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김성태(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에 나선 김무성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최측근인 장성철 전 보좌관이 2016년 4.13 총선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노골적인 공천 개입 실상을 공개했다. 

장 전 보좌관은 22일 출간되는 ‘보수의 민낯, 도전 2022’라는 책에서 이른바 ‘새누리당 공천 살생부’의 비화를 상세히 서술했다. 

장 전 보좌관에 따르면 공천을 앞둔 2016년 2월 24일 청와대 연락책이라는 A씨가 김무성 대표를 찾아와 “청와대의 뜻”이라며 공천해서는 안 될 사람의 명단을 불러줬다고 한다. 

살생부에는 이재오 의원을 필두로 유승민·정두언·김용태·조해진·김세연·김학용·김성태·박민식·홍지만 의원 등의 이름이 있었다고 장 전 보좌관은 밝혔다. 

이들이 지목된 배경에 대해 장 전 보좌관은 “A씨는 ‘이재오는 당과 정체성이 맞지 않아서, 조해진은 유승민 원내대표 때 원내수석을 했기 때문에, 김세연은 유승민과 친해서, 홍지만은 유승민 선거를 도와서’라고 어이없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의원이나 김용태 의원 지역구에 다른 사람을 공천하면 누가 경쟁력을 갖고 이길 수 있냐’는 물음에 A씨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른 이야기 안하고 말 잘 듣는 충성스러운 80~90명의 의원만 당선되면 좋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장 전 보좌관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비례대표 후보 공천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한 인사가 당초 명단에는 있었는데 실제 발표에는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며 “밤사이 한 최고위원이 본인이 영입한 인사가 선정되도록 작업했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마디로 20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은 청와대와 이한구 등 공천에 있어 권력을 휘두르던 인사들의 ‘내사람 심기의 한마당’이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책을 낸 이유에 대해 장 전 보좌관은 “보수 진영이 망가진 시발점은 청와대와 친박계가 초래했던 2016년 막장 공천”이라며 “다시는 똑같은 잘못과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장 전 보좌관은 1996년 신한국당 당직자 공채로 정치권에 들어왔으며 김무성 의원 보좌관으로 10여년간 일했다. 2016년 공천 당시 김무성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도왔으며 지난 3월부터는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김무성 의원에 대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깨끗하게 건전한 보수 세력을 응집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제가 알기로는 강한 보수가 아니다.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라며 “또 비박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김 대표는 박근혜 탄핵의 금메달리스트이다”며 “김 대표의 도움이 없었으면 박근혜 탄핵이 안됐다, 그것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자유한국당이 당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5시간여 동안 진행한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의원이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이 탈당했으니 복당파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도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왼쪽) 대표 권한대행 등 의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