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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세월호 보도영상’ 논란, 몇 가지 ‘불편한 것’들[기자수첩] 논란이 불거진 이후부터 9일까지 MBC는 무엇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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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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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9  16:37:58
수정 2018.05.09  17: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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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13일 최승호 사장을 비롯한 MBC 새 이사들이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 영전에 무릎을 꿇었다. <사진출처=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트위터>

‘세월호 참사’와 MBC의 ‘특별한 관계’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 ‘전원구조 오보’는 대다수 언론의 문제였지만, 유가족의 진상규명 요구를 왜곡하고 방해하는 보도를 한 건 ‘일부 언론’이었습니다. 그 ‘일부 언론’에 MBC가, 그것도 맨 선두에 있었습니다. 

최승호 사장을 비롯해 새롭게 교체된 MBC 경영진이 가장 먼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앞에 무릎 꿇고 사과했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바뀐’ MBC ‘뉴스데스크’에서 첫 보도로 ‘세월호 보도참사’를 언급하며 거듭 사과한 것도, ‘PD수첩’에서 잘못된 보도와 프로그램을 성찰한 것도, 그 출발은 ‘세월호 보도참사’였습니다. 

MBC의 사과 ‘시점과 방식’은 적절했나 

MBC ‘전지적 참견시점’에서 사용한 ‘세월호 보도영상’이 파문을 일으키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여전히 MBC와 ‘세월호 참사’의 특별한 관계를 많은 시민들이 기억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사건이 단순 실수이든, 다른 이유가 있든,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는 이유입니다. 사과 몇 번 했다고 ‘과거의 기억’이 잊혀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전지적 참견시점’ 제작진이 처음 발표한 사과문은 매우 유감입니다. 내용은 물론 시점도 부적절했습니다.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받았다. 편집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 해당 화면은 방송 중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했다.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 처리돼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 앞으로 자료 영상은 더욱 철저히 검증해 사용하겠다. 이 같은 사실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프실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 <이미지출처=MBC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화면 캡쳐>

제작진은 사과문을 올렸다고 생각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상황 설명’과 ‘단순 실수’ 그리고 ‘나름 조치했다’ 정도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냥 ‘단순 해명’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작진 사과문을 보고 MBC에 대한 분노가 쏟아진 이유입니다. 물론 실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 실수라 해도 그것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것이라면, 특히 그 실수가 MBC에서 발생했다면, MBC는 ‘저런 식으로’ 사과문을 내지 말았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MBC 보도참사’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부터 9일까지 MBC는 무엇을 했나 

사과 시점은 더 이상합니다. 방송된 것은 지난 5일,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건 6일. 그런데 공식입장은 오늘(9일)에서야 나왔습니다. 최소 3일 동안 MBC에서 이 문제가 공론화가 되지 않았던 걸까요? 내부 공론화가 됐든, 그러지 않았든 ‘이런 파문’이 불거졌음에도 공식입장이 나오는데 사흘 이상 걸렸다는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분노한 여론은 결국 MBC의 재차 사과를 이끌어 내게 됩니다. 제작진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파문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MBC는 9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재차 사과 입장을 밝힙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지난 5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시점’ 방송 내용 중 세월호 관련 뉴스화면이 사용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 본사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다. 또한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 본사는 지난해 12월 정상화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과거 왜곡 보도를 반성하고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사과드린 바 있다. 그런데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고 참담한 심경이다. 다시 한 번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최승호 MBC사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거듭 사과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불편합니다. 방송 이후 공식입장이 나온 9일까지 MBC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긴장감이 떨어진 것 같다. 공감능력 부재가 빚은 대형 사고”라는 MBC 관계자 멘트를 주목한 이유입니다. 

‘세월호 00’이라는 표현, 여전히 사용하는 언론들

사안이 사안인 만큼, 많은 언론들이 이 문제를 보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언론들도 이 문제를 ‘열심히’ 보도하더군요. 그런 맥락과 배경은 일단 접어두겠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보도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세월호 00’이라는 표현입니다. 예전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일부 언론은 이번 파문을 ‘세월호 00’이란 제목으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언론이 이 표현은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일베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한 단어를 언론이 ‘공식화’할 때 ‘그런 표현’들이 상징권위를 획득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00’이란 표현을 쓰지 않아도 다르게 이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언론이 아무렇지 않게 이 표현을 사용하면 할수록 유가족들은 계속 상처를 받게 됩니다. 

이 표현을 사용한 언론들은, 지금이라도 ‘다른 표현’으로 수정하는 게 어떨까 제안드립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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