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고 박종철 열사 부친을 만나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지만 일각에서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총장은 20일 부산 수영구 ‘남천 사랑의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박종철 열사 부친을 만나 “사과 방문이 늦어진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하고는 “과거의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문 총장은 이날 자리에서 “오늘 저희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면서 “과거의 잘못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방문에는 대검찰청 관계자를 비롯해 박종철 열사 형인 종부 씨와 누나 은숙 씨,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김세균 회장과 변종준·이강원 이사, 김치하 박종철 3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회 기획팀장 등이 함께했다.

▲ 문무일 검찰총장이 20일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을 방문,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씨를 만나 검찰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관련해 최강욱 변호사는 문 총장과 동행한 김기동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주목했다.

최 변호사는 “사진 속에 안경 낀 사람. 박종철 열사의 고교 동기라며 동석. 이명박의 구속영장 청구 다음날, BBK 주임검사가 박종철 열사의 친구라며 과거사를 반성한다고 나타난 것”이라며 “과연 그에게 박종철은, 과거는 무엇일까”라고 반문했다.

임은정 검사도 페이스북에 문 총장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그는 “작년 10월, 제 징계취소소송 대법원 승소 확정 후 관련자들의 사과와 대검에서의 자발적인 감찰 착수를 기다리다, 상급자의 지시가 위법하다는 명시적인 판결과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도 미동도 하지 않는 대검의 모습에 실망했다”고 적었다.

이어 “하여 11월 관련자들에 대한 감찰 착수를 내부제보시스템을 통해 정식으로 촉구하고, 그래도 침묵하는 대검에 더욱 실망하여 검사게시판을 통해 공개 감찰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되짚었다.

임 검사는 “12월, 대검 감찰본부 소속 검사로부터,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위법한 지시를 한 상급자가 위법한 줄 모르고 한 지시이므로 징계할 수 없다는 전화 통보를 받았다”고 떠올리며 “변함없는 검찰에, 그 숨 막히는 뻔뻔함에 너무도 실망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사 사과 뉴스를 보았지만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작년 12월과 올해 3월, 총장님을 포함한 대검 간부들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임 검사는 “현재도 검찰에 남아있는 과거사 사건과 과거사 재심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문책도 없는 과거사 사과가 진정성이 있을까요?”라고 반문, “너무 늦은 사과지만 그럼에도 다행이다 싶지만, 진심인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