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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여 ‘자기 객관화’ 위해 일기를 써라”[go발 책터뷰] <밥보다 일기> 출간한 서민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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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연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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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9  14:35:44
수정 2018.11.19  15: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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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가 일기 쓰기의 기적을 알려주는 책을 안고 돌아왔다. 신간의 제목은 <밥보다 일기, 서민 교수의 매일 30분 글 쓰는 힘>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특유의 반어법과 사이다 발언으로 국민들의 막힌 속을 풀어준 서민 교수는 유머러스함과 특유의 촌철살인으로 독자를 휘어잡은 글쟁이다. 

서민 교수는 책에서 일기 쓰기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일기 쓰기는 ‘자기 객관화의 힘’을 길러준다고 역설했다. 서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 정치판에서 자기 객관화의 힘이 필요하다며 정작 일기 쓰기를 당장 해야 할 사람들은 정치인들이라고 말했다. 

반성 없는 SNS 보다 일기 쓰기를 강조하며 당장 실천해야 할 정치인으로는 홍준표, 손학규 대표를 뽑았다. 또 배우 김부선 씨에 대해서도 일기를 당장 써야 한다고 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하는 서 교수를 만나 글쓰기 요령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아쉬운 점, 한국 정치 문제점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15일 서울 합정에 위치한 북카페에서 진행됐다. 

   
▲ 서민 교수가 자신의 신간 <밥보다 일기>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박효연 기자>

# 삼시세끼 보다 ‘일기’

Q 신간 <밥보다 일기>을 출간했어요. 몇 해 전 글쓰기 책도 출간하셨는데 ‘일기’라고 하는 소재로 책을 쓴 게 좀 특별한 것 같아요. 책을 간략히 소개해주신다면.

출판사가 쓰자고 해서 쓴 거예요. (웃음) 농담이고요. 몇 해 전 나왔던 <서민적 글쓰기>라는 책이 왜 써야 되는지 동기 부여를 해주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실천편이라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쓰면 된다라고 친절하게 예시를 들어가면서 해주는 그런 책이죠. 

사람들이 보통 일기 쓰기를 어려워하는데 예시 같은 걸 참고해서 일기 별거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사실 글쓰기 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유가 사람들이 마법을 바라죠. 예를 들어 우리가 비타민 먹고 건강식품 많이 챙겨먹는 사람들 특징이 평소 건강할 만한 짓을 하나도 안 해요. 술 먹고 운동 하나도 안 하면서 단지 약 하나 먹고 내가 건강해질 것이다, 그러거든요. 그런데 사실 건강은 그렇게 되는 게 아니잖아요. 생활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글쓰기도 마찬가지에요. 사람들이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가 직장 가보니까 되게 중요하다 생각한 거죠. 그리고 글쓰기 책을 사는데 글쓰기 책 한권으로 이렇게 해결되는 그런 마법은 없습니다. 매일 조금씩 써야 되는 거를 머릿속으론 다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글쓰기 책이 나오면 솔깃한 거예요. 이것만 읽으면 다 될 것 같은. 도움이 아주 안 되지는 않지만 크게 도움 되는 건 아니라고 봐요. 거기에 이 책도 자유롭지 않고요. 어쨌든 자기가 매일 쓰게끔 의지를 가져라, 마음을 먹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써라, 글쓰기의 노하우를 알려준 책이죠. 

Q 왜 ‘밥보다 일기’죠?

일기는 모든 글에 가장 기본이 돼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기쓰기를 싫어하는 이유는 트라우마가 생겨서거든요. 일기 숙제 때문에요. 트라우마가 생긴 이유는 일기를 왜 써야 하는지 모르면서 썼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이런 주장을 합니다. 초등 저학년 2년 정도는 일기를 쓰지 말라고 해야 돼요. 일주일에 한 시간 씩이라도 일기를 왜 써야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거죠. 그렇게 2년쯤 지나면 아이들이 이럴 거라고. ‘선생님, 일기 쓰고 싶어 죽겠어요. 일기 언제쯤 쓸 수 있을까요?’ 그러면서 아이들이 3학년이 되면 맹렬히 쓸 거란 말이죠. (웃음) 이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거죠. 직장인도 마찬가지에요. ‘밥보다 일기’라는 제목을 제가 지었는데 사람들이 시간 없다고 일기를 안 쓰는데 너희들 그래도 밥은 먹지 않냐, 일기가 밥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데 차라리 굶고 써라, 물론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밥에 준하는 가치 정도를 가지고 일기를 쓴다면 너희들은 글을 잘 쓰게 될 것이다.  

