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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훈·포상 1152명? 눈 먼 공무원들이 받은 서훈, 박탈해야[하성태의 와이드뷰] MB정부 무차별 포상 정책으로 눈먼 공무원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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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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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0  17:42:10
수정 2018.07.10  18: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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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 문화’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에서만 실현될 수 있기에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

지난 5월 16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공식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 정부를 대표해 한 첫 번째 공식 사과요, 근 1년 간 활동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진상조사위)가 권고안에서 문재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한 것에 답이기도 했다. 

그에 대한 후속조치로 지난 9일 문체부는 이 진상조사위의 책임규명 권고안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책임규명 이행준비단’을 이번 주부터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상조사위가 밝힌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은 13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 진상조사위가 수사를 의뢰한 이는 26명, 징계를 권고한 이는 104명. 이들은 아직까지 그 누구도 처벌 받지 않았다. 이들 블랙리스트 관여한 이들 중 수뇌급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제가 받아서 전달하고 그런 건 맞습니다. (조사) 결과가 다 나오면 거기에 따라서….”(김낙중/주LA 한국문화원 원장)
“아직은 (인터뷰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할 말은 많지만….”(용호성/주영국 한국문화원 원장)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김낙중, 용호성 전 청와대 행정관은 현재 주LA와 주영국 한국문화원 원장으로 영전했다. 두 사람은 박근혜 청와대에서 교육문화수석실 행정관으로 청와대 블랙리스트를 문체부에 하달하거나 지시한 핵심인물들로 꼽힌다. 

이 외에 <뉴스데스크>는 “공연계 블랙리스트 담당자로 지목된 최영진 당시 문체부 서기관은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장으로, 출판계 블랙리스트 실행자인 김일환 당시 문체부 과장은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장으로 나가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문체부 단일 부처가 이 정도다. <뉴스데스크>는 박근혜 정부가 블랙리스트를 은폐하기 위해 일찌감치 이들을 영전, 해외로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오비이락이기보단 그 만큼 정권 차원의 불법과 헌법 파괴 행위에 적극 가담한 동조자들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물며 무려 1100명이 넘게 포상을 받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공무원들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블랙리스트도 이리 어려운데, 4대강은?

“1152명의 포상 내역과 각각의 공적조서를 입수한 뒤, 공적 내용이 감사 결과와 배치되거나 눈에 띄는 공무원들을 가려냈다. 그런 다음 4대강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끈 국토교통부,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그리고 예산지원을 맡은 기획재정부의 포상자들을 한 사람씩 찾아갔다.

차분히 자신의 입장을 얘기하는가 하면, ‘무례하다’며 화를 내는 공무원까지 반응은 천차만별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이들의 말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이름과 소속을 가리면 구분이 어려울 정도였다.”

이 4대강 관련 유공자들의 행적을 일괄한 주목할 만한 보도가 나왔다. KBS는 10일 <4대강? 언제든 또 할 수 있다는 공무원들>이란 인터넷판 보도를 내보냈다. “공무원의 숙명”부터 “일선공무원은 어쩔 수 없다”는 해명까지, KBS가 취재한 4대강 유공자들의 반응은 혀를 차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KBS는 취재에 응한 4대강 유공자들의 반응을 “나는 핵심 인물이 아니다”, “정해진 대로 열심히 했을 뿐…공무원은 그런 것”, “반납하라고? 미련 없다. 언제든 내놓겠다” 등으로 나눴다. 또 KBS는 2013년 안전행정부 자료를 인용, 이들 1152명이 받은 훈장과 포장, 표창 제작에만 1억 원이 넘는 세금이 쓰였다고 전했다. 

앞서 감사원이 발표한 4대강 4차 감사결과 드러난 MB 정부의 4대강 관련 서훈 수여 대상자는 총 3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부문 별로 나누면, 2011년과 2012년 동안 4대강 사업의 공로로 훈장이 120명, 포장이 136명, 대통령 표창이 350명, 국무총리 표창이 546명 등 총 서훈을 받은 이가 무려 1152명. 하지만 그 대상자 자체는 3000여명이 넘었다고 하니, 이쯤 되면 MB 정부가 무차별적인 포상 정책으로 4대강 사업에 눈 먼 공무원을 양산한 셈이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MB와 합작한 공무원들, 서훈 취소는 당연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부서는 문체부 한 곳이고, 그 산하 기관을 꼽아 봐야 몇 군데 되지 않는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차원이 다르다. 국토교통부,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기획재정부와 그 산하 공공기간, 연구기간까지 포함하면 사이즈가 달라진다. 

1152명이라는 포상자가, 3000명이라는 서훈 대상자의 숫자가 이를 입증한다. '대국민 사기극'임이 확실히 입증된 4대강 사업에 동원된 공무원들은 그럼에도 별 일 없이 잘 사는 중이다. “공무원이 어쩔 수 있느냐”는 항변을 입에 달고서. 이들이야말로 대한민국 정부 내에 암약한, 개개인의 적폐 세력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 이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국민을 속이기 위해 이 전 대통령, 공무원, 국책연구원이 합작해 추진된 것이 4대강 사업.”

감사원 감사 발표 이후 4대강 사업의 폐해를 다시금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의 직접 피해자라 할 수 있는 경남 시민단체인 ‘낙동강경남네트워크’가 지적한대로, 그 어떤 내부 고발 없이 국민들을 수 년 동안 속여 왔던 것이 바로 4대강 사업이다. 이에 동참한 것도 모자라 유공자라는 왕관까지 거머쥔 공무원들을 과연 이대로 둬도 될 것인가. 처벌이 불가능하다면, 그 왕관이라도 박탈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 등은 ‘상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위법 또는 부당한 직무수행으로 국고의 손실을 초래했거나 그 사업에 협조한 사람에 대한 훈·포장을 취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록 위법이나 부당한 직무수행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MB 정부의 4대강 사업 유공자에게 수여한 훈·포장을 취소하기 위한 법 개정은 시급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4대강 유공자’라는 존재는 처음부터 존재 이유가 아예 없지 않았던가.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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