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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정세현 “쌍중단, 정부 동의 안 한다고? 그것 말고 뭐가 있나?”[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90]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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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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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5  14:53:49
수정 2018.02.07  14: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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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서서히 해빙기를 맞이하고 있다. 시작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었다. 김 의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해 6월부터 북한에 지속적으로 대화 제의를 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등으로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문재인 정부는 2일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고 북한이 화답해 지난 8일 고위급 회담이 열렸다. 

숨 가쁘게 돌아간 일주일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의견을 듣고자 국민의 정부 말부터 참여정부 초기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정관을 지난 8일 평화 협력원에서 만났다. 다음은 정세현 전 장관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이영광 기자>

- 남북관계가 새해 들어 훈풍을 맞이하는 것 같아요. 지난 1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부터 오늘 남북 고위급회담까지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번 회담이 성사된 것은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무주 세계 태권도 대회에서 평창 올림픽 관련해 남북이 공동으로 참가하는 문제를 꺼낸 뒤 7월 베를린에 가서 신베를린 구상을 얘기했죠. 거기 보면 체육회담도 할 수 있고 군사회담도 해야 하고 적십자회담도 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또 7월 17일 통일부 장관이 군사회담과 적십자 회담을 제안했었죠. 우리 쪽의 입장 표명이 계속 나가니 북쪽에서도 자기들이 호응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일부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그런 식으로 한다면 자신들이 결심을 굳힐 수 있도록 남쪽에서 사인을 달라고 했죠,

그래서 12월 19일 문제인 대통령이 경강선 KTX를 타고 외국의 평창 올림픽 방송 주관사인 NBC 기자와 대화하는 자리에서 훈련 연기를 제안했다고 이미 발표했잖아요. 그게 북한으로 하여금 남쪽이 금년부터는 남북관계를 평화로운 쪽으로 끌고 가려는 거다는 판단을 했던 거 같고 거기에 대한 반응으로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이 시급히 만나야 한다고 얘기를 한 것 같아요. 이미 6월부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대북 제안을 해왔던 연장 선상에서 신년사가 나왔고 우리가 그 다음 날 회담을 제안해서 북한에서도 3일 호응했고 회담 대표단도 바로 합의되어 오늘(9일) 회담이 끝났죠.”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9일 오후 대통령 전용 고속열차에서 미국의 평창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핵보유 기정사실화-평화협정만 받아내는 북한 의도 끌려가면 안된다”

- 북한의 핵 실험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어 대화로 전환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글쎄요.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은 드디어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죠. 그래놓고 한 달쯤 후에 대화하자는 식으로 웃으며 나오기 때문에 우리 국민 중에는 거기에 대한 불만이 조금 있어요.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막지 못하고 있다가 북한이 대화하자니까 허겁지겁 쫓아 나가느냐죠. 그런 사람에게 ‘북한의 핵 능력이 엄청나게 고도화된 것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대화 기회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대화를 안 하고 압박과 제재만 해 나가야 하느냐’고 얘기를 꺼낼 수가 있어요.

무슨 얘기냐면 지금 상태에서 우리가 남북 대화를 빨리 시작하고 이걸 잘 발전시켜 나가면서 한시라도 빨리 미국과 북한이 북핵 문제를 놓고 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6자회담이든 4자회담이든 북핵 대화가 열리도록 해야 하는 건 우리 책임에요. 그리고 체질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압박으로 해결할 수가 없어요. 결국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하고 그 얘기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이 얻고자 하는 것을 줘야만 북한의 비핵화 또는 핵 폐기를 끌어낼 수가 있습니다. 즉 지금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됐는데 남북 대화를 하는 게 적적치 않다는 것은 대책 없는 반대에 불과해요.” 

- 지금도 비핵화는 유효한가요?

