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전국 6개 경전철 사업에 대한 감사를 통해 과다 수요예측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임기내에 공약을 이행한다는 명목으로 사업성이 없음에도 추진하고 이는 막대한 재정낭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실련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자사업이든 재정사업이든 공공건설사업으로 인한 막대한 세금이 낭비됨에도 이에 대한 처벌이 전무하기 때문에 선출직 공무원들의 개발공약이 난무하는 실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공공건설사업으로 인한 재정낭비와 특혜제공을 막기 위해서는 엄격한 사후평가를 통해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용인과 의정부 민자 경전철 사업은 잘못된 수요예측은 물론, 막대한 정부보조금으로 지방재정 파탄에 이르렀다”며 “이러한 민자사업은 민간사업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정부보조금과 수익보장 등이 이루어져 무늬만 민자사업으로 변질되어 재정낭비의 주범으로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과도하게 지급되고 있는 정부보조금의 폐지 또는 대폭축소, 민간제안 방식에 대한 개선, 사후평가를 통한 책임 규명, 경쟁체제 도입 등 민간투자법 개선이 즉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경실련은 “예산낭비와 특혜제공 문제는 경전철사업 뿐만 아니라 공공건설사업 전체에 걸쳐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시급히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현재 추진 및 운영 중인 18개 노선 중 감사한 6개 경전철 외 나머지 노선에 대해서도 재정낭비 및 특혜제공 요소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청했다.

경실련은 “공공건설사업으로 인한 막대한 재정이 낭비됨에도 불구하고 사업과 관련한 구체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향후 부실에 대한 책임도 규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감사원도 수요예측 및 재검증 기준, 설계기준을 마련하도록 기획재정부 및 국토교통부장관에게 통보한 만큼, 해당 부처는 신속히 관련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준 마련과 더불어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인해 발주기관과 국가재정낭비를 초래했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공공건설사업의 특징 중 하나는 대부분 정보가 불투명해 감시가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민간투자사업의 경우 중요한 자료인 실시협약서의 경우 비밀유지조항으로 인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중요한 자료들에 대해서는 웹사이트 등을 통해 수시로 공개해야 재정낭비와 특혜제공 요소를 차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경실련은 “사업비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공사비 부풀리기, 사업비 미집행, 다단계 하도급을 통한 이윤 착취 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총사업비에 대해서는 국회 및 시의회 또는 독립전문기관에서 엄격하게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감사원은 전날 발표한 ‘경전철 건설사업 추진실태’를 통해 “경전철에 적합한 수요예측 방법이 없는 등 관련규정 지침이 미비해 수요를 과다하게 예측하거나 사업추진 과정에서 사업변동 요인이 발생했는데도 수요재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등으로 과다하게 수요예측된 사업을 그대로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전출 구조물 설계기준 등이 없어 일반철도 기준으로 시설물을 과다 건설해 예산이 낭비되거나 차량선정기준 등이 없어 사업마다 제각각 차량을 선정하면서 특정업체에 특혜를 제공하는 문제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감사원은 “이에 대해 수요예측 관련지침 보완, 수요재검증기관 지정은 물론 경전철 구조물 설계기준과 차량선정기준 등을 마련토록 제도개선을 요구했고 차량선정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제에 대하 인사자료 통보를 하는 등 총 61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