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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이윤상 KBS 성평등센터장 “젠더 갈등 안타깝고 답답하다”[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77] 이윤상 KBS 성평등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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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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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3  15:33:43
수정 2018.11.23  18: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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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KBS는 성평등 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이날 오후 2시 KBS 본관 2층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이윤상 센터장을 비롯해 KBS 양승동 사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백미순 대표, KBS 박옥희 이사 등을 비롯해 KBS 역대 여성협회장, KBS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성평등 센터는 전반적인 성평등 의식이나 KBS 내의 조직적인 관행 같은 것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직원이 KBS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게 부당하고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는지 그런 걸 개선하려면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개소식 후 1주일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안에 있는 성평등 센터에서 이윤상 센터장을 만나 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이윤상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이윤상 KBS 성평등 센터장 <사진=이영광 기자>

“뉴스 앵커, MC, 간부 등 여성 비율 떨어져…KBS 임원회의 여성1명”

- KBS 성평등 센터를 개소한 지 일주일이 지났어요. 지난 일주일 어떻게 보내셨어요?

“개소식과 별도로 저희는 일상 업무가 있고요. 저희는 새롭게 만들어진 조직이라 업무 규정도 제정하고, 성희롱 예방 지침도 보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연말이라 내년 사업 계획도 세우고 상담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요.” 

- 새로 생긴 거라 업무 규정도 다 해야 하는 데 준비 얼마나 됐나요?

“저희 직제 규정에 따르면 저희가 하는 일이 KBS 내의 성평등한 조직 문화를 구현하는 것이고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문제가 생기면 거기에 대해 대응하고 처리하는 거도 있고 성평등 위원회를 운영하는 거도 포함되어 있고요. 성평등한 조직 문화를 구현한다는 거 자체가 굉장히 폭넓고 추상적인 일이잖아요. 저희 센터에서 내년에 전반적인 성평등 의식이나 KBS 내의 조직적인 관행 같은 것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하려고 해요. 실태조사를 통해 직원이 KBS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게 부당하고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는지 그런 걸 개선하려면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를 파악하려고 하고요.

내년 실태 조사에 중요한 건 여기에서 일하는 정규직만 포함된 것이 아니라 방송사는 프리랜서 작가라든지 계약직이라든지 직종도 다양하고 고용 형태도 다양하잖아요. 이런 분들을 다 아울러서 직종별로 어떤 차별 문제가 있는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엔 어떤 차별이 있는지 이런 걸 개선하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 이런 걸 찾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직장 내 성희롱, 성차별 사건이 발생하면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투명하고 꼼꼼한 절차 물론 전반적인 절차는 있습니다만 더 세심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걸 보완해서 완비해야 할 거 같고 굉장히 중요한 게 KBS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유통시키는 일을 하잖아요. 구성원들 젠더 감수성이 높아져야만 차별적이지 않고 평등한 콘센트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들 젠더 감수성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저희가 준비하려고 합니다.” 

- 개소식 10월에 하는 거로 알았는데 11월에 했어요. 연기된 건가요?

“그런 건 아닙니다. 제가 10월 1일 임용됐어요. 준비하는 데 시간도 걸리고 처음 오니 직원 발령도 안 났고 이 공간도 리모델링 공사한 거예요. 사무실이 아니었거든요. 공간, 인력 등을 준비하고 시간이 필요해서 11월에 날짜를 잡게 된 겁니다.” 

- KBS 성평등 센터장 임명 9월 말에 되셨잖아요. 처음 제안이 왔을 때 어떠셨어요?

“제안이 온 게 아니고 8월에 KBS 성평등 센터장 모집 공고가 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자발적으로 지원했어요. 이게 사실 언론사로서도 공공 기관으로서도 성평등 센터 만드는 게 처음이잖아요. KBS가 우리 사회에서 갖는 비중이 굉장히 크잖아요. 국민 중 KBS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KBS에서 이런 걸 시도했다는 자체가 고무적이고 이게 잘 돼야 좋은 모델이 되어 다른 데에서도 ‘아 이걸 하면 좋구나 우리 회사도 해야겠구나’란 생각을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이게 잘돼야 할 테라는 생각과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죠. 제가 과거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도 오래 일했고 서울시에서도 새로운 제도를 만든 거거든요. 그런 경험이 있으니 제가 그런 경험치를 가지고 KBS에서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응시하게 됐죠.” 

- 외부인이신데 KBS 왔을 때 어떤 게 느껴지셨어요?

