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아항공의 기내식 임시 공급업체의 협력업체 대표가 숨지기 전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라고 한다”, “내가 다 책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숨진 A씨의 지인은 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일)A씨가 ‘너무 힘들다’고 하면서 ‘내가 다 책임져야 할 것 같다. 회사에서는 내가 잘못했다고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A씨가 ‘우리 직원들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울고 있다. 여자 직원들은 울고불고 난리’라고 했다”며 “본인도 통화하던 당시 28시간 일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숨진 A씨가 운영 중이던 B사는 기내식 포장 전문 중소기업으로, 3개월 동안 임시 계약을 맺은 샤프도앤코의 4~5개 협력업체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5년간 기내식을 공급하던 업체 LSG에 계약 연장 조건으로 1,500억~2,000억 원의 투자를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계약을 종료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측은 LSG가 15년 동안 요구해 온 원가 공개를 거부했고, 기내식 품질에도 문제가 있어 교체를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새 공급업체 ‘게이트고메’와 신규 계약을 맺었는데, 해당 업체의 생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3개월 가량 기내식을 임시로 공급할 업체가 필요해지자 소규모 업체인 샤프도앤코와 단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겨레는 A씨 자살과 관련해 “B사→샤프도앤코→아시아나항공 다단계 하청 구조 안에서, A씨가 아시나아 기내식 공급 차질 사태에 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과 샤프도앤코 간 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아시아나는 샤프도앤코쪽 귀책 사유로 기내식이 늦게 공급될 경우, 지연 시간에 따라 납품단가 일부를 깎을 수 있는 계약을 맺고 있다”고 전하며, “국제선에서 15분 지연 시 아시아나는 취급 수수료 100%를 샤프도앤코에 안 줘도 되고, 30분 이상 늦어지면 전체 음식값의 50%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시아나항공 불공정 계약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자는 “시장에서 우위적 지위를 이용하여 불공정한 거래를 맺고 이로 인해 파트너사 사장이 자살에 이르렀다”며 “아시아나는 기내식 미지급에 대한 사과 대신 파트너사 직원들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관련 기사에는 “아시아나도 승객 도시락 납품 못했으니 비행기값 50% 환불해주면 되겠네(비밀**)”, “철저히 조사해서 억울한 죽음 위로해주세요. 대기업 갑질 정말 신물난다(Te***)”, “대기업 갑질도 사라져야할 적폐 중 하나다(미니멀*******)”, “대기업 계약내용 보소. 하청업체 쪼는 건 여전한 대한민국(Act****)”, “사람 생명이 제일 중요하지.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라. 이런 구호 진짜 싫다(klis****)”, “뛰는 땅콩위에 나는 아시아나였다. 진짜 악질이다(pink****)”, “아시아나 회장이 금호타이어 지분을 다시 확보하려다 이 사달이 난 거다. 무리에 무리가 겹쳐 애먼 사람이 죽었다(에르**)”, “아시아나 회장 지 잇속 챙기려 갑질을 했네. 반드시 책임 물어서 이런 일 없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야 한다(디스***) 등의 다양한 비판 댓글이 달렸다.

▲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대표이사.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대표이사는 3일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기내식 대란 사태에 공식 사과했다.

그는 “글로벌 케이터링 업체인 ‘게이트고메’와 신규 서비스를 준비해 오던 중, 새로 건설중이던 이 회사의 기내식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이후 회사는 불가항력적인 재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고 대체 업체를 통해 당사에 필요한 적정 기내식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시행 첫 날 생산된 기내식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혼선이 발생했고 그 결과 일부 편은 지연되고 일부 편은 기내식 없이 운항하게 돼 고객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됐다”면서 기내식 서비스가 조속히 안정화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