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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폭행은 1년 구형, 이명희는 불구속…유전무죄 무전유죄 현재진행형[하성태의 와이드뷰] 법관들이 갑의 편이 돼 을들 가슴 찢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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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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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6  13:40:20
수정 2018.06.06  13: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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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들이 갑(甲)의 편이 되어 을(乙)들의 가슴을 찢어 놓고 있다.”

공분의 파도가 거대한 물결이 되고 있다. 한진가(家)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이 알려진 5일 국민들은 “이명희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낸 대한항공 직원연대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로 구성된 직원연대는 이날 “11명이 신고한 24건의 폭행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수천 건의 폭력 끝에 나온 결과다”며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증거가 인멸되다 비로소 터져 나온 수많은 을의 눈물이자 절규”라고 호소했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왼쪽)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같은 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밀수·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4일 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수폭행·특수상해·상해·특수폭행·특가법(운전자폭행)·상습폭행·업무방해·모욕 등 7가지 혐의를 받은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이 든 기각 사유는 대략 세 가지로 요약된다. “사실관계와 법리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이 씨가 합의를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볼 수도 없”다는 것이다. 

직원연대는 법원을 비판하며 “아직도 법은 갑 아래에서 갑질을 보호하는가”라며 “민초들은 당연히 볼 수 있는 것을 해당 법관은 눈을 감았다”고도 했다. 그 민초들도 당연히 분노 중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이명희 전 이사장 관련 청원이 5일에만 수십 건에 달했다. 

이명희 구속 영장 재청구 요구는 물론이요 “이명희 구속영장 기각한 박범석 판사 파면을 요청합니다”라거나 “대한항공 일가 전원의 구속을 청원합니다”라는 다소 과격(?)한 글도 눈에 뛰었다. 그 중 명문을 꼽자면 바로 이거였다. 

“정말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있는 건가요? 정말 궁금합니다”

“김성태 원내대표 가격 징역 1년 구형... 이명희씨는 다툼이 있어서 불구속.. 영상이 있고 같이 때린 사람이고 그러나 결과는 천지차이. 돈과 권력에 무너지는 검찰 부끄럽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남기면 또 추적하여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나이 40에 차음으로 글을 남기는 것은 그동안 정치가 아닌 사회에 무관심 했던 것이 부끄러워서입니다. 

만약 청와대에 계신 분들이 이 글이 20만이 넘지 않아 못 보시더라도 제발 힘있는 자에 약하고 힘없는 자에 강한 그런 대한민국이 되지 않게 부탁드립니다. 한 명의 시민 아닌 주권을 가진 이 나라의 주인으로써 부탁드립니다. 제발 제가 이런 글을 올리지 않게 해 주세요.” 

‘정말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있는 건가요? 정말 궁금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청원인은 정치에 무관심했으나 지난 국정농단 사태 당시 촛불을 들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제발 이런 글을 올리지 않게 해 달라”면서도 그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친 일반인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하는 반면 이명희 전 이사장의 구속 영장이 기각되는 현실을 비교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김 모 씨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속영장이 신청된) 5월 31일 경인가, 합의 볼 생각이 없느냐고. 먼저 합의했던 사람들이 5천(만 원)에서 1억(원) 이렇게 얘기 하길래...”

5일 KBS <뉴스9>은 한진 측과 합의를 봤다는 피해자 인터뷰를 보도했다. 경찰이 진술을 확보한 피해자 11명 가운데 5명은 영장 심사 직전 법원에 합의서를 제출했고, 그 중 일부는 억대 합의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직원들을 개처럼 부리고, 돈을 아끼기 위해 필리핀 가정부를 회사를 동원해 고용했던 한진가와 이명희 전 이사장. 그러나 구속을 면하기 위해서라면 그 아꼈던 돈을 펑펑 써대는 천박함과 또 그 돈 앞에서 결국 합의서를 제출해야 했을 ‘을’들의 입장이 씁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물론 “돈 없고 힘없으면 전부 구속되고 힘 있고 돈 있으면 학연 지연 다 대서 풀려 난다”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한탄 역시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 <사진=KBS 화면캡처>

노회찬 “사법제도 국민 신뢰도, OECD 회원국 중 우리가 가장 낮은 편”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정관예우 등 해서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하는데 이번 사건까지 터졌기 때문에. 예를 들면 우리가 소고기 한 근을 사더라도 저 정육점 저울은 엉터리다. 그럼 그 집에서 소고기를 살 수가 없잖아요.

우리 국민들은 차라리 외국 법관들을 수입해다가 하거나 아니면 AI 있죠? 인공지능. 인공지능 법관에게 하는 게 더 균형 있는, 공정한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노회찬 정의당 대표는 최근 사회적 파장이 거세지고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재판 거래에 대해 위와 같은 비유를 들었다. 그야말로 ‘치외법권’ 영역에서 국민들을 우롱했던 사법부, 그의 수장 격인 대법원의 보수정부 시절 사법거래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역시나 국민들이 공분하고 있는 사안이다. 

더욱이 5일에는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2015년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체포 및 구속영장 제도를 이용, 법무부와 거래를 시도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임명한 영장전담판사들이 여전히 구속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희 전 이사장의 불구속 역시 의심을 살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진행 중인 촛불집회를 '범국민 촛불집회'로 확대해 기업 갑질 문화 자체를 근절해야 한다.”

이명희 전 이사장의 불구속 결정 직후 대한항공 직원연대에서 쏟아져 나오는 의견들이다. 맞다. 대법원의 사법 거래와 함께 이명희 일가의 계속되는 불구속과 갑질문화 근절까지 한 묶음으로 사회적 공분을 모아 나갈 필요가 있다. 적폐청산이 이제는 지겹다는 이들이야말로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와 재벌 총수 일가의 전횡과 비리를 끊어낼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할 때다. 

또 하나, 이 전 이사장이 ‘분노조절장애’를 앓았다면, 그 오랜 시간 치료를 했어야 옳다. 그 치료비가 합의금보다는 분명 적게 나왔을 것이니까.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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