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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펜션사고’ 반성·비판하는 기자가 없다[신문읽기] 세월호 참사 때 반성했던 기자들, 대체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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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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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0  08:41:26
수정 2018.12.20  1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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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강원도 소방본부 소방공무원들이 강릉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사망한 서울 대성고 남학생들 시신을 서울 소재 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하기 위해 강원도 소방본부 제2항공대 헬기로 옮기고 유족들을 탑승시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안전불감 공화국’ 한걸음도 못 나갔다> 

오늘자(20일) 서울신문 1면 제목입니다. 서울신문 기사 첫 단락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교 3학년생 10명이 지난 18일 강원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스러진 사고의 원인이 ‘안전 점검 소홀’로 드러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분노는 치솟았지만, 안전망 구축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온당한 지적입니다. 하지만 ‘미디어전문기자’의 눈으로 보면 ‘세월호 참사 이후’ 변하지 않은 건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신문 기사는 ‘미디어비평’ 관점에서 이렇게 바뀌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강릉 펜션사고’ 무리한 취재 … 왜 반성하거나 비판하는 기자가 없나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이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의 무리한 취재는 계속됐지만, 여전히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모든 기자’가 무리한 취재를 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내용이 언급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기자들의 취재는 도마에 올랐습니다. 관련 기사를 잠깐 언급합니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친구를 잃은 학생들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취재과정에서 신중하게 이 사안을 다뤄주고, 세심하게 피해자와 가족들, 학생들을 배려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때도 그런 경향이 있었다. 피해 유족들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을 참조해서 지나치지 않게 취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2018년 12월19일) 

“강릉 펜션사고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친구를 잃은 학생들에게 ‘친구가 죽었는데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가하면, 학교 근처에서 진을 치며 ‘학생증을 보여달라’는 상식 밖 요구까지 해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기레기 행태’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 ‘취재 중단’을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자는 ‘기자님들 아무리 취재가 중요하다고 해도 학생들 마음 생각 안 하냐’며 ‘그만 붙잡고, 그만 전화해라. 안 그래도 아파하고 힘들어 한다’고 전했다.” (고발뉴스 2018년 12월19일) 

저는 오늘자(20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를 보면서 언론의 ‘자기반성 능력’이 세월호 참사 이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기자들의 무리한 취재를 두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언급이 되고,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지만 이를 보도하는 언론도, 이를 반성하는 언론도 그리고 이를 비판하는 언론도 없습니다. 

‘준엄한 목소리’로 “정부가 최근 가스 안전점검을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이번 강릉 참사의 원인이 된 일산화탄소 점검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부 책임론’ 제기하기 바쁩니다. 물론 정부를 향해 안전대책을 주문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건 언론의 역할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취재행태가 도마에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일언반구’ 없는 언론의 태도 – 이건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반성하는 기자’가 없다면 ‘비판하는 기자’라도 있어야 하는데 ‘취재윤리’ 어긴 것 정도는 이제 뉴스가 안 되는 세상이 됐나 봅니다. 

   
▲ <이미지출처='서울대성고등학교 대신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반성하는 기자’가 없다면 ‘비판하는 기자’라도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서울 대성고 익명 페이지인 ‘대성고 대신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학생들의 글에는 무리한 취재의 당사자로 동아일보, 조선일보, TV조선 등의 기자가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동아와 조선일보 그리고 TV조선 기자에게 자기반성과 사과를 기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언론사 기자들’은 왜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거나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더군요. 앞서 언급한 미디어오늘과 고발뉴스 외에 머니투데이, 데일리안, 이투데이 등이 관련 내용을 보도했지만 이른바 지상파와 종편, 전국단위종합일간지는 일제히 침묵입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제정된 재난보도준칙을 보면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사망자와 부상자 등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사람들의 의견이나 희망사항을 존중하고, 그들의 명예나 사생활, 심리적 안정 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사람들에게 인터뷰를 강요해서는 안 되며 인터뷰에 응한다 할지라도 질문 내용과 질문 방법, 인터뷰 시간 등을 세심하게 배려해 피해자의 심리적 육체적 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많은 기자들이 과거 기억을 잊어버린 것 같아서 환기 차원에서 다시 언급해 드릴까 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에 발행된 2014년 4월23일자 기자협회보를 보면 “그곳에서 우리는 기자라고 말할 수 없었다”(1면) “실종자 가족 절규에 무너지는 가슴…수습도 고참도 눈물”(2면)과 같은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들의 성찰과 반성이 집약돼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 반성했던 기자들은 대체 다 어디로 간 걸까

‘그때 그 기자들’ - 이제는 고참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랬던’ 언론이라면 이번 대성고 학생들의 대한 무리한 취재에 대해서 따끔하게 한마디 해줄 법도 한데 ‘그런 언론인’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지만 ‘자기 허물’에 대해서도 온당한 비판을 해야 ‘비판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법입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 반성했던 기자들은 대체 다 어디로 간 건가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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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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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원 2018-12-20 09:44:26

    기사 잘 봤습니다.신고 | 삭제

    • 박영주 2018-12-20 09:16:57

      강릉 펜션사고 뿐만아니라 언론은 어떻게든 정부탓만 하기에 바쁩니다. 잘해도 정부탓, 못해도 정부탓, 안해도 정부탓.언론의 기사를 읽다보면 우리나라는 정말 망해가는 나라이지요.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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