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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수레 특검’ 수사결과를 ‘요란하게’ 보도한 TV조선[기자수첩] 야권에서 제기한 의혹이 뒤집혔다는 내용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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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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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8  08:26:20
수정 2018.08.28  08: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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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출처=TV조선 보도영상 캡쳐>

“앞으로 진행될 재판의 핵심적인 공방은 김경수 지사가 과연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을 지켜봤느냐 하는 것이 될 전망입니다. 특검팀은 킹크랩이 가동된 디지털 흔적을 복원한 만큼 양측의 공모관계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TV조선이 어제(27일) ‘뉴스9’에서 보도한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많은 언론이 드루킹 특검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했지만 TV조선은 특검팀의 ‘자신감’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실제 어제(27일) TV조선은 △특검팀의 수사결과 내용 △향후 진행될 재판 전망 △특검팀의 정치권 비판 등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TV조선의 이 같은 보도, 괜찮은가요? 저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허익범 특검팀’조차 그동안 야권에서 제기한 의혹 상당수가 증거가 부족하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을 냈기 때문입니다. 

야권이 제기한 의혹 가운데 상당수가 증거 부족 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일단 허익범 특검팀의 수사결과 발표를 다룬 TV조선의 리포트를 한번 볼까요?

“특검이 최종 확인한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의 댓글 공감수 조작 규모는 1억 건에 달합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3대 포털 8만여 개 기사에 대해 광범위한 여론 조작이 이뤄졌습니다.

지난해 탄핵 국면에 드루킹 일당은 댓글 공감수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개발을 가속화했고, 대선 한 달 전인 지난 4월부턴 공감수 조작 규모를 10배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특검은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을 두 번째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전인 올해 2월까지, 전체 조작의 88%에 해당하는 8천8백만 건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와의 공모하에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선 이후 민주당을 위해 드루킹과 올해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벌이기로 하고,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처럼 이익제공 의사를 표시한 것은 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 특검은 특히 공소장에 ‘김(경수) 지사가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과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위해 킹크랩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했다’고 적시했습니다. 60일 수사를 마친 특검팀은 재판에 넘긴 12명에 대한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이미지출처=TV조선 보도영상 캡쳐>

TV조선 리포트만 보면 특검팀이 ‘맹활약’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관련한 ‘핵심쟁점’들 대부분이 사실상 증거부족이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드루킹에게 현금 100만원 줬다는 의혹 … 특검 “증거 없다”

우선 김경수 지사가 지난 2016년 11월 경기 파주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본 뒤 드루킹 김동원씨에게 현금 100만원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 허익범 특검팀은 “증거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내용을 특검팀이 ‘증거 없다’고 한 겁니다. 

뒤집힌 부분은 또 있습니다. 특검팀은 김경수 지사가 이른바 경공모 회원들에게서 불법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외에도 특검팀은 경공모 사무실 임대료와 인건비, 댓글 추천 조작 프로그램(킹크랩) 운영비 등 29억8천만원의 출처를 조사했지만 “경공모 자체 수입으로 활동 자금을 충당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있습니다. 김경수 지사가 지난해 11월 경공모 회원인 윤모 변호사를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팀은 “경공모 내부의 논의”였다고 했고, 지난해 대선 때 안철수 후보 선거캠프 홍보전략이 경공모 회원을 통해 김경수 지사 쪽에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 없다’고 결론 냈습니다. 

TV조선 등이 보도한 김정숙 여사가 경공모 외부 선거운동 조직인 ‘경인선’ 회원들과 ‘연관성’ 의혹에 대해서도 “불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부를 제외하고 사실상 핵심의혹들에 대해 특검팀조차(!) 대부분 ‘증거 없음’ ‘불법 아님’ ‘사실 아님’으로 결론이 난 겁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난 대목 … TV조선은 일부만 보도 

재밌는 건 TV조선은 ‘뒤집힌 결과’와 관련해 극히 일부분만 소개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제(27일) TV조선 ‘뉴스9’은 특검 결과를 3꼭지나 보도했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난 부분은 인용한 부분이 전부입니다. 

“(특검팀은) 경공모 회원들이 김경수 지사에게 보낸 2500만원 후원금은 195명이 개인 자격으로 기부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결론냈습니다. 김정숙 여사가 대선 경선 당시 ‘경인선에 가자’고 말하는 동영상이 경인선 블로그에 게재돼 논란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선 지지그룹과 인사하고 사진 찍은 사실만 확인된다고 밝혔습니다.” 

   
▲ <이미치출처=경향신문 온라인판 캡쳐>

물론 ‘드루킹 특검’과 관련한 의혹은 앞으로 재판 과정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제대로 가려져야 합니다. 하지만 경향신문이 오늘자(28일) 사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특검 수사발표를 보면 사실상 ‘실패한 특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사를 통해 명쾌하게 밝혀진 의혹이 거의 없을” 뿐더러 “수사 초기 특검은 댓글조작의 본류보다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 곁가지 수사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특검 수사는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는 경향의 지적을 야당과 특검이 고민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실상 ‘빈수레’였던 드루킹 특검의 한계를 지켜본 언론이라면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전담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제안할 법도 한데 이런 주장을 하는 언론은 경향 등을 제외하곤 별로 없습니다. ‘빈수레 특검’ 수사결과를 ‘요란하게’ 보도한 TV조선 리포트가 공허하게 들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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