 국정원이 자료를 제출했고, 승인에 가까운 법무부의 심사를 거쳐 보상금이 지급됐다. 현재까지 별다른 무리 없이 운영되고 있는 제도였다. 

“탈북자들에게 제공됐다는 이 국가보안유공자 상금은 국가보안법에 근거해서 제공되는 돈입니다. 검찰이 간첩사건 같은 공안사건을 수사한 뒤에 재판에 넘기면 국정원에 ‘포상할 사람들을 정해서 신청하라’ 이렇게 통보를 하거든요. 

그러면 국정원은 사람 이름과, 해당 사건에 대한 기여도를 판단해서 관련 자료를 법무부에 냅니다. 그러면 법무부는 그 자료로 심사를 해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관련자들에게 지급된 법무부 돈이 확인된 것만 3300만 원에 이르는 것입니다.” (7일 <뉴스룸> 보도 중)

심지어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에는 이 보상금의 상한이 최고 4배로 뛰었다. 2009년 1억 5000만원이던 보상금은 2013년 유우성 사건 당시 4억9000만원으로 늘었다. 2016년에는 줄 수 있는 상금 최고액도 5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4배가 됐다. 간첩 조작 사건의 ‘총알’을 법무부가 알아서 늘려 준 셈이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8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유우성씨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결과 보고를 토대로 검찰총장이 유씨 남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잘못된 검찰권 행사로 인해 억울하게 간첩의 누명을 쓰고 장시간 고통을 겪은 점에 대한 조치였다. 

또 과거사위는 당시 수사·공판 검사가 검사로서의 인권보장 및 객관 의무를 방기했고, 국정원의 인권침해 행위와 증거조작을 방치했으며, 증거조작 가담자들이 기소된 직후 검찰이 이미 기소유예 처분된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유씨를 추가기소한 것은 사실상 ‘보복성’ 기소라고 지적했다. 또 대공수사 과정에서의 증거 검증 방안 강구, 진술 증거 등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 절차 마련, 변호인 조력 등 제도 개선 등도 함께 권고했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에 이은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권고는 환영할 만 하다. 이후 권고 사항을 철저하게 이행하면서 개선의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검찰 다음은 국정원이다. 과거 유신 독재시절부터 자행해온 숱한 간첩사건들에 대한 사과는 둘째치더라도,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자구책을 국민들 앞에서 약속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전근대적인, 조직의 생존 논리만을 위한 간첩사건으로 피해를 입는 국민들이, 재외 동포들이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에서 간첩조작이란 악습과 악행의 연결 고리를 확실히 끊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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