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농단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은 뒤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국정농단 묵인 등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1심 재판부가 22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영훈)는 이날 직무유기‧직권남용,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 위증 등의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수석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종범 전 수석과 최순실씨 비위를 인지하고도 감찰 직무를 유기하는 등 국정농단을 방조했다”며 “은폐 가담으로 국가 혼란이 더욱 악화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또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공정거래위원회에 CJ E&M을 무리하게 고발하도록 요구해 업무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자신에 대한 특별감찰에 철저하게 비협조적으로 대응하면서 노골적으로 업무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정위에 고발을 강요한 건 당시 상관인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특별감찰관실 감찰 방해도 자신의 비위를 덮을 정도로 한 건 아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8개 혐의 중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에 대한 좌천성 인사 조치 강요 △문체부 감사담당관 좌천성 인사조치 강요 △K스포츠클럽에 대한 부당 현장 실사 강요 △국회 청문회 불출석 및 허위 증언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29일 결심 공판에서 “권한을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정작 본연의 업무는 외면해 국가기능을 심각하게 저해했다”며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최순실에게는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법원이 적극적인 동조자이자 공모자인 우 전 수석에게 8분의 1 수준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대변인은 “이같은 판결의 배경에는 우 전 수석에게 ‘법꾸라지’라는 칭호를 달아주는데 일조한 검찰의 미온적 행보가 크게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변인은 “무엇보다 검찰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국민 눈치보며 구형은 크게 하면서 정작 법원이 판단할 만한 알맹이는 주지 않는 부실한 모습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국민 정서와 괴리된 판결로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논평했다. 

최 대변인은 “검찰 구형 8년과 사법부 2년6개월 사이에 너무나 큰 괴리가 있다”며 “즉각 항소해 국정농단의 주범이자, 국가 헌정 질서를 유린한 법꾸라지에 대해 단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SNS에서 “재판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시키려고 작정했나요?”라며 의구심을 보였다. 그는 “황당하다”라며 “검찰은 항소하고 제대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SNS에서는 이날 재판을 맡은 재판장의 이력이 거론되기도 했다. 앞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tbs라디오에서 “‘우병우 재판’ 재판장이 최순실씨 후견인의 사위이며 지난해 3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맡았다가 하루 만에 바뀌었던 이영훈 부장판사”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