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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정영하 “동아·조선 투위 선배님들 덕분에 우린 험한 일 안 겪어”[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96] 정영하 MBC 기획정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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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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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9  07:39:56
수정 2018.02.07  14: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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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8일 최승호 MBC 사장과 김연국 언론노조 MBC 본부장의 2012년 170일 파업 때 해고된 6명 무효 선언으로 정영하 전 MBC 노조 위원장 등 6명이 복직됐다. 이들이 해고된 지 2000여 일 만이다. 

노조는 11일 레드카펫 등을 깔며 대대적으로 복직 환영행사를 열었고 해직자 6명은 구성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상암 MBC 사옥 로비에 들어왔다. 그동안 해직자들에겐 출입이 금지되었던 곳이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복직한 지 한 달이 지나 회사 생활이 궁금해 지난 23일 상암 MBC 내의 기획정책실에서 복직되어 기획정책부에서 일 하고 있는 정영하 기획정책 부장을 만나 복직 후 한 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정영하 부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정영하 MBC 기획정책 부장 <사진=이영광 기자>

- 복직하신 지 한 달이 지났잖아요. 어떻게 보내셨어요?

“한 주가 한 시간처럼 훌러덩 지나가는 것 이 너무 바쁘게 정신없이 지내고 있어요. 밀려오는 현안을 열심히 처리해서 밀어내도 계속 쌓이네요(웃음). 정말 시급한 우선 과제도 이제 겨우 반 정도 했을까요? 저만 그런 게 아니고 회사 전체 분위기가 그래요. 모두 개미처럼 부지런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요.” 

- 해직 전에 음향감독 하셨잖아요. 전혀 다른 일 아닌가요?

“10여 년 전에 정책기획부에 근무한 적이 있어요. 조직개편, 사규개정 맡아서 일했죠. MBC 기획조정 업무라는 게 전문직종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현업 경험 있는 다양한 직종의 사원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거든요. ‘해직 기간 5년의 업무 공백이 있어서 한량한 업무로 적응 기간 가져야 하는데’라며 걱정해 주시는 분들 계시지만, 복직 첫날부터 일에 치여서 1달 반을 지내다 보니 그냥 바로 적응해서 일에 파묻혀 잘 지내고 있네요.”

- 말은 적응했다고 하지만 적응이 쉬운 게 아니고 더구나 5년이란 해직 기간이 있어서 쉽지 않을 텐데요.

“한가하거나 적당히 바쁘거나 했으면 여러 가지 생각에 상념에 적응이 더디고 힘들었을 텐데, 쏟아지는 현안에 마구 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다 보니 공백이고 적응이고 따질 틈도 없더라고요(웃음).” 

- 지난해 12월 11일이 복직 첫 출근이었잖아요. 해직자 시절에 상암 사옥은 노조 사무실만 들어갈 수 있었던 거라 경영센터로 출근하는 느낌이 달랐을 것 같은데.

“출입 봉쇄당하던 경영센터와 방송센터를 사원증을 받아 게이트를 열고 들어가는 느낌이 93년 입사 때보다 훨씬 더 좋았어요. 해직 내내 스스로에게 걸었던 주문이 결실을 맺은 날이랄까요. 제가 복직하는 길이 투쟁으로 고통 받았던 선후배 동료들이 모두 잘되는 길이라고 늘 되뇌였거든요. 제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게 제일 어려운 과제이니 그걸 해내야 다른 일들도 잘 풀릴 거로 생각했던 거 같아요.” 

“이용마 기자, 단정하긴 이르지만 희망적 검사결과도 하나둘 보여”

- 복직 처음부터 확신했어요?

“언제라고 확신은 못 했지만, 복직은 확신했어요. 왜냐하면, 해직자들을 기다려주는 선후배 동료들이 다수였잖아요. 복직은 법원 판결보다 중요한 게 구성원들 염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현실은 녹록치 않았지만 견디고 버틸 수 있었고, 그건 저희를 기다려주는 구성원들이 있어서 가능했고요.” 

   
▲ 영화 ‘1987’ 스틸컷 <사진출처=CJ엔터테인먼트>

- 70~80년대 해직 언론인 중에 아직 복직 못 한 분이 있잖아요. 그들처럼 되는 건 아닌가란 생각 안 하셨어요?

“투쟁의 고초를 평생 겪으신 선배님들처럼 만들어 주겠다고 덤빈 사람들이 있었던 거죠. 앞서 투쟁한 선배님들 계셨기에 적어도 저흰 그런 험한 길을 가지 않은 겁니다. <1987> 영화를 보면서도 뼈저리게 느꼈어요. 170일 파업 중에 2번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풀려나며, 파업 관련 재판 1심, 2심 승소하며 확신한 건데요. 저항하는 저희를 탄압하는 세력이 70, 80년대 방식으로 그럴 순 있지만, 그때처럼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진 못할 것이라 생각해요. 앞서 투쟁한 선배님들이 몸으로 다져놓은 길들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선배님들에게 늘 감사할 뿐입니다.” 

- 대법원 판결로 복직됐다면 판례로 남아 언론 운동에 한 획을 그었을 것 같은데.

“해고무효는 소 취하로 2심까지의 결과만 남는 거지만, 검찰이 기소한 업무방해 형사재판은 대법에 계류 중이어서 올해 내로 최종 판결이 나올 거로 생각합니다. 파업으로 인한 민‧형사 재판 모두 ‘공정방송은 언론노동자의 근로조건이다’를 판시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방해 대법원 판결만으로도 그런 가능성 남아 있는 겁니다.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투쟁과 저항에 더 이상 불법이란 딱지가 붙지 않도록 대법원 판결이 잘 나오길 간절히 바라고 희망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 복직 출근행사에 레드 카펫까지 밟으며 구성원들의 환호까지 받으며 들어가셨어요.