   
▲ <밥보다 일기_서민 교수의 매일 30분, 글 쓰는 힘> (책밥상/서민)

Q 많은 사람들이 SNS를 사용하고 있어요. SNS도 글쓰기인데, 일기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SNS는 기본적으로 그냥 자기 허세예요. 예를 들어 나 오늘 여기 지금 스테이크 먹는다라고 얘기하는 거거든요. 당장에는 와 부럽다라고 좋아요 누르고 댓글이 달리겠죠. 정작 1년이 지난 뒤에 그 글을 보면, 다시 찾아볼 일도 없지만, 혹시 그걸 보고 있으면 내가 이때 스테이크를 먹었지라고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낄까요? 자기 자신도 그렇지만 남들도 마찬가지거든요. 큰 의미 없이 누른 좋아요를 자부심이나 자부심의 근간으로 삼으려고 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예요. 

중요한 것은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자기 능력을 키워나가면 되는 건데 SNS는 타인의 칭찬을 받아서 나의 자부심을 유지하겠다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실제 자기보다 자신을 되게 부풀리게 마련입니다. 남의 차 앞에서 찍으면서 ‘나의 애마’라든지 하는 거죠. 그런데 일기는 그렇지 않아요. 자기반성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누가 본다는 전제가 없죠. 나만 보니까. 그러니 나에게 솔직하게 쓰게 되어 있죠. 그게 SNS와 일기의 차이점입니다.

Q 최근 대필 반성문 논란이 됐어요. 중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반성문을 써서 형이 감형됐다, 심지어 반성문을 대필해주는 업체까지 속속 생기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반성문이란 것 자체를 안 믿어요. 반성문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쓰잖아요. 반성문 자체를 쓰는 게 말이 안돼요. 반성문을 쓰는 사람은 실제 잘못했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억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항소하는 애들이 무슨 반성을 해서 반성문을 쓰겠어요? 항소라는 건 형량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거거든요. 진짜 반성하면 가만히 있어야죠. 이 반성문이 참작되는 게 말이 안 됩니다. 

진짜 반성은 반성문에서 하는 게 아니라 평소 글에서 드러나야죠. 자기 한 짓을 적어보면 내가 너무 했나 생각이 들고 그러다 나중에 진정한 반성을 하고 나는 진짜 감옥에서 썩겠다. 이렇게 해달라고 오히려 무기로 때려 달라고. 이런 게 진짜 반성이죠. 이영학 형량에 대해 국민들 중 동의하는 사람 누가 있겠어요. 이런 사람이 억울하다고 항소하면서 반성문을 제출하는 건 말이 안 되죠. 그리고 반성문 쓰기는 글쓰기 실력 향상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Q 기록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언급했어요. ‘기록은 인간의 본능이다’라고도 했는데.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조선왕조실록도 왕이 고쳐달라고 해도 안 고쳐줬잖아요. 그렇게 누군가 내 삶을 기록한다 그러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행동을 조심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걸 자신의 기록한다 그래도 마찬가지죠. 자기의 일기를 매일 쓰는데 항상 보면 쓰레기짓만 하고 다니는데 얼마나 한심하겠어요.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될까, 어쨌든 일기를 매일 쓰는 사람은 행동이 바뀐다고 봐요. 