“현실적으로 비핵화를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비핵화를 안 하고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식으로는 우리 국민 정서상 회담을 시작할 수 없어요. 북한은 그렇게 하고 싶죠.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교류 협력하고 미국과 수교도 하고 싶겠죠. 미국에서도 그렇게 해서 더이상 핵 능력의 고도화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정서상 용납이 안 돼요. 우리로서 비핵화가 최종 목표지만 시작은 있는 핵을 폐기하고 시작하자고 할 수는 없잖아요. 핵 동결과 군사훈련 중단을 전제로 하는 쌍중단을 시작으로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정 프로세스를 병행해서 풀어나가는 식으로 해야 하는 데 북한은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시키고 평화협정만 받아내는 식의 회담 전략을 앞으로 계속 구사할 겁니다. 절대로 북한이 하고 싶은 대로 끌려가면 안 돼요. 철저하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시 압박과 제재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줘가면서 북한이 최종적으로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작전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국제 공조가 필요한 거죠. 한국 혼자서는 안 돼요. 미국 혼자서도 안돼요.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맞바꿔야 한다는 입장은 중국과 러시아도 같기 때문에 우리도 북핵 정책을 쌍중단으로 정리하고 그걸 가지고 한 중러가 미국을 설득해야 해요. 미국을 설득해서 그렇게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하고 미국이 설득되면 일본도 따라올 거예요. 5:1로 압박하면 북한이 도망갈 곳이 있나요?” 

- 한미합동 군사훈련 연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제안했던 쌍중단에 대해 정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데.

“결국, 저는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쌍중단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북한의 핵 활동은 불법이기 때문에 당연히 중단해야지만 한미연합 훈련은 합법인데 왜 중단하냐? 불법과 합법을 바꿀 수 없다’는 게 쌍중단 거부 논리인데 그건 매우 위험한 논리예요. 북·중 관계가 지금은 약간 불편한데 앞으로 계속 이렇게 가리라는 법은 없어요. 만약 어느 날 중국과 북한이 북·중 합동 군사훈련을 하면 그것도 불법이라고 할 거예요? 한미간의 합의를 한 거고 국제적인 조약이나 협의를 통해서 성사된 것이기 때문에 훈련은 합법이고 국제사회가 못하게 하는 걸 하기 때문에 불법이란 얘기까지는 좋지만, 우리 것이 합법적이라고 하면 나중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북·중 합동 군사훈련이나 북러 합동 군사훈련 같은 것이 동해상이나 서해상에서 대대적으로 일어날 때 불법이니 그만두라고 얘기하기 어려울 걸요.” 

“‘100% 지지’ 트럼프 계산 빠른 사람…핑계대고 넘어가고 싶은 것”

- 그러나 쌍중단을 우리가 결정할 수는 없지 않나요?

“물론 우리 혼자서는 안 되죠. 그러나 한국이 강력히 요청하면 미국도 받아드릴 수밖에 없어요. 92년도 춘계 합동 훈련인 팀스플릿 훈련을 중단할 때는 한국이 미국에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에 미국이 어쩔 수 없었죠. 이번에도 한미 군사 훈련의 연기 혹은 축소 이야기가 나왔을 때 주한 미군 사령관이 우리는 동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을 거예요. 동맹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양자 관계기 때문에 한미가 결정하면 따른다는 건데 미국의 군사령관이 동맹이란 표현을 쓸 때는 동맹국인 한국이 강력히 요청하면 우리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거죠.” 

-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남북회담에 100% 지지를 보낸다고 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트럼프가 들어온 뒤 계속 제재를 했어요. 최대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정책을 발표하고 관여는 일체 안 하고 압박만 해왔는데 압박 효력이 없어요. 우선 북한도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1월 29일도 핵 무력국가 완성을 선언하고 앞으로 핵미사일은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UN 대북 제재에 동참했던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UN 제재 결의를 위반하고 석유를 밀수출했다는 문제를 미국이 제기했다는 말이에요. 근데 중국, 러시아는 안 했다며 증거를 대라는 식으로 반발하니 미국이 어쩌지를 못하잖아요.

