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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TV조선 앵커의 ‘반쪽자리’ 시선[기자수첩] 판사에 대한 평가는 ‘판결’이 우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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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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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31  08:24:33
수정 2018.08.31  0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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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여든 살 넘은 판사의 법정은 먼 나라 얘기일 뿐입니다. 그런데 올해 초 퇴임한 박보영 전 대법관이 순천지원 여수법원 판사로 임명됐습니다. 법관으로서의 마지막 희망, 고향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뜻이 이뤄진 겁니다 … 소송액수 3천만원 이하 서민사건을 다루는 시군 법원에 대법관 출신이 지원해 임용된 것은 사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지요 … 대부분 고수익이 보장되는 대형 로펌 행을 택하는 현실에서 박 전 대법관의 귀향은 더욱 빛납니다.” 

어제(30일) TV조선 ‘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대법관의 귀향’ 가운데 일부입니다. 신동욱 앵커는 사법부의 정점에 섰던 일부 대법관들이 대형 로펌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시골법관’의 길을 선택한 박보영 전 대법관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신동욱 앵커의 지적처럼 “대부분 고수익이 보장되는 대형 로펌 행을 택하는 현실에서 박 전 대법관의 귀향”이 주목되는 건 분명합니다. 높이 평가할 대목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 <사진출처=TV조선 화면캡처>

박보영 전 대법관의 ‘판결 논란’은 왜 침묵하나 

박보영 전 대법관의 ‘선택’은 호평을 받을 부분이 있지만, 마냥 박수를 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면서 알려진 내용이지만 박 전 대법관은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을 위한 판결을 내렸던 대법관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양승태 대법원 체제에서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판결을 맡기도 했던 대법관이란 점에서 박 전 대법관은 향후 ‘조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 전 대법관의 ‘선택’과 신동욱 앵커의 ‘시선’에 고개를 끄덕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많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됐지만 신동욱 앵커 ‘시선’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다시 한번 해당 내용을 언급합니다. 

박보영 전 대법관은 지난 2014년 쌍용차 노동자들이 낸 정리해고무효소송을 기각했습니다. 1심과 2심은 쌍용차 정리해고 결정이 절차상 하자와 경영상 긴박함이 없었다며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박 전 대법관은 하급심 판단을 뒤집고 사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특히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의 경우 양승태 대법원 시절, 재판거래 의혹이 제기된 대표적 판결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진상조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최근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 등이 30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사실상 ‘사법살인’이라는 비판까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동욱 앵커의 ‘시선’에는 이런 부분이 없습니다. 

   
▲ <사진출처=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 트위터>

양승태 대법원 시절 ‘재판거래’ 의혹과 박보영 전 대법관

이외에도 논란이 제기된 박보영 전 대법관의 판결은 적지 않습니다. 2014년 8월  철도노조 파업 사건에 대한 상고심에서 노조원들의 업무방해와 관련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도 박보영 대법관이었습니다. 1심과 2심의 무죄판결을 뒤집은 겁니다. 

박 전 대법관의 철도노조 판결 역시 양승태 대법원 시절 재판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판결입니다. 철도노조와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 모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작성된 이른바 ‘VIP보고’ 문건에 “국정 협조사례”로 언급돼 있다는 점에서 이 역시 진상조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하지만 TV조선 ‘뉴스9’의 앵커 신동욱의 ‘시선’에는 이런 내용 자체가 없습니다. 

박 전 대법관은 △2016년 민청학련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1·2심 판결을 뒤집고 배상청구를 기각했고 △이른바 ‘허원근 일병’ 사건에서 유족들이 제기한 재심청구를 기각했으며 △차도에서 시위를 벌인 장애인에게 유죄확정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3년엔 이른바 ‘삼성 뇌물 검사’ 명단을 폭로한 노회찬 의원에게 유죄 확정판결을 내린 것도 박 전 대법관입니다. 노회찬 의원은 이 판결로 의원직을 박탈당했습니다. 이 판결 역시 항소심은 노회찬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박보영 대법관은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 2013년 3월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삼성X파일 공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유죄판결 관련 각계 공동성명 기자회견. <사진제공=뉴시스>

판사에 대한 평가는 ‘판결’이 우선해야

물론 박 전 대법관의 ‘선택’은 평가받을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이 대법관을 평가할 땐 특히 방송사 메인뉴스 진행자가 평가의 주체가 될 땐 하나의 기준이 아닌 ‘다양한 시각’에서 평가가 진행돼야 합니다. ‘고향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선택 하나만으로 박 전 대법관을 호평하기엔 그가 내린 이전의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너무 많고 크다는 얘기입니다. 

“박 전 대법관은 퇴임사에서 ‘대추 한 알’이라는 시를 말했습니다. 대추가 붉게 익기까지 숱한 태풍과 천둥과 벼락이 쳤듯 판결에 깃든 고민과 고통을 털어놓았지요. 그가 시작하는 새 삶에서 또 한 알 빨간 대추로 영글기를 기원합니다.” 

어제(30일) 신동욱 앵커의 시선 마지막 부분입니다. 신 앵커는 ‘판결에 깃든 고민과 고통’을 언급하며 박 전 대법관의 새로운 삶이 빨간 대추로 영글기를 기원했지만 저는 그 이전에 자신의 판결에 대해 반성할 부분이 없는지 되돌아보기를 권합니다. 

신동욱 앵커의 시선에 이런 부분이 담겼으면 좀 더 ‘공정한 시선’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예 언급이 없어 ‘반쪽자리’가 된 듯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판사는 판결로 말해야 하고, 판결로 평가받는 게 우선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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