검찰개혁에 관련해서 검찰총장이 이런 말을 했어요. 수사에 관련된 모든 상황을 다 적자, 저는 그게 되게 합리적인 거라고 생각했어요. 검찰개혁이라는게 잘 생각해보면 몰랐던 부분이 있더라고요. 사법부 독립은 판사의 독립이고 검찰은 행정부에 속하잖아요. 대통령의 업무를 뒷받침하는 게 검찰이고 그래서 대통령으로부터 독립하는 건 말이 안 되더라고요. 그 대신 공정하게 해야 되기 때문에 뭐 청탁받고 이러는 게 없도록 모든 수사와 관련된 모든 자료, 누가 전화를 했다 여기서 이런 말을 했다 이런 것까지 다 적어놓으면 후세 사람들이 이걸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거죠. 그때 올바른 판단을 했나 안했나. 그렇게 적는 것만으로 검찰이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더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다는 거죠. 아무리 대통령이 시키더라도 이건 정말 아니라고 했던 게 기록에 나온다면 이명박 다스 수사 같은 경우 흐지부지 된 것도 관련된 기록이 없고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록은 중요한 거예요. 

   
▲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능숙하게 포즈를 취하는 서민 교수. <사진=박효연 기자>


# 주변에 널린 게 쓸 것들.. 독서 통해 지식 넓히자

Q 대부분 글쓰기를 두려워해요. 첫 관문인 무엇을 쓸 것인가부터 고민하게 되는데 소재 찾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어젯밤에 이국종 교수가 쓴 책의 리뷰를 썼어요. 처음에 그래도 이국종 교수가 나보다 글은 못 쓰겠지 하고 읽었어요. 왜냐면 이국종 교수 같은 사람이 예수 같은 삶을 사는데 글까지 나보다 잘 쓰면 내가 뭐가 됩니까. (웃음) 서문 보니까 자기는 글 못쓴다고 써 있더라고. 그럼 그렇지 그래 이거 하나는 내가 이기겠다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글을 너무 잘 쓰는 거야. 그래서 내가 이 사람보다 나은 게 뭐가 있나 찾다가 그걸 봤죠. 이 사람이 LG팬이더라고. 나는 두산 팬이거든. LG팬이면 늘 괴로워야 되잖아요. 항상 패배에 몸부림쳐야 하는데. 올해 두산이 LG한테 15승 1패 했거든요. 그거 하나 내가 이긴 거죠. (웃음) 그 이야기를 가지고 글을 썼어요.
소재 찾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좀 다르게 생각하는 거죠. 제가 주문한 카페라떼와 비만의 관계라든지, 오랜만에 온 홍대거리라든지. 콩나물 파는 할머니가 있으면 콩나물에 얽힌 추억이라던지. 어릴 때 키가 크려고 콩나물을 많이 먹었지만 개뻥이었다. 쓸 게 무궁무진하죠. 스마트폰만 보니 소재가 없는 거예요. 주변에 널린 게 소재인데 말이죠. 

모든 글이 다 그렇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쓰려고 하지 말고 그걸 토대로 자기 과거 경험을 불러내야 하거든요. 초등학생들이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거예요. 그래서 중요한 게 독서죠.

Q 독서 이야기가 나왔으니 질문 드릴게요. 지금 책 읽기 딱 좋은 계절인데 사람들이 책 읽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또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씀 하신다면요?

책 안 읽는 사람들 주로 말 하는 것 중 하나가 시간이 없다 인데, 밥은 먹잖아요. 그리고 책읽기를 방해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대표적인 게 스마트폰이죠. 사실 저 역시 책읽기 싫을 때 스마트폰만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이게 꼭 나쁘지는 않아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거든요. 최근에 제가 가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는데 그곳을 보고 생각을 좀 바뀌게 된 것들이 있어요. 최근 이슈인 최저임금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최저임금을 무조건 올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그렇지 않더라고요. 최저임금은 가운데 돌을 빼서 아랫돌 주는 거고 얘네들이 같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구조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더 들어야보고 토론을 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여하튼 다양한 정보를 접해라, 책이든 인터넷이든.

   
▲ 서민 교수가 서울 합정에 위치한 북카페에서 책장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박효연 기자>

# 지금 정치판에 필요한 것은? SNS보다 일기

Q 얼마 전 일기를 써야 하는 사람이 홍준표 대표와 김부선씨라고 했어요. 