중국과 러시아가 실제로 개인 차원에서는 얼마든지 줄 수 있습니다. 국가도 관여 안 하고 모르게 할 수는 있지만, 중국, 러시아는 자기넨가 모르는 일이라고 발을 빼면서 확실한 증거를 내라고 할 때 미국이 못 내고 있어요. 이러면 앞으로 제제 문제와 관련해서 석유가 됐든 다른 물건이 됐든 북한에 두 나라가 지원하는 걸 미국이 더 이상 막기 어려워요. 그러면 제제 효과는 나지 않을 것이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지금 한국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서 대화의 물꼬가 트였어요. 미국으로서는 한국정부가 남북 대화를 통해서 미북 대화를 할 기회를 만들어주면 최대 압박과 기본 관여라는 정책이 맞게 되는 거예요. 미국이 먼저 대화부터 하자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정부가 강력하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단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북 간 대화를 해야 하니까 우리가 다리를 놓아줄 테니 해보라’고 할 것으로 미국은 봤을 거예요. 문재인 대통령이 4일 트럼프와 전화하면서 남북대화를 통해 미북 대화까지 되도록 역할 하겠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트럼프로서는 나쁘지 않다는 거죠. 그렇게 해서 압박과 제재를 안 해도 될 거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압박과 제재를 한다는 게 미국도 피곤한 거예요. 계속 중국, 러시아 또는 다른 나라에 UN 제제 결의안을 중실해 이행하라고 얘기하는 데 벌써 샜잖아요. 그런 판에 압박과 제재를 하는 것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한다면 못 이기는 척하고 한국이 놓아주는 다리로 와서 미북 대화를 하는 게 나겠다고 생각하니까 ‘100% 지지한다. 문제 있으면 연락해라. 그리고 김정은과 통화할 수 있다’고 한 거죠. 그 얘기는 미북 대화 내지는 미북 정상회담까지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는 거예요. 트럼프는 계산이 빠른 사람이에요. 압박과 제제로 안 되는 나라고 결국 최대 압박과 관여 쪽에서 관여 쪽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미국은 자발적으로 못 가요. 동맹국 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서 우리도 대화해 보겠다는 걸 핑계 대고 넘어가고 싶은 거예요.” 

- 그럼 이게 북미 수교까지 가능할까요?

“북미 수교는 비핵화와 바꾸는 거죠. 비핵화와 평화협정은 쌍궤병행의 마지막 종점이잖아요. 평화 협정은 미북 수교와 똑같은 거예요. 미국과 북한이 수교하면 정전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꿔야 해요. 미북 수교까지 가려면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준비를 해야 해요.” 

- 북한이 한미군사 훈련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두 가지예요. 첫째 실제 군사적인 위협이 됩니다. 동해상과 서해상으로 항공모함이 뜨는 것도 겁나지만 비무장지대 군사 분계선 남쪽에서 실제 병력이 움직이는 것은 그렇게 위협적이진 않을 거예요. 밀고 올라가기는 어렵잖아요. 뚝 하면 전략 자산이 떠서 북한까지 들어가지는 않지만, 남한 상공에서 선회하고 가는 데 거기서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이 보이죠. 거기서 뭘 쏘면 바로 북으로 날아가게 되어 있어요.

두 번째는 군사적 위협에 아무것도 안 하고 손 놓고 태평성대처럼 농사짓고 공장에서 물건 만들 수는 없잖아요. 뭔가 군사적으로 대응해야죠. 이쪽에서 100개의 창을 들고 위협할 때 최소 10~20개는 들고 있어야 하잖아요. 그럼 북한에서 탱크가 움직이고 비행기가 뜨고 군함이 움직이고 대포가 이동하려면 다 돈 들어가는 일이에요.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손실이 겹치기 때문에 군사훈련에 대해 이렇게 저항하는 거죠.”

   
▲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이 시작된 15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현송월(가운데) 모란봉악단장이 남북 실무접촉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뉴시스>

- 일단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연기됐잖아요. 연기란 건 하긴 한다는 거죠.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이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봄 훈련을 8월에 하는 을지훈련 가디언과 묶어서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묶으면서도 규모 자체를 축소할 수도 있죠. 북한으로서는 1년에 두 번 겁나는 상황이 있었는데 한 번으로 줄이면 도움 될 거예요. 거기다 중단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거고 중단까지 시키려면 북한이 확실하게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했다는 물증이 보여야 할 상호주의로 중단할 수 있죠. 즉 금년에는 연기, 저쪽도 핵미사일 활동 유예란 식으로 해서 넘기고 내년에도 규모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식으로 한미 간 연기하면 북한도 핵과 미사일 활동을 재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죠.”

- 금강산 관광과 개성 공단 문제가 있잖아요. 이건 5.24조치와 UN 제재와 연결되는 문제안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똑같은 문제가 되어 버렸는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이 현저히 줄거나 중단됐다면 제재를 풀 수 있죠. 그것도 없이 UN 제재 무시하고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가동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 염치없는 거죠. 금강산 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을 북한이 요청해오면 UN 제제에 걸리게 돼 있는 데 UN 제재를 잠시 스톱시키려고 하려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 관련해서 국제사회가 인정할 만큼의 평화 제스처를 보이라는 거죠. 실제로 핵실험을 6개월 이상 안 했고 안 하고 있다면 제제 잠정 유보하자는 얘기를 미국에 할 수 있는 거고 그러려면 미북 간 대화가 있어야 합니다. 미북 간 대화가 되면서 직접 우리도 미국에 얘기하지만, 북한도 ‘우리가 이렇게 성의를 보이는 데 미국도 UN 제재와 관련해서 실질적인 관리 책임을 행사하니까 미국아 제제에 대해 적어도 대북 교류협력 사원이나 지원에 대해 대승적인 자세로 눈 감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해야 할 거예요.” 

