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공권력 투입 이틀째인 2009년 8월 5일 경찰특공대원들이 조립 3.4공장에 진입해 한 노조원을 연행(왼쪽)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009년 쌍용차 노동자들을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 이명박 청와대의 최종승인이 있었다는 경찰청 조사 결과가 28일 발표됐다.

이날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8월 4~5일 강제진압 작전의 최종 승인은 청와대에 의해 이뤄졌다.

당시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이 직속상관인 강희락 경찰청장과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를 직접 접촉해 경찰병력 투입 여부를 설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서상 최종결재는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에 의해 이뤄졌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보고가 올라갔을 것으로 조사위는 추정했다.

이에 조사위는 “경찰 사과, 손배소 취하, 노동쟁의 개입 지침 마련 권고, 정부에 사과 촉구”를 권고했다.

▲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노조와해 비밀문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입장문을 내고 살인진압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지부는 이명박 전 대통령, 조현오 전 경찰청장, 박영태‧이유일 쌍용차 전 공동대표를 ‘쌍용차 4적’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반드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부가 저지른 쌍용차 살인진압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함께 살자’고 싸웠던 노동자들을 범죄자, 빨갱이, 폭도, 테러리스트로 낙인찍어 감옥에 가뒀던 지난 정부의 잘못을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찰청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하지 않은 쌍용차 노조와해 비밀문서를 전격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쌍용차를 압수수색해 노조와해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실행한 책임자들을 조사하고 엄벌, 특검과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쌍용차지부는 이날 오후 7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 앞에서 ‘이명박 재산 몰수 쌍용차 원상회복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오는 30일 오전 11시 경찰청 앞에서는 쌍용차 가족과 민갑룡 경찰청장의 면담 촉구 기자회견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