저는 실명을 얘기한 적이 없어요. 그냥 김부 모씨와 홍 모씨 라고 얘기 했죠. 김부겸도 있잖아. 내 친구 중에 홍준성도 있고. (웃음) 기사에 날 거란 생각도 못했는데 그 인터뷰 하고 나서 댓글이 많이 달렸어요. 보통 지지한다 공감한다라는 댓글들이 많았는데 개중에는 무턱대고 비난하는 댓글도 많았어요. 너는 일기 쓰냐, 너나 SNS하지 마라. 저 일기 쓰고 SNS도 안 하거든요. (웃음)

김부선 씨야말로 관종 중에 관종이에요. 우리 언론들이 김부선 씨 SNS 찾아가서 기사로 내주는 거 그거 그만해야 해요. 사실 기사라고 하면 사회를 한번 생각해보고 뭔가 성찰을 하는 그런 기사가 가장 좋은 기사지 않습니까. 근데 김부선 씨가 하는 거 보세요. 너 점 뺐다. 이런 얘기가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너무 어이없는 기사고 그런 게 인터넷이 없었으면 기사로 나지 않았을 텐데 인터넷에 항상 많이 본 기사 중 김부선 기사가 올라가기 때문에 기자가 더 쓰는 거에요. 

아무리 조회수가 높지만 언론의 윤리를 생각하면 김부선은 아예 패스하는 게 나은데 정말 안타까워요. 그 맛에 김부선이 계속 그 짓을 하는 거잖아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 하면서. 그런데 저러다가 어느 순간 관심이 끊기면 어떻게 될까.

홍준표도 그렇습니다. 당직자 회의에서 얘기하는 거는 약간 근거거야 있어야 하지만 SNS는 책임이 없잖아요. 막 얘기하고 말뿐인데. 귤 상자에 뭐가 들었냐 얘기하는 것 자체가 그 당시에는 되게 멋져 보이고 사람들 환호를 이끌어낼 수 있어요. 그런데 책임 있는 정치인이면 그러면 안 돼죠. 그 사람도 꿈이 있고 대권 도전도 했는데 저러고 있으니 한심한 거죠. 그게 관종이에요. 홍준표도 자기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으려 하니 문제예요. 홍준표는 나름 똑똑하고 그럴 사람이 아닌데 SNS 때문에 망가지고 희화화 되는 거예요. SNS는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정치인 SNS가 저런 식으로 이용되는 건 어이가 없죠. SNS는 원래 정치인들이 자기 정책을 밝히고 미래 청사진 같은 걸 얘기하는 건데 안타깝죠. 

Q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기를 썼으면 탄핵을 안 당했을까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주 바보는, 물론 아주 바보라고 생각하지만 아주 아주 바보는 아니라고 봐요. 최순실이 나에게 좋은 벗이고 나에게 모든 걸 모든 걸 다해주는 사람인데 최순실의 행동을 계속 쓰다보면 아무리 바보라도 잘못됐다는 걸 알았을 거예요. 그럼 최순실을 점점 멀리 했을 수 있었겠죠. 일말의 가능성이지만 일기를 오래전부터 써왔더라면 판단을 잘하고 박근혜의 최대의 문제에서부터 자유로웠겠죠. 

세월호 때 국가 지도자는 마음 아파하고 국민들한테 미안해야 하거든요.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사고 후 최소 2주 동안은 내려가 있었어야 했어요. 그러면서 구조 작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었어야죠. 세월호의 진짜 문제가 침몰이 아니라 구조잖아요. 2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대통령은 그게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거죠. 

박근혜가 책을 안 읽고 독서를 하지 않아 문제가 된 거예요. 자식을 잃은 게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책을 봐도 알 건데 그걸 몰랐고 자기반성 같은 걸 하나도 안했기 때문에 대통령이란 직책이 책임이 무겁다는 것을 모른 거죠. 세월호가 없었다면 탄핵을 안 당했을 수도 있어요. 최순실이 아무리 난리쳤어도 세월호 사건이 되게 큰 전기였다고 봐요. 

# ‘자기 객관화의 힘’을 기르기 위해선 일기쓰기가 최고

Q 일기를 쓰면 ‘자기 객관화의 힘’이 길러진다고 했어요. 객관화의 힘이 가장 필요한 게 우리 정치판인 듯한데요.

정치인들이야말로 진짜 일기를 써야 해요. 정치인들 예를 들어서 오늘 내가 ‘야지’, ‘겐세이’라는 말을 써서 망신을 당했다. 이런 얘기를 쓰면 다시는 그 말은 안 쓸 수 있어요. 반성을 하는 거죠. 

