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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 ‘방송의 날’ 리포트 유감[기자수첩] 대통령 발언 중 ‘방송갑질’ 언급한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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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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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4  08:15:00
수정 2018.09.04  08: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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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본연의 사회적 역할과 공적 책임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합니다. 방송인 스스로가 오직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눈과 귀, 국민의 목소리가 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합니다.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흔들림 없이 바로 세워주십시오. 정부도 방송의 독립성과 공영성을 철저히 보장하겠습니다. 국민의 신뢰가 온전히 회복되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KBS가 어제(3일) ‘뉴스9’에서 보도한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55회 방송의 날을 맞아 축하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회복’ 그리고 ‘독립성과 공영성을 보장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제(3일) 지상파 방송사들의 ‘방송의 날’ 리포트를 보며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본인들이 주목하고 싶은 것만 주목한 건 아닌가 –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문재인 대통령 ‘방송계 갑질’ 문제 언급 … 그러나 지상파는 ‘외면’ 

저는 어제(3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 발언 가운데 가장 주목됐던 부분이 ‘마지막 당부의 말’이었습니다. 

‘방송의 날’을 맞아 방송사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통령이 ‘방송계 갑질’ 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방송갑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MBC SBS가 ‘외면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방송 콘텐츠의 결과물만큼 제작 과정도 중요합니다. 제작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현장의 모든 분들을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존중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노동이 존중되고, 사람이 먼저인 일터가 되어야 창의력이 넘치는 젊고 우수한 청년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방송 콘텐츠의 결과물만큼 제작 과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제작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현장의 모든 분들을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존중해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지만 ‘이 발언’은 어제(3일) 지상파 방송사 리포트에서 외면 받았습니다. 이들 지상파는 어떤 부분을 주목했을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제55회 방송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영성을 철저히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국민들은 방송의 공공성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참담하게 바라봐야 했다’면서 ‘올해 언론자유지수 순위가 크게 상승한 것은 방송인들의 눈물겨운 투쟁과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무한경쟁 시대에 직면한 방송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제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9월3일 MBC ‘뉴스데스크’) 

MBC는 △방송의 독립성과 공영성 보장 △방송인들의 투쟁에 따른 언론자유지수 증가 △불필요한 규제 제거 등을 주목했습니다. ‘제작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현장의 모든 분들을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존중해 달라’는 부분은 제외했습니다.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불필요한 규제 제거’에 방점 찍은 SBS 

SBS는 어떨까요? ‘규제철폐’ 발언을 강조했습니다. SBS 프로그램이 상을 많이 받았고, 박정훈 SBS 사장이 한국방송협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비중을 두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대통령과 방송협회장의 ‘발언’ 가운데 ‘규제철폐’에 무게중심을 두는 리포트는 유감입니다. 

“제55회 방송의 날을 맞아 한국방송협회는 방송은 국민의 신뢰 위에 서야 한다며 공적 책무를 강조했습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중간광고와 같은 차별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도 밝혔습니다. 

[박정훈 SBS 사장/한국방송협회장 : 매체별 차별 규제가 하루빨리 없어지고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지길 저희 지상파 방송종사자 모두는 간절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바로 세워달라고 주문하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도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방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도 돕겠습니다. 불필요한 규제는 제거하고 간섭하지 않겠습니다.]” 

   
▲ <사진출처=SBS 화면캡처>
   
▲ <사진출처=SBS 화면캡처>

전체 대통령 발언 가운데 ‘불필요한 규제는 제거하고, 간섭하지 않겠다’는 부분은 해당 발언이 전부입니다. 제가 봤을 땐 오히려 양적으로 보나 비중 면으로 보나 ‘방송계 갑질’ 부분이 더 주목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KBS MBC SBS 모두 이 발언을 생락했습니다.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여부를 고민 중인 방송통신위원회를 겨냥(?)해 지상파 입장에서 본인들이 주목하고 싶은 것만 주목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 이유입니다. 

지상파들이 주목하고 싶은 것만 주목한 ‘방송의 날’ 리포트 유감

지난해 EBS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박환성·김광일 독립PD 사망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비정규직과 독립PD 등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심각합니다. ‘방송계 갑질 문제’ 역시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주요문제가 됐습니다. 

물론 정부를 비롯해 지상파 방송사들 역시 대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정규직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갑질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방송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이 ‘방송 갑질’ 문제를 언급했지만 지상파는 메인뉴스에서 침묵했습니다. 제55회 방송의 날이 축하보다는 반성의 자리가 되고, 비정규직과 독립PD들의 처우개선 등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자리’가 되기를 바랐던 것은 너무 지나친 기대였나 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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