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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사진제공=뉴시스> |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법원행정처 부활’ 비밀문서에 대해 12일 “보지 못했고 관련 회의도 참석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법원이 법원행정처를 사실상 부활시키는 비공개 프로젝트를 운영해온 사실이 대법원 대외비 문서로 확인됐다는 경향신문의 보도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2019년 법원행정처 업무이관 협의 연석회의’ 등 대법원 대외비 문건에 따르면 법원행정처 기능 상당 부분을 사법정책연구원과 사법연수원으로 옮겨 현직 법관이 계속 담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건은 기획조정실과 사법정책실이 작성했다. 또 사법정책총괄실 기능을 사법정책연구원으로 옮기고 대법관인 법원행정처장이 감독하게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건에 적혀 있는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자 안철상 처장은 “법원행정처 부활이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TF팀에서 어떤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는데 그 내용은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백 의원이 “문건을 봤느냐”고 묻자 안 처장은 “못 봤다”고 했다.
그러자 백 의원은 “2019년 법원행정처 업무이관 협의 연석회의에서 이 문건이 제시된 것 같은데 이 회의에 참석했는가”라고 물었다.
안 처장은 “참석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백 의원은 “안 처장의 답변이 이해가 안 간다”며 “이런 중요한 문서, 법원행정처의 업무 이관과 관련된 문서가 처장에게도 보고되지 않고 작성됐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간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백 의원은 “기획조정실과 사법정책실에서 이 문건을 작성했다고 돼 있는데 기획조정실장에게 보고 받았는가”라고 물었고 안 처장은 “구체적으로 보고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이에 백 의원이 “그러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도 이 문건은 보고가 되지 않았겠네요”라고 묻자 안 처장은 “그것은 알 수가 없다”고 답했다.
백 의원이 “처장에게도 보고받지 않았다면서 김명수 원장에게 보고가 될 수 있는가”라고 묻자 안 처장은 “처장의 위치는 또 일반적인 행정부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백 의원은 “법원행정처가 법원행정을 총괄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안 처장의 말을 솔직히 못믿겠다”고 지적했다.
안 처장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내년에는 법원행정처에 있는 심의관을 1/3 정도 줄이기로 헀다”며 “업무 중 사법부를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법관이 하지 말아야 될 것은 법관이 아닌 곳에 맡기고 법관이 해야 될 일은 계속 유지해야 하기에 그 업무를 유사 기관으로 옮기느냐 별도의 기구를 설치하느냐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문건 내용을 추정했다.
그러면서 안 처장은 “그 업무를 다른 데로 이관시킨다는 내용이었지 행정처 부활이라는 측면에서 검토해본 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백혜련 의원은 “대외비 문건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혁의 대상인 법원행정처가 다른 곳들과 전혀 논의없이 은밀하게 이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안 처장은 “대외비라는 취지가 반드시 비밀로 하라는 취지라기보다 외부에 공포하면서 할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백 의원이 문건을 의원실로 제출해달라고 하자 안 처장은 알겠다면서 “저도 한번 봐야겠다”고 답했다.
정의당 “사실상 사법개혁 저항 쿠데타 모의…김명수 원장은 물밑 흐름 알고 있었나”
민주당은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법원행정처 부활 획책’과 ‘형사합의재판부 증설 꼼수’”라며 “특별재판부 설치로 양승태 사법농단의 진상을 규명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것이 사실이라면 결코 묵과할 수 없는 ‘국민 우롱’이자 ‘제2의 사법농단’”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법원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국민을 속이며, 양승태 사법농단의 진상규명과 사법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명령을 저버릴수록, 국민적 신뢰는 더욱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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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수 대법원장. <사진제공=뉴시스> |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사실상 사법개혁에 저항하는 쿠데타 모의”라며 “정작 사법관료들은 법원행정처의 부활을 꿈꾸면서 물밑에서 작당을 벌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이런 식으로 사법행정회의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어마어마한 암덩어리가 발견되었음에도 치료를 거부하고 현상 유지를 추구한다면 공멸하겠다는 어리석은 선택일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대변인은 “대법원은 서둘러 해당 문건을 공개해서 국민들에게 수술을 청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또 하나의 문제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같은 물밑의 흐름을 알고 있었냐는 것”이라며 “사법개혁에 저항하는 거대한 반란을 법관들이 모의했음에도 모르고 있었다면 그 자체로도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특별재판부의 설치는 이제 기본 중의 기본이고 법관탄핵제도 도입 역시 시급한 과제가 됐다”며 “국회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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