“그날 엄청 추웠는데 선후배 동료들 모두 나와 도열했더라고요. 그 사이를 한참을 하이파이브하며 걸어 들어온 거 같은데 하나도 생각이 안 나요(웃음). 너무 좋았나 봐요. 그날 또렷이 기억나는 건 휠체어를 타고 저희와 함께한 용마(이용마 기자)죠. 저희 해직 여섯 명에겐 낙오, 이탈 없이 온전히 회사로 복귀해야 한다는 강박이이나 집념이 있어요. 서로 말은 안 했지만 용마 발병 이후에 더 세게 작용한 해직 6인의 공감대죠. 그 날이 온 거고 여전히 투병 중이긴 하지만 여섯이 사원증을 목에 걸고 나란히 선 것이라 머리가 아닌 가슴에 남는 추억이 된 겁니다. 용마는 현재 항암 치료 중인데, 본인에겐 참 힘든 과정임에도 잘 이겨내고 있어요. 단정하긴 이르지만, 희망적인 검사결과도 하나둘 보이고요. 늘 그랬지만 본인도 응원하는 우리도 이겨낼 거라 믿습니다.” 

   
▲ 2012년 파업 당시 해고된 (좌로부터) 정영하 기술감독, 최승호 사장, 이용마 기자, 강지웅 PD, 박성제 기자, 박성호 기자가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상암MBC에서 복직 후 첫 출근을 하며 환영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상암 사옥에서 근무는 처음이잖아요. 여의도 사옥 때와 비교해보면 어때요?

“머물던 기간을 떠나 제게 많은 추억과 의미는 단연 여의도 사옥이죠. 입사해서 신나게 일한 곳도, 투쟁과 저항에 해고된 곳도 여의도잖아요. 복직 첫 출근하던 날, 작정하고 상암 사옥 구석구석을 돌았어요. 구성원들에게 복직 인사도 하고 사옥 구경도 할 겸해서. 93년 입사해서 여의도 사옥 돌 때 ‘완전 미로구만’ 생각했는데, 상암 사옥은 더 그렇더라고요. 넓고 깨끗하고 세련되고 눈에 들어오는 시설이며 집기들이 해직 5년을 뛰어넘은 것들이라 낯설기만 한데, 딱 하나 여기 ‘우리 회사 MBC 맞네’라고 느껴지는 게 있더라고요. 날 반겨주는 낯익은 구성원들. 역시 사람이 전부인 곳이 MBC 맞아요.”

- 기획정책 부장을 맡으셨잖아요. 한 7년 ‘위원장’으로 불리다 ‘부장’으로 불리니 어색하실 것 같은데.

“아직도 ‘위원장님’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계세요. 업무공간에서 만나면 ‘부장’이라고 불러서 쳐다보다 서로 닭살 돋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하지만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자도 점점 익숙해지겠죠(웃음.)” 

“정상화위원회 출범…처벌 근거와 반성, 재발방지책 등 마련”  

- 최승호 사장 체제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어요. MBC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비판을 받았는데 내부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작은 일은 아닌데, 체제가 바뀐 다음에 연이어 일어난 거라 밖에서 더 크게 부각돼 도드라져 보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보도국 내부의 반응과 분위기를 전해 들은 건 없지만 지켜본 구성원들의 생각은 그런 거 같아요. 정상화 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고 대처가 중요하고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지 과민하게 반응하고 의기소침하게 만들면 안 되잖아요. 인내심을 가지고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시기이고, 인적 물적 환경이 최악인 상황에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과정을 지나가고 있으니까요.” 

- MBC 정상화 위원회를 22일 출범시켰던데 정상화위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지난 잘못을 바로잡고 재발을 막기 위해 노사가 합심해서 출범시킨 기구고요. MBC 재건을 위해서 필요한 조사를 실행하는 조직으로 사실 확인을 통해 처벌 근거와 반성, 재발방지책 등을 마련할 겁니다. 일단 1년간 운영하게 되고 필요시 연장할 수 있게 규정돼 있어요. 주어진 미션이 완료될 때까지 위원회의 활동이 계속될 거로 생각합니다.” 

   
▲ <이미지출처=MBC <뉴스데스크> 캡처>

- 어제(22일) KBS 고대영 사장이 해임되어 KBS 새노조가 파업을 중단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여유가 없어서 뉴스 팔로우 잘 못 하는데 KBS, YTN 사태는 안타까움에 놓치지 않으려고 기회가 될 때마다 물어보고 듣고 있었어요. 벌써 해결됐어야 하는 건데, 142일 파업 끝에 해결에 실마리를 풀었으니 참 너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YTN은 해결은커녕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판이니 더욱 그렇고요. 그럼에도 이제라도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인 건데, ‘고봉순’ 빨리 돌아와 공영방송의 큰 형님으로 ‘마봉춘’과 건강한 경쟁하는 그날이 빨리 와야 합니다. 올해 안에 그날을 위해 ‘고봉순’, ‘마봉춘’ 모두 파이팅입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와 더불어 한 말씀 해 주세요.

“복직 인사와, 새해 인사가 너무 늦은 거네요. 입사 초심으로 복직 업무 시작해서 열심히 근무 중입니다. 올해는 복 많이 드릴 수 있는 방송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마봉춘 제대로 돌아오는지 채널11 MBC 시청 부탁드립니다. 파이팅!!”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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