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 <사진제공=뉴시스>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고교시절 자작곡 ‘소연가’의 락 버전이 나왔다.
인디밴드 노랑은 25일 유튜브 채널에서 “노회찬 대표님이 작곡하신 곡 ‘소연가’를 편곡했다”며 추모곡을 공개했다.
노회찬 원내대표가 생전 무반주로 부른 노래를 삽입해 인디밴드 노랑과 노 원내대표가 함께 부른 것처럼 들린다.
밴드 노랑은 “이 음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다”며 “인터넷에 올릴 땐 ‘https://youtube.com/NoRang’ 출처를 표기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김어준씨는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노 원내대표가 고교 시절 직접 작곡한 노래”라며 노 원내대표가 투박하게 부른 소연가를 들려줬다.
소연가는 서정주 시인의 수필 ‘석남꽃’의 한 대목에서 노랫말을 따서 노회찬 원내대표가 음을 직접 붙인 곡이다.
석남꽃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피어나는 꽃으로 ‘수이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어준씨는 “악보가 없는 걸로 아는데 악보를 누가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네티즌들은 악보를 만들고 직접 연주한 음원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김어준씨는 “인디밴드 노랑, 보컬 전진경, 기타 강석희, 드럼 최승현 세분이 락버전으로 편곡했다, 굉장히 완성도가 높다”며 클로징 곡으로 들려줬다.
락버전 ‘소연가’에 네티즌들은 “눈물 납니다”, “이 먹먹함을 어이할고..”,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곡을 들으니 그리움이..”, “이렇게 가실 분이 아닌데.. 놓아드리기가 힘드네요. 노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회찬님과 보컬의 목소리가 참 잘 어울리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청취자들이 보낸 노회찬 작곡 ‘소연가’의 악보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페이스북>
VIDEO
석남꽃 / 서정주
머리에 석남(石南)꽃을 꽂고
네가 죽으면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나도 죽어서
나 죽는 바람에
네가 놀래 깨어나면
너 깨는 서슬에
나도 깨어나서
한 서른 해만 더 살아 볼 거나
죽어서도 살아서
머리에 석남꽃을 꽂고
서른 해만 더 한번 살아 볼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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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사람 최항(崔伉)의 자(字)는 석남(石南)인데,
애인이 있었지만 그의 부모가 금해서 만나지 못하다가 몇 달 만에 그만 덜컥 죽어 버렸다.
그런데 죽은 지 여드레 만의 한밤중에 항은 문득 그의 애인 집에 나타나서,
그 여자는 그가 죽은 뒤인 줄도 모르고 좋아 어쩔 줄을 모르며 맞이해 들였다.
항은 그 머리에 석남꽃 가지를 꽂고 있었는데, 그걸 나누어서 그 여자한테 주며,
“내 아버지 어머니가 너하고 같이 살아도 좋다고 해서 왔다.”고 했다.
그래 둘이는 항의 집까지 가서, 항은 잠긴 대문을 보고 혼자 먼저 담장을 넘어 들어갔는데 밤이 새어 아침이 되어도 웬일인지 영 다시 나오질 않았다.
아침에 항의 집 하인이 밖에 나왔다가 홀로 서 있는 여자를 보고 “왜 오셨소?”하고 물어, 여자가 항과 같이 왔던 이야기를 하니, 하인은, “그분 세상 떠난 건 벌써 여드레나 되었는데요. 오늘이 묻을 날입니다. 같이 오시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했다.
여자는 항이 나누어 주어 자기 머리에도 꽂고 있었던 석남꽃 가지를 가리키며, “그 분도 이걸 머리에 틀림없이 꽂고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래, 그런가 안 그런가 어디 보자고 항의 집 식구들이 두루 알고 따지게 되어, 죽은 항이 담긴 널을 열고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아닌 게 아니라 항의 시체의 머리에는 석남꽃 가지가 꽂혀 있었고, 옷도 금시 밤 풀섶을 거쳐 온 듯 촉촉히 젖은 그대로였고, 벗겼던 신발도 다시 차려 신고 있었다.
여자는 항이 죽었던 걸 알고 울다가 너무 기가 막혀 금시 숨이 넘어가게 되었다.
그랬더니 그 기막혀 숨 넘어가려는 바람에 항은 깜짝 놀라 되살아났다.
그래 또 서른 핸가를 같이 살아 늙다가 갔다.
- 대동운옥(大同韻玉)에서 미당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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