“여기 오니까 저처럼 개방형으로 오신 분이 많은 조직은 아니더라고요, KBS 안에는 ‘우린 KBS인이다’라는 소속감이나 일체감이 강하다는 걸 느꼈고요. 여기는 직종이 다양하잖아요. 그런데 각자 성격이 강한 직종이에요. 거대한 조직 안에 다양한 조직이 있고 다양한 그룹은 일하는 방식이나 스타일도 다르고 일하는 시간도 다른 등 여러 가지 차이나 이런 게 있어요, 어떤 점에서는 차이 때문에 벽이 느껴질 수 있을 거 같지만 어떤 점에서는 그런 차이 때문에 더 다양성을 인정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을 거 같거든요. 어쨌든 이 공간이 가지는 특징을 잘 반영해서 좋은 모델을 만들어내면 좋겠어요. 어쨌든, 저에게는 새로운 조직이에요.” 

- 오기 전 KBS에 대한 생각은 어떠셨어요?

“깊은 생각은 없었어요. 방송사 중 하나고 공영방송이니까 사회적 책임감이 무겁고 그렇기 때문에 보도도 공정하게 해야 하고 일반 시청자가 가지는 생각을 했는데 여기 와서 두 달도 안 됐지만, KBS가 가지는 무게나 비중이 크다는 걸 깨닫고 있어요.” 

   
▲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언론사 최초 성평등 전담 상설 기구로 설치되는 'KBS 성평등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성평등 센터 시설을 둘러보며 양승동 KBS 사장, 이윤상 성평등센터장과 함께 성평등 문화 확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뉴시스>

- KBS가 방송사 최초로 성평등 센터를 개소한 거잖아요. 그래서 부담도 클 것 같아요.

“진짜 크죠. 저는 이게 언론사로서 최초 시도고 이게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안팎으로 많은 기관을 제가 하게 된 것은 저에게 너무나 영광스럽고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거운 데 저에게 주어진 기회라고 생각하고 저는 일단 이걸 잘해야겠다는 쪽에 무게를 두려고 합니다.” 

- 성평등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그렇게 해야만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신뢰를 가지고 일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조직의 업무 성과나 능률도 늘어나는 거죠. 제가 보기에 KBS는 국민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곳이란 점에서도 더 좋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필요조건이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콘텐츠 만드는 데 성평등이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고 보세요?

“그런 걸 양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어제(19일) KBS 사장 인사청문회가 있었어요. 거기에서 메인 뉴스 남성 앵커는 50대 여성 앵커는 30대 남성은 주요뉴스하고 여성은 부차적인 뉴스 하는 데에 굉장히 지적하며 KBS가 새로운 모델을 보여달라고 요구가 많았어요. 그런 것들이 다 이걸 만드는 제작자들이 ‘이런 건 문제고 잘못된 메시지를 내볼 수 있겠네’라고 생각하면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사실 오래 되어온 관행이 반복되며 수정되지 못한 면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원칙,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만드는 사람 감수성이 가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 현재 방송계 성 불평등 문제 관련해서 파악된 게 있나요?

“이걸 제가 파악한 건 아니고 저도 여기서 일을 시작하며 모니터 결과라든지 보면 앞서 말씀드린 뉴스 앵커의 문제라든지 MC 비율 문제라든지 오락프로에서도 남녀 출연 비율 등 굉장히 많이 얘기되고 있고요. 그 이면에 무엇이 있느냐면 방송사 중요한 의사결정 하는 자리에 여성의 수가 적다는 거죠. 여성의 입사비율은 많지만 간부 비율은 떨어져요. 겉으로 나타나는 미디어의 재현 뒤에는 그런 구조가 있다는 걸 많은 사람이 지적해요. KBS에도 임원 회의하면 여성은 한 명이에요. 굉장히 숫자가 적죠. 이런 게 통합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성폭력 문제도 여기(성평등 센터)에서 다루나요?

“물론입니다. KBS 내의 성희롱 성폭력 문제는 신고하면 저희가 접수하고요. 조사 결과 성희롱 성폭력이 맞다면 징계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징계 위원회 회부되도록 하고요. 그런 문제를 다루는 건 저희 센터 중요한 기능 중 하나죠.”