우리 정치판에는 자기 객관화가 좀 덜 된 분들이 있어요. 손학규 대표 같은 경우가 그렇죠. 저는 왜 그 분이 퍽하면 나타나서 바람같이 사라지는지 모르겠는데 이 분은 아직도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런 분이 일기를 좀 쓰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거 같아요. (웃음) 자기가 분명히 그만둔다고 했는데 그러면 그냥 가셔야 되거든요. 요새는 인터넷에 다 기록으로 남으니까. 그런데 다시 짠 하고 나타나고. 이 분 말고도 자기 객관화가 필요한 분들이 아주 많아요. 그 외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웃음) 

   
▲ 서민 교수가 은행잎을 던지며 가을을 만끽 하고 있다.<사진=박효연 기자>

Q 기생충의 시점에서 이야기 한다든지 관점을 바꿔서 글 쓰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우리 정치에서 관점 바꾸기가 필요할 거 같은데 어떻게 보나요?

우리 정치가 그렇지 않습니까? 내가 여당이면 어떻게 할까. 야당일 때 장관되는 사람에 대해서 아주 극도의 순수성을 요구하다가 나중 위치가 바뀌면 서로 공격하고. 

사실 문대통령에게도 아쉬운 게 있어요. 5대 비리 공직자 임명 안 하겠다 했는데 결국 이런 말들이 스스로 발목을 잡았잖아요. 또 문 대통령이 인기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요. 경제 문제는 소신껏 한다고 해도 국민연금이랑 문케어 같은 경우가 좀 아쉬운데요.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올려야 하거든요. 그런데 안 올리고 막 화를 내고 돌려보냈잖아요. 몇 국민들은 와 우리 대통령 멋지다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는 거죠. 미래 부담을 후세에 다 뒤집어씌우는 거거든요.

문재인 케어도 마찬가지에요. 문케어가 뭐냐면 의료보험에서 굉장히 많은걸 지원해 줄 테니 의료보험료 더 내고 민간보험 들지 말라는 거거든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보험료를 올려야 해요. 그런데 별로 안 올려. 국민들도 아쉬운 게 문케어가 의료비 조금 내고 혜택을 많이 받는 건데 의료비 올리면 싫어하는 거죠. 이 상황에서는 미안하지만 의료비 좀 올리고 협조를 구하는 게 맞지요. 미래의 평가에 주목해야지 당장의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모두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하여

Q 칼럼도 쓰고 강연에 책도 내고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 같아요. 주로 주제가 ‘여성’ 문제이던데요. 이 주제로 말씀을 많이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여성 문제에 대해 강연을 하고 칼럼을 많이 쓰고 있어요. 사실 이것도 제가 남자이기 때문에 발언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여성 문제는 여성들이 훨씬 더 잘 알고 피부로 느끼는 건데 그럼에도 그 분들한테 마이크가 주어지지 않는 거죠. 저는 여러분이 옳고 힘내시라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해요. 비난하는 댓글도 많은데 신경 쓰지 않아요. (웃음) 여성 혐오 문제 자체를 사회적으로 공감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동조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세상이죠. 우리 남자들이 강한 것에 강하고 약한 것에 약하면 좋은데 그게 안 되는 것 같아요. 여자를 휘어잡는 게 유일한 자존심이고 군대 다녀온 게 유일한 업적이라고 생각하면 모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힘들어요. 서로 이해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마지막으로 고발뉴스 후원회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좀 도와주세요. 마당 있는 집을 사려고 책을 냈는데 마당이 없을 것 같아요. (웃음) 
마음으로 응원한다 이런 것 좀 하지 마시고요, 후원 해주세요. 저는 마음으로 응원한다는 건 잘 믿지 않습니다. 조회수 올리는 것도 좋지만 돈을 내세요. 땅 파서 먹고 삽니까? (웃음) 농담이고요.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서민 교수

기생충학 박사, 단국대학교 교수.

저서로는 <밥보다 일기>, <지금 여기의 페미니즘X민주주의>, <서민의 기생충 콘서트>,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등이 있다.

박효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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