- 북한은 통미봉남 정책을 포기한 걸까요?

“그건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으니 포기가 아니죠. 원래 통미봉남은 93년에 나온 표현인데 북한이 의도적으로 남한 빼고 미국과 대화하는 게 아닙니다. 미국과 북한이 대화하는 데 우리가 계속 미국이 북한과 대화 못하도록 뜯어말리니까 북한이 한국과 얘기를 안 하고 미국과 얘기 하겠으니 한국은 올 것 없다고 한 거죠. 통미봉남은 우리가 자초한 거예요. 북한이 미국과 통하려는 과정에서 생긴 결과물이에요. 북한이 처음부터 우리 빼고 미국과 통하려고 했던 게 통미봉남은 아니에요.” 

“문 대통령 능소능대, 미국 편도 들고 중국 편도 들고”

-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냉온탕을 오락가락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다른 말로 하면 능소능대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도 미국 편도 들어야지만 중국 편도 들어야 해요. 그걸 좋게 얘기하면 균형외교죠. 마찬가지로 대북정책도 일관되게 북한에 잘해주는 것도 문제예요. 북한이 잘못하면 따끔하게 듣기 싫은 소리도 하고 국제 사회와 협조해서 북한을 압박하는 대열에도 낄 수 있고 그러다 북한 태도가 달라지면 우리가 먼저 다가가며 ‘계속 나쁜 짓 하지 말고 올바른 길 가면 우리가 얼마든지 미국과의 대화 길도 열어주겠다’는 식의 얘기를 하는 건데 문 대통령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보면 오락가락한다고 하죠. 그건 어떻게 보면 운용의 묘예요.” 

- 문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보내지 않아 북한이 서운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제가 그 얘기했는대요(웃음). 북한은 기다렸었대요. 그런데 문재인 정부 초에 미국과 서로 믿을만한 관계가 형성되기 전이기 때문에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특사 보내는 연장 선상에서 대북 특사도 보낼 거란 생각을 했던 거 같은 데 그땐 5월이니까 그땐 트럼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아무런 공감대나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기 전이기 때문에 그쪽에서 지금 해야 하냐는 식으로 문제제기를 하면 이쪽에서는 반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 못할 수도 있죠. 그런 것이 북한에는 조금 실망스러웠을 거예요. 왜냐면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남북관계를 중심에 놓고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했기 때문에 특사를 보낼 거란 생각을 했겠죠. 제일 먼저 보내는 건 의미가 없어요. 왜냐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을 다 돌아서 결과를 정리해 남북관계에 반영해야 하니까 순서상 8번째는 북한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남북관계를 그만큼 중시한다는 얘기예요. 안 보니 섭섭했겠죠.”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저녁 청와대 관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 남북정상회담까지도 갈 수 있을까요?

“그건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성을 가지고 얘기를 해야 해요. 가능성만 생각하면 언제 될지 모릅니다. 될 수 있으면 정상회담은 임기 2차년도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김대중 대통령이 3차년에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5차년에 했는데 10.4 정상회담 이후 합의한 게 하나도 이행 안 되잖아요.

김대중 대통령도 정상회담을 빨리하고 싶었지만, 정부 초기 북한이 남한을 굉장히 경계 했어요. 너무 잘해주니 남한의 화해 정책을 흡수 통일 정책으로 오해했어요. 서로 욕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잘해주니 오히려 불안한 거죠. 그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에 시간을 쓰다 보니 99년부터 슬슬 북한도 본심은 서로 잘해보자는 거로 깨달으면서 2000년에 정상회담이 됐죠. 사실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가 좋아진 것이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 초기 정상회담을 해서 관계를 개선했다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모든 걸 전면적으로 뒤집기는 어려웠을 거라고 봅니다. 빨리하는 게 좋고 바람직한 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죠.”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남북 관계를 풀어나가려면 남북관계를 통해서 미북 관계를 좋게 해서 북핵 문제 실마리를 풀어야 하니까 그러려면 남북 대화를 하면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을 해야 합니다. 군사문제도 그렇고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문제도 결국은 UN 제재 결의에 위반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사실상 유권 해석을 하는 데엔 미국이에요.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협의해야 해요.”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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