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내륙 쪽으로 170KM 떨어진 신기루성 근처 사막 및 매사냥, 사냥개 사냥을 체험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5박7일간의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일정을 마치고 28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문 대통령을 수행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로부터 사막 체험, 사저 초대 등 이례적인 환대를 받은 뒷얘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식에 참석한 뒤 아부다비에서 170㎞ 떨어진 내륙에서 사막체험을 했다. 

김 대변인은 “원래 일정에 없었는데 문 대통령이 지나가는 말로 ‘사막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모하메드 왕세제가 헬기, 차량, 음식 등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줬다”며 “느닷없이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신기루성’ 근처의 사막에 도착하자 수행한 알 마즈루이 UAE 에너지 장관은 “모래가 아주 뜨겁지만 아랍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러면 저도 한번 해보죠”라며 그 자리에서 신발과 양말을 벗었다. 문 대통령은 “제가 사막 체질인가 봐요”라며 뜨거운 사막 위를 걸어 다녔다. 

그러자 김정숙 여사가 “당신 왜 그래요, 발 다쳐요. 뜨거워요. 얼른 신 신어요”라고 다그쳤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껑충껑충 뛰면서 5분 정도 뜨거운 사막 위를 걸었다. 당시 장면을 묘사하면서 김 대변인은 김정숙 여사의 성대모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이런 면모는 처음 본다”며 “평소에는 상당히 무뚝뚝한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UAE의 환대에 내가 이렇게 감사해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그렇게 약간 오버한 것 아닌가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모래언덕에 설치된 차양으로 이동해 매 사냥과 사냥개 사냥을 구경했다. 김 대변인은 “사냥이 끝나자 문 대통령이 또 일어나 매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서 사진을 찍었다”며 “가까이서 보니 부리와 발톱이 상당히 섬뜩했다”고 전했다. 

가까이서 본 왕세제의 인상에 대해 김 대변인은 “상당히 사색적이고 철학자다운 면모가 있다”고 말했다. 또 “오랫동안 시를 써온, 상당히 완성도 높은 시를 쓴 시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왕세제가 문 대통령에게 보여준 호의와 환대가 이 왕세제가 가지고 있는 직관력이나 사람을 보는 눈 등을 통해 정서적으로 대통령과 통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완료행사를 마친 뒤 모하메드 왕세제는 26일 트위터에 소감과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런 거대한 사업을 가능케 한 문 대통령과 한국의 친구들에게 모든 감사를 전한다”며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강하고 생산적이며 더 견고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UAE 왕세제 공식트위터>

한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진행 상황과 관련 “문 대통령이 한가롭게 사막체험이나 하고 팔에 매를 올리며 즐길 시간이 되냐”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관계가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도 국가안보보좌관에 강경매파인 존 볼튼 전 유엔대사를 임명하며 만만치 않게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바라카 원전이 가동되는 연말쯤 UAE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한반도 정세가 바쁜 상황에서도 일정을 앞당겨 방문했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맺었던 한‧UAE 비밀군사협정으로 어그러진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이다. 

비밀군사협정이 드러나기 전 자유한국당은 ‘UAE 원전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요구했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가의 신용과 이미지를 다 버리는 망나니 같은 외교로 한국의 비지니스가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UAE원전 게이트 국정조사를 수용하라”고 했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지난해 12월 26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UAE 원전 게이트 국정조사 및 제천 화재 참사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