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방송인 김제동씨가 서울시교육청의 ‘학생들의 완전한 두발자유화’ 추진에 대해 “사실 아이들 머리, 옷 제한하는 것은 일제 강점기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동씨는 27일 밤 KBS 시사교양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 오프닝멘트에서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우려에 대해 김씨는 “‘요즘 아이들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그런 말은 단군 시절 때부터 있었다고 한다”고 재치있게 응수했다. 

이어 김씨는 “아이들이 잘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모쪼록 학생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잘 시행되기를 기대했다.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도 ‘앵커브리핑’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 ‘삼손의 머리카락’를 언급하며 두발 규제는 독재정권의 잔재라고 지적했다.

손 앵커는 “삼손의 괴력은 물리적인 것이었지만, 그것을 자유와 상상력, 또 창조적 힘과 치환해서 생각한다면,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강제로 깎아버리는 것은 바로 통제와 부자유, 억압과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의미를 해석했다. 

이어 손 앵커는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독재국가의 권위주의를 관철하기 위해서 시민의 머리카락을 통제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며 군사독재 시대 ‘두발 단속’을 상기시켰다. 

손 앵커는 “선생님들은 졸지에 엉터리 이발사가 되어서 학생들의 머리에 일자로 열차 길을 내놓고는 했고, 경찰들도 가위와 바리캉으로 무장한 채 광장에서, 유원지에서, 골목길에서 시민들을 감시했다”며 “비틀즈와 레드제플린이 긴 머리를 휘날리며 최고조에 다다른 전성기의 영감을 쏟아낼 때 말이다”라고 냉소했다. 

그러면서 손 앵커는 “한국 사회는 21세기가 가까워서야 학생들의 머리에 자유를 주기 시작했다. 이른바 두발 자유화”라며 “사실 그 명칭조차도 매우 권위주의적 분위기를 풍기면서 말이다”고 지적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이어 손 앵커는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에 대해 “왜 교육청까지 나서느냐는 볼멘소리 한 편으로는 이제는 지난 세기부터 버리지 못하고 쥐고 있었던 ‘두발 자유화’ 그 전근대적인 단어마저도 떨쳐버리게 되는가 싶긴 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의 아이들도, 삼손의 괴력에 맞먹는 상상의 힘과 창조적 힘을 머리 길이와 모양과 색깔만큼 자유롭게 갖게 된다면”이라며 다만 “삼손은 그 엄청난 힘으로 인해 결국 불행한 영웅이 됐다는 것만 조심한다면”이라고 당부의 말로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