- 성평등 센터가 징계 요구하면 구속력이 있나요?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은 징계를 하도록 사규에 정해져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회부되어야 하고요. 그러나 징계 결과를 성평등 센터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 지난 13일 열린 개소식에서 센터장님은 “피해자 보호, 피해자 2차 피해 예방, 공정한 처리, 피해자는 제대로 신고할 수 있고 가해자는 자기 행동에 책임지는 원칙이 자리 잡도록 할 것”이라고 하셨어요. 이를 위해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이건 저희 센터가 하는 일중 너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방금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희에게 신고 접수가 되면 지금 저희 조사 전문가를 채용중인데 (채용되면) 바로 조사가 들어가고 저희 조사과정에 2차 피해 예방을 위해서 비밀 보장 같은 걸 원칙으로 삼아요. 이게 반드시 징계위에 회부되어 가해자는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절차에 성평등 센터가 규정이나 행동원칙으로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건 저희가 사건을 하나둘 처리하면서 그런 사례가 쌓이고 조직 내에서 ‘저기 가면 일이 제대로 처리되는구나’라고 신뢰를 받으며 그런 문화를 구현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젠더 갈등, 성숙하지 못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 최근 우리 사회에 여성 혐오나 남성 혐오로 젠더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일단 너무 답답해요. 제가 깊은 분석을 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지금은 자기 안에 있는 분노 같은 걸 상대방에 투영하고 밖으로 공격하는 방식이 유통되고 있지 않나라는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여혐 문제는 이렇게 봐요. 올해 미투운동이 크게 영향을 받았는데 사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성폭력 피해당했다는 걸 올해 처음 이야기한 건 아니에요. 과거부터 많이 해왔지만, 사람들은 많이 귀 기울여 듣지 않았고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문화가 오랫동안 있다가 그게 조금씩 쌓이고 사회도 바뀌면서 폭발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미투 운동이 일어난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갑작스럽다고 느끼고 그것에 대하여 공격적인 방식으로 반격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자신 경험에 대해 제대로 소통하고 소통의 양이 늘어나다 보면 이런 문제도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지금의 상황은 많이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22일 검찰 내 성폭력 수사무마 의혹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뭐가 가장 안타깝고 답답합니까?

“예컨대 오랫동안 여성이 말하지 못한 힘든 시간이 있었잖아요. 그런 거에 대해 좀 더 귀를 기울이면 좋겠어요. 그러나 성숙하지 못한 방식으로 일부가 대응하는 것이 무척 안타깝고 유감스럽지요.” 

- 대부분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건데 반대 경우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 엉덩이를 툭툭 치고 장난이라고 넘어가는 거도 있어요. 남성도 수치심에 말 못 하는 경우도 있어요.

“성희롱이 물론 수적으로 여성 피해자가 다수지만 권력 관계 안에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 상사에 의한 남성 부하직원 또는 나이 많은 여성 직원과 나이 어린 남성 직원 사이 피해가 발생하고 그런 것도 당연히 성평등 센터에서 신고받고 처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성이기 때문에 신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여성이 신고하기 어려운 것과 약간 다른 성격의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그런 사건도 지나치지 않고 잘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거도 중요할 거 같고 사실 성희롱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되어 있잖아요. 그런 교육 안에서 사실 이건 남성 여성 문제가 아니라 힘을 가진 자들이 하는 부당한 방식이고 그렇기 때문에 높은 지위에 갈수록 이런 것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는 걸 강조하는 교육이 되어야 할 거 같아요.” 

- 성희롱 예방 교육을 언급하셨는데 형식적으로 하는 면도 있지 않나요?

“의무 교육이 되다 보니 하기는 해야 하는데 일상 업무가 바빠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면도 있고 교육 내용도 천편일률적이다 보니 교육받는 사람들이 공감을 못 하는 문제도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KBS에서 하는 성평등 교육이라면 KBS의 필요에 맞도록 해야 하는 면이 있고 ‘성희롱은 뭐고 하면 안 된다’만 가르칠 게 아니고 예를 들어 높은 직급에 있는 사람에게 ‘당신이 속한 부서에서 성희롱 사건이 일어났을 때 당신은 관리자로서 어떻게 대응 해야 하고 어떻게 조치하고 어떻게 피해자 보호를 해야 하는지’ 등을 상세히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뭔가요?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우리 사회에서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게 잘 돼야 다른 데에서도 할 거 아니에요. 저는 이게 좋은 모델이 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계획입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일단 KBS가 시도한 시도에 대해서 관심 가져 주시고요. 독자들이 각자 처한 직장이 있잖아요. 거기서도 KBS 같은 모델을 구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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