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법원행정처에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대법원 자체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410개 문건 외에도 필요한 자료는 모두 요청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키워드 검색으로 확인한 문건 외에도 하드디스크 자체를 복원해서 직접 파일을 들여다보겠다는 것.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내부 조사 절차에서 추출한 자료만 갖고 하면 언제 어느 시점에 만들어졌는지, 어떤 맥락인지 등을 확인할 수 없다”며 “누가 만들었는지 다툼이 생겼을 때 포렌식(증거분석)으로 충분히 보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물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일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검찰이 ‘문제의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요청한 데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자료제출 범위에 대한 논의를 거쳐 수일 내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 김명수 대법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양승태 코트의 ‘재판거래’ 의혹 관련, 직접 수사 의뢰 하지않는 대신 미공개 문건을 포함해 모든 조사 자료를 제공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SNS를 통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공언한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하드디스크 제출 요청’을 거부한다면 국민들은 공범으로 인식할 것”이라는 경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